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자(잡편) 열어구 1 -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열자가 제나라로 가다 말고 돌아오는 길에 백혼무인을 만났다. 백혼무인이 말했다.
“어째서 되돌아왔느냐?”
“놀랐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놀랐느냐?”
“가는 길에 열 집 정도의 주막에서 식사를 했는데, 다섯 집이 제가 돈을 주기도 전에 먼저 식사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의 일로 어찌 놀랐단 말이냐?”
“그것은 저의 속마음의 정성됨이 아직 덜 풀려 외형으로 그것이 드러나 빛을 이룸으로써 밖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압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저보다도 노인을 가볍게 여기게 하고 공경하지 않게 한 것이니, 제 자신의 환란을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특히 주막의 주인이란 다만 음식을 팔아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들이며, 그 이익 또한 보잘 것 없고 권한도 작습니다. 그런데도 저를 그처럼 대했으니 하물며 만승의 군주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그의 몸은 나라를 위해 애쓰고 있고, 그의 정신은 정사를 처리하는 데 다 쓰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가면, 그는 제게 나라 일을 맡기어 공을 세우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래서 놀랐다는 것입니다.”
“네 생각이 기특하구나. 그러나 네가 그처럼 처신하면, 사람들이 너를 따르게 될 것이다.”
♣ 장자(잡편) 열어구 2 - 사람들이 따르도록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얼마 뒤에 백혼무인이 열자에게 가보니 문밖에 신이 가득했다. 백혼무인은 북쪽을 향해 지팡이에 턱을 괴고 한참을 서 있다가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나왔다. 문지기가 그 사실을 열자에게 전하자, 열자는 신을 든 채 맨발로 문간까지 뛰어나왔다.
“선생님께서는 모처럼 만에 오셔서 도움이 될 만한 가르침도 주지 않으시고 가시려고 하십니까?”
“그만두어라. 내가 이미 네게 세상 사람들이 너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건만, 역시 너를 따르고 있구나. 네가 사람들이 따르게 한 것이 아니라, 네가 사람들로 하여금 따르지 않도록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가르치겠느냐? 남을 감동시키고 기쁘게 만드는 것은 뭔가 남과 다른 특이한 점을 겉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남을 감동시키려면 자기의 본성을 뒤흔들어야 할 것이니, 그것 또한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너와 어울리는 자들은 네게 아무것도 얘기해 주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내뱉는 쓸모 없는 말들은 모두 사람들에게 해독을 끼칠 뿐이다. 남을 깨우쳐 주지도 못하고 스스로 깨닫지도 못하는 자들과 어찌 터놓고 사귀겠느냐? 기교가 많은 자는 수고로울 것이며, 아는 것이 많은 자는 걱정이 많은 법이다. 능력이 없는 자는 오히려 추구하는 것이 없을 것이니, 배불리 먹고 유유히 노닐다가 매어 있지 않은 배처럼 두둥실 떠다니고 마음을 텅 비워 무심히 소요하게 될 것이다.”
♣ 장자(잡편) 열어구 3 - 우물을 파서 마시는 것도 자연의 힘이다
정나라 사람 완이 구씨라는 고장에서 책을 읽어 삼 년이 지나자 유자(儒者)가 되었다. 황하가 물가 9리의 땅을 적셔 주듯 그의 공부한 덕택에 삼족에 영향이 미쳤다. 그리고 그의 아우를 묵자(墨者)로 만들어 유가와 묵가가 서로 토론을 벌였다. 그의 아버지가 묵가의 편을 들자 십 년 만에 완은 자살하고 말았다.
그의 아버지 꿈에 그가 나타나서 말했다.
“아버님의 자식을 묵자로 만든 것은 저였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제 무덤 가 잣나무의 열매가 익도록 한번도 찾아 주시지 않으십니까?”
조물주가 사람들에게 보답할 때는 그 사람에게 보답하지 않고, 그 사람의 천성에 보답하는 것이다. 그는 그 때문에 유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유자가 됨으로써 남과는 특이한 존재라 생각하고, 자기 부모까지 업신여기고 있었다.
모든 사람은 우물을 파고 물을 마시면 그것은 자연의 힘이 아니라 자신의 힘이라 생각하고 서로 싸운다. 그러므로 지금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이 완과 같은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스스로 덕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자기가 덕을 지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하물며 도를 터득한 사람이야 어떻겠는가?
