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어록청상] 14. 이름
이름
명교(名敎)와 명분(名分), 명의(名義)와 명절(名節)은 모두 세상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름 명(名)자를 앞에다 내걸었다. 그러니 이름을 가벼이 여길 수 있겠는가?
노자(老子) 또한 이름을 소홀히 여긴 사람이 아니다.
『도덕경』 제 1장에 이름을 도(道)와 나란히 놓고 이렇게 말했다.
“이름을 이름지어 부를 수 있다면 변치 않는 이름이 아니다.”
도가 있는 곳에는 이름이 또한 따라가게 마련이니, 이름을 버리고서 도를 행한다는 말을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대저 이름을 좋아하면 그 폐단이 세상을 병들게 하기에 충분하고, 이름을 저버리면 그 폐단이 장차
어디까지 이르겠는가?
名敎名分名義名節, 並持世之大者. 而名皆標其首, 名可輕乎? 老君亦非鏟名者也.
道德首章, 乃以名配道而曰: “名可名, 非常名.” 道之所存, 名亦隨之, 捨名而爲道,
吾未之聞也. 大抵好名之弊, 固足以病世, 畔名之弊, 其將安所至耶?
사람은 이름 간수를 잘 해야 한다. 이름은 나와 남을 구분지워준다.
내가 내 이름을 옳게 지니면 남들이 나를 존중하고, 내가 내 이름을 바로 간수하지 못하면 나를 더럽게 본다. 무명(無名)은 서러우니, 누구나 유명해지고 싶어 한다. 유명해지려면 이름값을 치러야 한다.
명실(名實)이 상부해야지, 뜬 이름을 붙좇으면 안 된다.
실속도 없이 헛된 명예만 좋아하면 그 집착으로 제 몸을 망치고 남에게 피해를 준다.
내가 내 이름을 더럽히면 도도 함께 시궁창에 쳐박혀서 이후로는 못하는 짓이 없게 된다.
도를 지니려면 먼저 자기 이름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
名敎 ①지켜야 할 인륜의 명분(名分)을 가르침 ②또는, 그런 가르침 ③'유교(儒敎)'을 달리 일컫는 말
名分 명목(名目)이 구별(區別)된 대로 그 사이에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道理)나 분수(分數)
名義 ①명분(名分)과 의리(義理) ②문서(文書) 상(上)의 이름
名節
鏟 대패 산.대패. 깍다.
名可名非常名 말로 형상화(㉡형상
㉢얼굴
')">形㉡형용하다
ⓐ문서 (장)
')">狀㉡교화하다
㉢가르치다
')">化)된 이름은 늘 그러한 실제(㉡실제
㉢재물
')">實㉡가
㉢변두리
')">際)의 이름이 아님
捨 버릴 사.㉠버리다 ㉡베풀다 . 弊 폐단 폐/해질 폐, 섞일 별 ㉠폐단 ㉡자기 사물의 겸칭 ㉢힘쓰는 모양 ㉣해지다 ㉤나쁘다 ㉥곤하다 ㉦끊다 ㉧넘어지다 ㉨숨다 ⓐ섞이다 (별)
畔 밭두둑 반.㉠밭두둑 ㉡지경(地境: 땅의 가장자리, 경계) ㉢물가 ㉣떨어지다 ㉤배반하다
[청성어록청상] 15. 소인
소인
소인은 군자에 비해 재주가 뛰어날 뿐 아니라, 언변도 좋고 힘도 세고 일도 잘한다.
일을 맡기면 반드시 해낸다. 윗사람이라면 누군들 그에게 일을 맡기려 하지 않겠는가?
그 따져야 할 것은 마음 씀씀이다. 하지만 자취가 드러나기 전에야 억탁할 수 있겠는가?
그 죄악이 다 드러나게 되면 나라 일은 이미 그르치고 말아 구할 도리가 없다. 비록 형벌로 죽인다 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그런 까닭에 군자는 처음에 쓰는 것을 삼가는 것이다.
小人之於君子, 不惟才勝之也, 言辯勝, 彊力勝, 功伐勝. 任之事必辦, 在上者, 孰不欲任使之耶?
其可議者, 心術也. 然形迹未彰, 而可憶之耶?
及其罪惡畢露, 則國事已誤, 而莫之救也. 雖加誅殛,
何益哉. 故君子愼其用於始也. -「醒言」
소인의 충성과 군자의 충성은 그 방식이 다르다. 입속의 혀 같이 무슨 일이든 간에 딱 맞게 해내는 것은 소인의 충성이다. 그는 한 사람에게 성심을 다해 충성한 댓가로 열 사람 백 사람 위에 군림해서 못하는 짓이 없다. 소인이 자신에게 성심을 다하는 것을 그의 전부라고 평가하면 조직에 문제가 생기고, 전체에 타격을 입힌다. 그는 위 사람의 총애를 빌미삼아 모든 일을 제멋대로 처리해 버린다. 문제가 터졌을 때는 이미 손쓰기에 너무 늦은 때다. 그제서야 분개해서 펄펄 뛰고, 그를 처벌해도 붕괴된 조직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는다. 군자는 묵묵히 일하므로 늘 성에 안 차고, 바른 말 하므로 듣기에 거슬린다. 의심스런 사람은 쓰지를 말고, 일단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고 했다. 처음 쓰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어떤 한 사람을 쓰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와 운명이 갈린다. 어찌 삼가지 않으랴.
才勝 : 才勝德 재주가 덕(㉡덕
㉢도덕
')">德)보다 뛰어남. 재주가 덕(㉡덕
㉢도덕
')">德)을 능가함 .
形迹 남는 흔적(痕跡). 형상과 자국 : 影迹
彰 드러날 창.㉠밝다 ㉡드러나다 ㉢드러내다 ㉣무늬 ㉤문채(文彩: 아름다운 광채)
憶 생각할 억. 畢 마칠 필.㉠마치다 ㉡다하다 ㉢그물 ㉣다, 모두 ㉤간찰(글씨를 쓰는 댓조각)
露 이슬 로.㉠이슬 ㉡드러나다 ㉢나타나다 ㉣적시다 ㉤젖다 ㉥은혜를 베풀다 ㉦고달프(게하)다
誅 벨 주. 殛 죄줄-극 부수: 歹 총획수: 12 〔문언〕 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