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너무나 그리워질 때 - 법정
보고 싶은 만큼 나도 그러하다네.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네
마음으로 보고 영혼으로 감응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함께일 수 있다네
결국 있다는 것은 현실의 내 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미 한 하늘 아래 저 달 빛을 마주보며 함께 호흡을 하며 살고 있다네
마음 안에서는 늘 항상 함께라네.
그리하여 이 밤에도 나는 한 사람에게 글을 띄우네
그리움을 마주보며 함께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네
두 눈으로 보고 싶다고 욕심을 가지지 마세
내 작은 소유욕으로 상대방이 힘들지 않게 그의 마음을 보살펴 주세
한 사람이 아닌 이 세상을 이 우주를 끌어 안을 수 있는 넉넉함과
큰 믿음을 가지세. 타인에게서 이 세상과 아름다운 우주를 얻으려 마세
내 안의 두 눈과 마음 문을 활짝 열고
내 안의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내 우주를 들여다보세
그것이 두 눈에 보이는 저 하늘과 같다는 것을
이 우주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걸세
그 안에 내 사랑하는 타인도 이미 존재하고 있음이
더 이상 가슴 아파할 것 없다네. 내 안에 그가 살고 있음이
내 우주와 그의 우주가 이미 하나이니. 타인은 더 이상 타인이 아니라네
주어도 아낌이 없이 내게 주듯이 보답을 바라지 않는 선한 마음으로
어차피 어차피.. 사랑하는 것조차, 그리워하고 기다리고 애태우고
타인에게 건네는 정성까지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 아니던가
결국 내 의지에서 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던가
가지려 하면 더더욱 가질 수 없고
내 안에서 찾으려 노력하면 갖게 되는 것을 마음에 새겨 놓게나
그대에게 관심이 없다 해도 내 사랑에 아무런 답변이 없다 해도
내 얼굴을 바라보기도 싫다 해도 그러다가 나를 잊었다 해도
차라리 나를 잊은 내 안의 나를 그리워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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