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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지처(糟糠之妻)

rainbow3 2020. 3. 11. 01:53


소설 - (糟糠之妻)


天下의 힘 센 장사 항우와 맞 겨루어 이긴 유방(劉邦)은 내친김에 국가건설에 나선다.
『漢』이란 이름을 가진 나라는
그렇게하여 역사의 수면(水面)위로 나타났다. (BC.206)

힘으로 이룬 나라는
힘으로 망하는것 또한 하늘의 이치이던지,
나라를 세운지 근 200년에 나라 꼴은 피폐해져가고....

때에 이르러 기회 포착에 능한 자가 있었으니 그가 왕망(王莽)이다.
왕망이 정변(政變)으로 나라를 꿀꺽 삼키려했던 때(BC 8)로 부터 역사의 물줄기는

後漢時代(후한시대)로 바뀌어져 흘러갔다.

대저 국가라는것은 임자가 따로 있는것이던가...?
욕심많은 왕망은 헛물만 켜고


유씨 집안의 자손 유수(劉秀)가 다시 나라를 빼앗아  선대(先代)의 업(業)을 이으니

그가 곧 광무제(光武帝)이다.
변화하는 시대에는 東西나 古今을 막론하고 인재(人才)가 빛을 내는 법.

당시에 명멸한 인사들 가운데는, 송상(宋尙)이라는 사람이 있었으니
대신(大臣)의 반열에서도 특히 명망이 높았다.

그가 자식을 잘 키워 조정에 출사케 한 아들이 송홍(宋弘)이다.
송홍(宋弘)은 어릴때부터 총명하고 거기다 인간성(人間性) 좋고 생김새도 문자 그대로

《준수》...바로 그것이었다.


준수...하면"송 준수"라 할만도 했다.

그 아비에 그 자식이던지...
宋弘은 노는 물이 달랐다.
나라에서 받은 월급은 노복들에게 나누어 주고
영지(領地)로 받은 땅의 소작료도 小作人들에게 넉넉하게 베풀어 준 그는

이른바 ㅡ 잘 나가는 청춘 ㅡ 이었다.

장안(長安)에서 "송준수"를 모른다면 간첩이나 몰랐을까?
그의 인기는 드디어 임금의 귀에까지 가서
임금과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어떤 비 갠 날 아침.

宋弘은 어제의 날씨탓인지 자고 일어나니 뒷골이 뻐근하다.
시간(時間)이 좀 지나면 괜찮겠지...하며 관복을 갈아입고 집을 나오려는데
마누라가 평소에 하지않던 꿈 이야기를 한다.


"어젯밤 꿈에 용이 당신을 낚아 채 가려 하더이다."


무슨 여자가 아침부터 꿈 타령인가...하며 듣는둥 마는둥.

오전에 예하부서에서 올린 서류를 일별하고 점심 먹고 얼마나 되었을까 ?

윗전에서 전갈이 왔다.
《어른》께서 뵙자 하신다고...

내심(內心) "오늘 또 전번에 새로들인 병풍 이야기를 하시려나..?" 했다.

광무제가 宋弘을 부른 까닭이 있었다.

임금에게는 손위의 누나가 있었는데 두어 해 전.
누이의 남편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혼자가 된 그녀.
친정 동생이 임금이니 뭐 그리 애달캐달 할 일도 없었고....

어느 날, 남매 둘이서.
조정의 신하(臣下)들 사람됨됨이를 얘기하던 끝에 동생임금이 묻는다.


ㅡ 누나는 누가 괜찮아 보입디까?


ㅡ 그야 풍채로 보나 기량이 넓은것으로 말해
   말 할 것 없이 송홍이지...

속으로 "우리 누나가 송홍을 짝사랑 하는구나.." 여기던 임금.

ㅡ 내 언제 그 양반 의중을 한 번 떠 보리다.


이렇게하여 부른것이 바로 그날이었다.
가벼운 입치레 인사를 마친 임금이 수작을 건넨다.

ㅡ 세상인심(世上 人心 )으로 봐서
   사람은 누구나 귀인(貴人)이 되면 사귐의 교분(交分)도 고치고
   마누라도 예쁜 여자를 새로 얻어 인생(人生)을 다시 시작한다 던데
   그게 사람사는 인지상정이겠지요...?

뜬금없는 이야기에 화들짝 놀란 송홍.
(...이게 무슨 말씀..?)
아침에 뻐근하던 머릿속이 갑자기 요동친다.
그러면서 마누라의 꿈 얘기가 연결되며 머릿속의 전산시스템은 자료정리에

속력이 붙는다.

냉정을 되찾은 송홍.
짐짓 입가에 웃음을 흘리며


《천하의 여인네들에게 보내줄 메시지》를 낭독한다.

... 신(臣)이 생각하기로는 ...

신분이 미천하고 낙척할 때에 사귄 친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어떠한 경우에라도  그를 잊어서는 아니되고
빈천지교 불가망(貧賤之交 不可忘)


집안이 가난하여 술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때워 고생한 마누라는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내치지 말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조강지처 불하당(糟糠之妻 不下堂)

임금의 누나는
얼마전에 새로들인 병풍의 뒤에서 송홍이 하는말을 엿듣고 있었다.

송홍을 돌려보내고 임금이 그의 누나에게


ㅡ 안 되겠지요...?


ㅡ 그럴줄을 알았지만, 마음이야 접겠지만,
   오늘보니 더더욱 멋진 사람이라고 느껴지는구나.
   내 복(福)에.... !

다른 날 보다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 온 송홍.

딴청을 피우다가 안되겠던지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마누라에게 들려준다.

ㅡ 내 꿈이 맞았지요?


ㅡ 원 여자들이란...

이야기를 끝낸 송홍은 읽다 만 책을들고 사랑으로 건너갔다.


곧 저녁때가되자
그의 집 부엌에서는 부산한 소리가 여느날 같지 않았고...


그날 밤.
송홍부부는 잡지책에서 본 스킨 쉽(Skin ship)이 어떤건지 알아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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