옛날에는 자연의 공로는 잊고 자기 능력만을 믿는 것을 자연으로부터 도망쳐 형벌을 받는 자라 말했다. 성인은 그가 편안히 지낼 곳에 편안히 지내며, 편안치 않은 곳에는 편안치 않게 지내는 법이다. 여러 사람들은 편안치 않은 곳에 편안히 지내고, 편안한 곳에서는 편안치 않게 지내려 하고 있다.
♣ 장자(잡편) 열어구 4 - 알기는 쉽지만 말하지 않기는 어렵다
장자가 말했다.
“도를 알기는 쉽지만, 그것을 말하지 않기는 어렵다. 알면서도 말하지 않는 것이 자연으로 나가는 방법이다. 알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인위로 나가는 근거가 된다. 옛날 사람들은 자연스러웠지 인위적이지는 않았었다.”
♣ 장자(잡편) 열어구 5 - 기술이란 쓸모가 있어야 한다
주평만은 용 잡는 방법을 지리익에게 배웠는데, 수업료로 천금이 나가는 집을 세 채나 팔아 바쳤다. 그러나 기술을 습득한 다음에는 그 기술을 쓸 곳이 없었다.
♣ 장자(잡편) 열어구 6 - 고집하면 적개심이 생기고 그로 인해 멸망한다
성인은 꼭 그런 것도 꼭 그렇다고 고집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마음에 투기가 없다.
보통 사람들은 꼭 그렇지 않은 것도 꼭 그렇다고 고집한다. 그래서 마음에 살기가 많은 것이다.
마음의 살기를 따르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에는 추구하는 것이 있게 된다. 이런 살기에 의지하여 행동하면 멸망하게 되는 것이다.
♣ 장자(잡편) 열어구 7 - 소인과 지인의 정신 자세의 차이
소인의 지혜는 선물을 주고받고, 편지를 주고받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데도, 정신을 천박한 일들을 위해 피폐하게 한다. 그런데도 도와 물건에 대해 아울러 터득 해 도와 물건을 합치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자들은 우주 속에서 미혹되어 물건에 마음이 장애를 받아 태초의 묘한 이치를 알 수 없는 것이다.
지인(至人)이라 부르는 사람들은 정신을 시작도 없는 허무한 상태로 귀착시키고, 아무것도 없는 자유로운 고장에서 단잠을 자며, 아무런 물건에도 구애됨이 없이 물처럼 흐르며, 태청의 텅 비고 밝은 경지로 나가는 것이다. 슬프다, 그들은 털끝 만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 크게 안정된 경지는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장자(잡편) 열어구 8 - 치질을 핥아 수레를 얻다니..
송나라 사람 중에 조상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송나라 임금의 사신으로 진나라에 갔다. 갈 때는 수레 몇 채가 주어졌었는데, 진나라 임금이 그를 좋아해 백 채의 수레를 더 보태어 주었다. 그는 송나라로 돌아와서 장자를 만나 말했다.
“옹색한 골목의 궁한 집에 살면서, 가난하여 짚신이나 신고, 깡마르고 부황난 얼굴로 지내는 것을 저는 잘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단번에 만 승의 천자를 깨우치고 백 채의 수레를 뒤따르게 하는 일은 잘할 수 있습니다.”
장자가 말했다.
“진나라 임금이 병이 나서 의원을 불렀습니다. 종기를 째고 고름을 짜 주는 자에게는 수레 한 채를 주었습니다. 고름을 빠는 자에게는 수레 다섯 채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치료하는 방법이 하천 할수록 내려지는 수레는 더욱 많았습니다. 당신은 그의 치질을 핥아 고쳐 주었습니까? 어찌 그토록 많은 수레를 받았습니까? 그만 돌아가십시오.”
♣ 장자(잡편) 열어구 9 - 형식만을 꾸미는 자에게는 정치를 맏길 수 없다
노나라 애공이 안합에게 물었다.
“공자를 대신으로 삼고자 하는데 그러면 나라가 다스려지겠습니까?”
안합이 말했다.
“위태롭고 위험한 일입니다. 공자는 지금 새의 깃으로 장식을 하고도 채색을 더 하는 짓을 하고 있고, 화려한 말을 늘어놓는 일을 하고 있으며, 지엽적인 것들로 주지를 삼고 있습니다. 사람의 본성을 삐뚤게 해서 백성들에게 가르치면서도 백성들의 마음에 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들의 정신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음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찌 백성들의 위에 설 수가 있겠습니까?
