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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福) 받기 바라거든

rainbow3 2020. 3. 11. 01:44


복(福) 받기 바라거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복(福)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제발 불행은 나에게 오지 말고 복만 오기를 소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해마다 연말이 되면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연하장도 보내고

 새해 인사도 그 말부터 시작한다.


어른도 아이에게 친구도 친구에게 복 많이 받으라고 하고 직장의 동료나 상사도 복 많이 받으라고 하고

이웃 사람도 만나면 복 많이 받으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하여 복 많이 받으라는 소리를 수백 번은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구정 초하루에도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수없이 들을 것이니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필수적인 인사로 남아있다.

그러면 도대체 그 복이 무엇이며  어디서 누구에게 받으라는 것인가.

 

사람이면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복 가운데는 뭐니뭐니 해도 무병장수를 첫손에 꼽는 게

우리의 선조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세상이 변해서 우리는 첫손에 꼽는 복은 돈복이나 출세복이

되어 버린 느낌이 들 정도로 세상이 변했다.


돈이면 뭐든 다 할 수 있고, 돈이면 뭐든지 다 누릴 수 있는 것처럼 모두들 돈 벌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출세만 하면 뭐든지 다 가질 수 있고, 뭐든지 다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여 출세라면 무슨 짓이든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사람들이 바라는 복은 결코 돈과 직위와 권력만이 아니다.

그리고 살면서 누릴 수 있는 복 가운데서 돈과 출세복도 있어야 하고 자식복도 있어야 하고,

명예복도 있어야 하고, 병들지 않고 오래 사는 복도 있어야 하고, 사랑복도 있어야

제대로 복을 다 누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복은 어디서 받을 수 있는 것일까.

만약에 동사무소에서 선착순으로 나누어 준다면 아마 섣달 초부터 동사무소 앞 길바닥에 거적을 깔고

밤샘을 하는 사람도 수없이 많을 것이지만 불행히도 동사무소에서는 복을 배급해 준다는 이야기가 없다.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지하면 천국이 너희 것이요, 모든 복을 누릴 수 있다고 사탕발림을 하는 사기꾼

들이 수없이 많지만 어디에 가도 어느 누구도 우리가 원하는 복을 나누어 주는 곳은 아직은 없다.

 

우선 욕심나는 돈복을 좀 얻어 보려고 1억을 탈 수 있다는 로또복권을 열심히 몇 장씩 사보아야

복권에서는 돈복을 나눠준다는 보장도 결코 되어 있지 않다. 돈복을 타보려고 500원짜리 복권을 다섯 장

씩 몇 달을 사보았지만 번번이 소주값만 날렸다는 사람이 수없이 많다.


복은 결코 어디서 누구에게 배급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복이란 제 손으로 씨를 심고 제손으로 가꾸어 제손으로 거둬들이는 것이다.

가난에 한이 맺힌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


왜 나는 많은 돈을 벌지 못하는가 해서 늘 가슴을 앓고 화를 끓이면서 남이 잘사는 꼴을 보면 울화통을

터뜨리곤 한다. 입으로는 많은 돈을 벌고 싶다고 하면서도 걸핏하면 홧술을 마시고 속상하다고 놀아

버리고 행여나 해서 복권을 사거나 도박에 어울리고 한탕하려고 나쁜 친구와 어울린다.

그러면서 재미없다고 일은 하지 않는다.

 

마음속으로 원하기만 한다고 해서 복이 나에게 굴러 들어 오겠는가.

내가 입으로 갖고 싶다고 말만 한다고 해서 원하는 것이 내 손안에 오지 않는다.

자기가 갖고 싶은 것, 자기가 누리고 싶은 것,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내 손안에 넣기

위해서는 그만한 짓거리를 내 마음과 내 손발과 내 몸으로 해야만 원하는 것이 내 것이 된다.


그와는 반대로 돈을 벌기는 커녕 점점 더 돈을 없애는 짓만 되풀이하고 있으면 그 사람은 갈수록 더

가난해지고 비참해질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다.

 

재산을 없애고 가난해지는데  원인이 있다.

  

첫째는 일찍 일어나기 싫어함이요.


둘째는 남보다 먼저 일터에 나기기 싫어함이요.


셋째는 남보다 늦게까지 일하기 싫어함이요.


