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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털어놓을 말벗을 두라

rainbow3 2020. 1. 23. 01:54


고민 털어놓을 말벗을 두라 
당신은 속내를 언제라도 털어놓고 이야기 할 사람이 있는가? 
만일 이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인생의 절반은 성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일찍이 인생을 5욕7정으로 설명했던 부처님 말씀을 빌리지 않더라도 누구나 속상한 일, 말못할 사연은 있게 마련. 
이를 해소하는 방법도 혼자서 삭이는 사람,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하는 사람, 
주변 사람에게 하소연 하는 사람, 술로 달래는 사람, 만사를 뒤로 한 채 여행을 하는 사람 등등 다양하다. 
자신이 선택한 해결책으로 마음속 고통이 줄어들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일례로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택하는 음주만 하더라도 술 마시는 그 순간만 괴로움을 피할 수 있을 뿐이다. 
특히 과음으로 이어진 경우라면 바로 다음날 나타나는 신체적 불편함에 후회할 수 있다. 
그러면 심신의 건강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일까? 
정신의학자들은 사람의 고민을 덜어주는 가장 손쉽고 좋은 방법으로 믿을만한 사람과의 잦은 대화를 권한다. 
사실 대화란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어릴 때부터 ‘남아일언 중천금’ 운운하며 
말을 아낄 것을 강요받는 남성이 여성보다 대화를 더 어려워 한다. 
또한 남성들은 주변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대화 상대자를 찾기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서 해결하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한 해답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란 우화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란 사실을 알게 된 이발사는 이를 혼자서만 알고 지내야 한다는 현실에 직면한다. 
비밀 누설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일이다 보니 
혼자만 삭이던 끝에 급기야 속병이 들어 시름시름 앓게 됐다. 
이렇게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이발사는 어느날 들판에 나가 구덩이를 파고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실컷 외친 후부터 심신의 평정을 되찾고 병세를 회복한다. 
실제로 속상한 일을 혼자서 참다 보면 마음의 병이 
몸의 병으로 발전해 생기는 ‘신체화(身體化)장애’가 나타나곤 한다. 
이 병은 신체의 질환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런 저런 검사상 이상소견은 발견되지 않는 병이다. 
환자들은 두통·피로·심장 두근거림·어지럼증·구역질·구토·복통·
소화장애 ·설사·변비·성기능 이상 등 각종 증상을 호소한다. 
심리적 고민이나 갈등이 이런 증상을 일으킨다고 생각되는데 
검사상 정상으로 나온다고 해서 환자가 없는 증상을 꾸며낸 것은 아니다. 
홧병도 속상한 일을 혼자서 삭이다가 생긴다. 
그러면 속상한 일에 대해 화를 벌컥 내거나 화풀이를 하면 심신 건강에 좋을까. 물론 그렇지도 않다. 
화가 날 때 화를 실컷 내는 사람을 보면 다혈질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쉽게 폭발시키는데 
이때 우리 몸은 자율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극도의 긴장상태에 놓이게 된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따라서 소화기관, 심혈관기관에 나쁜 영향을 미쳐 소화불량 ·속쓰림·두통·혈압 상승 등이 자주 나타난다. 
때문에 일상사의 크고 작은 고민을 가장 잘 해결하는 방법은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일을 하소연하고 이성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있다.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가 환자로 하여금
 속시원히 고민사항을 털어놓게 하는 환기(換氣)요법(ventilation therapy)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