백성들이란 서로가 어울려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면 그 뿐입니다. 지금 백성들에게 사실을 떠나 거짓됨을 배우게 한다면, 백성들을 가르치는 방법이 못되는 것입니다. 후세를 위해 생각하신다면 그만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를 써서 나라를 다스리기는 어렵습니다.”
♣ 장자(잡편) 열어구 10 - 이익을 전제로 하면 도와는 멀어진다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면 잊지 않는다. 그러나 하늘이 은혜와 혜택을 베푸는 것은 이와 다르다.
장사꾼은 도를 얘기할 자격이 없다. 비록 일 때문에 도에 대해 관여한다 해도 정신은 도와 함께 있지 않은 것이다.
♣ 장자(잡편) 열어구 11 - 진인만이 안팎의 고통에서 벗어난다
사람이 밖으로부터 받는 형벌은 쇠와 나무로 만든 형구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안으로부터 받는 형벌은 마음의 동요와 지나침 때문이다. 소인으로서 밖으로부터 형벌을 받는 자는 쇠와 나무로 만든 형구에 의해 신문을 당하지만, 안으로부터의 형벌을 받는 사람은 음양의 두 기운의 부조화에 의해 잠식을 당한다.
이런 안팎으로부터의 형벌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진인(眞人)에게만 가능한 것이다.
♣ 장자(잡편) 열어구 12 - 공자의 사람 보는 법 아홉 가지
공자가 말했다.
“사람들의 마음이란 산천보다도 험난해서 자연에 대해 알기보다 어렵다. 자연에는 봄, 가을과 겨울, 여름 및 아침, 저녁의 일정한 시간의 변화가 있다. 그러나 사람은 두터운 외모 속에 감정을 깊이 감추고 있다. 외모는 성실한 듯 보이면서도 마음은 교만한 자가 있고, 외모는 잘난 것처럼 보이면서도 사실은 못난 자가 있고, 외모는 신중한 듯 하면서도 마음은 경박한 자가 있고, 외모는 견실한 듯 하면서도 속은 유약한 자가 있고, 외모는 느릴 듯 하면서도 마음은 급한 자가 있다. 그러므로 목마른 듯이 의로움으로 나가는 사람은 뜨거운 것을 피하듯 의로움을 떠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멀리 놓고 부리면서 충성됨을 살피고, 가까이 놓고 부리면서 공경함을 살피는 것이다. 그에게 번거로운 일을 시켜 능력을 살피고, 갑자기 질문함으로써 지혜를 살피는 것이다. 급작스럽게 약속을 함으로써 신용을 살피고, 재물을 맡겨봄으로써 어짊을 살피는 것이다. 위태로움을 얘기해줌으로써 절의를 살피고, 술로 취하게 함으로써 그의 법도를 살피는 것이다. 남녀가 섞여 지내게 함으로써 호색함의 정도를 살피는 것이다. 이 아홉 가지 시험을 다 마치면 못난 자를 가려낼 수 있는 것이다.”
♣ 장자(잡편) 열어구 13 - 지위가 높아질수록 겸손해져야 한다
정고부는 사(士)에 임명되자 허리를 굽히고, 대부에 임명되자 온몸을 굽히고, 경에 오르자 몸을 굽히고 담장 아래로 붙어 걸어다녔다. 이런 태도는 누구나 모범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보통 사람들을 보면 사에 임명되면 몸을 뻣뻣이 거만한 태도를 지니고, 대부에 임명되면 수레 위에서 춤이라도 출 듯 멋대로 행동하고, 경에 임명되면 자기 아저씨들에게까지 이름을 부를 정도가 된다. 이들은 요임금이나 허유의 겸손한 태도에 합치될 수가 없는 것이다.
♣ 장자(잡편) 열어구 14 - 사람이 궁해지는 여덟 가지 법칙
사람을 해치는 일에 덕에 대해 유위(有爲)한 것보다 더 큰 것이 없다. 그 마음이 눈썹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눈썹처럼 움직이게 되면 모든 일을 자기 마음대로 보고 판단한다. 자기 마음대로 보고 판단을 하면 실패하게 된다.
좋지 않은 덕에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중덕(中德)이 그 중에서도 첫째가는 것이다. 무엇을 중덕이라 하는가? 중덕이란 것은 자기 마음으로만 판단을 하여 좋아하고,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것은 욕하는 것이다.