넷째는 배 부를때 일하기 싫어함이요.


다섯째는 배 고플때 일하기 싫어함이요.


여섯째는 더울때 일하기 싫어함이요.


일곱째는 추울때 일하기 싫어함이요.

 

우리는 우선 잘사는 복을 누리고 싶은 사람은  나쁜버릇을  떠나야  한다.

가난한 것이 분하고 억울하다고 해서 홧술을  마셔 보아야 좋을 것이 없다.

술값으로 아까운 돈만 없어지고 위장에 병이 생기거나 간장이 상하거나 혈압이 오르거나 해서

결국은 없던 병이 생겨날 것이다.


마음이 울적하고 속이 상한다고 해서 무작정 밖으로 쏘다니며 놀기를 일삼는다면 거기서 얻어지는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학생이 공부하기 싫다고 밖으로 나돌아 다니면 결국은 못된 건달들을 사귀게 되고 탈선이나 해서

청소년 범죄에 끼게되어 인생을 망치게 될 것이 너무도 뻔하다.


가정주부가 울적하다고 해서 밖으로 나돌기를 좋아하다가는 결국은 캬바레나 나이트클럽이나

들락거리며 가정파탄과 인생파탄의 비극을 맞게 될 것이다.

풍류나 즐기면서 취생몽사하다 보면 그 남자는 부모로부터 아무리 많은 재산을 물려받았더라도

결국에는 재산을 탕진한 채 처량한 신세가 되어 버릴 것이다.


한 달 월급이 뻔한 월급쟁이가 호스티스의 눈웃음에 정신을 빼앗겨 아까운 돈을 팁으로 마구 뿌리고

한 병에 몇 십만 원씩하는 양주를 마시고 다닌다면 그 사람의 장래가 캄캄할 것은 너무도 뻔하다.

틈만 나면 도박판에 끼여들어 도박을 일삼는 사람은 사업가건 월급 생활자건간에 인류역사상 잘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우리들의 주변에서도 경마에 미치거나 복권에 미치거나 도박에 미쳐서 잘된 사람이 있는지

한번 돌아보자.

카드를 떡주무르듯 한다는 포커의 도사도, 화투장을 제멋대로 바꿔칠 수 있다는 노름의 도사도,

결국은 비참한 거렁뱅이 신세가 되어 처량한 꼴로 페인이 된 것을 우리는 주위에서 얼마든지 볼 수가

있다.

 

충고를 해주는 좋은 친구는 마다하고 함께 어울려 술이나 마시고 여자나 탐하러 다니고

도박이나 즐기러 가자는 나쁜 친구와 어울려서 나중에는 한탕하려고 밀수를 하거나,

아편밀조를 하거나 남의 집 담을 넘거나, 사기를 치다가 결국에 담 높은 교도소 신세를 지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이거나 농사를 짓는 사람이거나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이거나

공무원이거나 일하기 싫어하는 게으른 사람이 제대로 잘살고 제대로 성공한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이 세상 어디에 가도 이 세상 무슨 일에도 게으른 자는 환영받을 곳은 없고 게으른 자에게 나눠 줄 재물

이나 직위는 결코 없다.

 

남이 잘때 덜 자고 남이 놀 때 땀을 더 흘리는 사람 그런 사람만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남보다 보란 듯이 잘 살수 있다.

남이 술 마실때 물 마시고 남이 춤추고 노래할 때 공부하고 일한 사람,

그런 사람만이 복을 누릴 수 있고 갖고 싶은 것을 소유할 수 있다.


옛날 성인들이 가르쳐 주신 나쁜 짓 우선 거기서 떠나 제 길을 제대로 열심히 가면 돈복도, 직위복도,

자식복도, 명예복도, 무병장수도 우리는 우리 손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작년의 가난은 가난이 아니었네           去年貧未是貧    거년빈미시빈
금년의 가난이 비로소 가난일세           今年貧始是貧    금년빈시시빈

작년엔 송곳 꽂을 땅 한뙈기 없더니      去年無卓錐之地  거년무탁추지지
금년에는 꽂을 송곳조차 없네              今年錐也無      금년추야무

 

앙산 혜적 선사가 사제인 향엄 지한(香嚴智閑)에게 요즈음의 보는 경지가 어떠한지 묻자

향엄이 지어 바친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