궁하여 지는 데는 여덟 가지 법칙이 있고, 뜻이 통하게 되는 데는 꼭 필요한 세 가지 조건이 있으며, 육체에 화를 부르는 데에는 여섯 가지 조건이 있다.
아름답고, 멋진 수염이 났고, 키가 크고, 몸집이 크고, 힘이 세고, 멋이 있고, 용기가 있고, 과감한 이 여덟 가지가 모두 남보다 뛰어나면, 이것 때문에 궁해지는 것이다.
밖의 물건에 순응하고, 남을 따라 행동하고, 곤경에 빠져 남만 못한 듯 두려워하는 것, 이 세 가지 것은 모두 사람을 통달하게 하는 것이다.
지혜는 밖의 물건에만 통용되는 것이며, 용기 있게 행동하는 것은 많은 원망을 사게 되며, 어짊과 의로움을 내세우는 것은 많은 책망을 듣게 된다.
삶의 실상에 통달해 있는 사람은 위대하다. 지식에 통달해 있는 사람은 작아 보인다. 위대한 천명에 통달해 있는 사람은 자연을 따라 자유롭다. 자기의 작은 운명에만 통달해 있는 사람은 운명에 기대를 건다.
♣ 장자(잡편) 열어구 15 - 아첨으로 이익을 얻는 것은 위험하다
어떤 사람이 송나라 임금을 만나 수레 열 채를 받았다. 그는 수레 열 채를 받은 것을 장자에게 자랑했다.
장자가 말했다.
“황하가에 가난하게 사는 집이 있는데, 싸리로 삼태기를 짜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 집 아들이 하루는 깊은 물에 잠수를 하여 천금 가치의 진주를 얻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돌을 가져다 깨뜨려버려라. 천금의 진주란 반드시 깊은 물 속 검은 용의 턱 밑에 있는 것이다. 네가 그 진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용이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검은 용이 잠을 자고 있지 않았다면 네가 어떻게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 나올 수 있었겠느냐?」
지금 송나라의 알 수 없기는 깊은 물에 그치는 정도가 아니고, 송나라 임금의 사나움은 검은 용에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당신이 수레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일 송나라 임금이 깨어 있었다면 당신은 가루가 되었을 것입니다.”
♣ 장자(잡편) 열어구 16 - 높은 관직이란 재물로 쓰이는 소와 같다
어떤 사람이 장자를 모시려 하자, 장자가 그의 사자에게 말했다.
“당신은 제물로 쓰이는 소를 본 일이 있습니까? 무늬가 수놓인 옷을 입고, 좋은 풀과 콩을 먹으며 지내지만, 그 소가 태묘로 끌려 들어갈 때가 되면 비록 외로운 송아지가 되려 한다 해도 될 수 있겠습니까?”
♣ 장자(잡편) 열어구 17 - 하늘과 땅을 관으로 삼고
장자가 죽으려 하자, 제자들이 장사를 성대히 지내려고 했다. 그러자 장자가 말했다.
“나는 하늘과 땅을 관과 관 뚜껑으로 삼고, 해와 달을 한 쌍의 구슬 장식으로 삼고, 별자리들을 진주와 옥 장식으로 삼고, 만물을 부장품으로 삼으려 하니, 나의 장례 용품은 다 갖추어진 것이 아니냐? 여기에 더 무엇을 보태려 하느냐?”
제자들이 말했다.
“저희들은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을 뜯어먹을까 두렵습니다.”
장자가 말했다.
“위쪽에 놓아두면 까마귀와 솔개가 먹을 것이고, 아래쪽에 묻으면 개미들이 먹을 것이다. 이 것들이 먹는다고 그것을 빼앗아 저 것들에게 주는 것이다. 어째서 그리 편벽되게 생각을 하느냐?”
♣ 장자(잡편) 열어구 18 - 사물에 무심히 감응할 줄 알아야 한다
공평하지 못한 척도를 가지고 공평하게 하려고 한다면 공평한 것조차도 공평하지 못하게 된다. 올바로 감응되지 않은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사물에 감응하려 한다면, 올바로 감응 할 것조차도 제대로 감응하지 않게 된다.
명철한 사람이란 오직 외물을 따라 부림을 당하는 것이며, 신령스러운 사람이란 외물을 따라 감응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명철한 것이 신령스러운 것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은 오래된 일이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자들은 그들이 본 것에 의지해 인위적인 일에 빠져들어 간다. 그들의 공로란 모두 외부적인 것들이니 또한 슬프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