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어록청상] 7. 재앙과 허물
재앙은 입에서 생기고, 근심은 눈에서 생긴다. 병은 마음에서 생기고, 허물은 체면에서 생긴다.
禍生於口, 憂生於眼, 病生於心, 垢生於面.
垢 때 구.㉠때 ㉡수치(부끄러움) ㉢때 묻다 ㉣더럽다
입을 조심하라. 모든 재앙이 입 단속을 잘못해서 생긴다.
근심은 눈으로 들어온다. 차라리 보지 않았다면 욕심도 생기지 않았을텐데, 보고 나니 자꾸 비교하는
마음이 싹터난다.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니, 그것이 맺혀 병이 된다.
툭 터지지 못하고 꽁꽁 막힌 기운이 울결이 되어 몸까지 상하게 만든다.
체면 치례 때문에 공연한 허물을 부르는 사람이 뜻밖에 많다.
뻗을 자리가 아닌데 뻗다가, 나설 자리가 아닌데 나서다가 괜시리 체면만 구기고, 손가락질만 당한다.
[청성어록청상] 8. 근면과 삼감
천하에 믿을 만한 것이 없다. 오직 근면함과 삼감만이 믿을만 하다.
하지만 이를 믿는다면 삼감이 아니요, 부지런함은 도리어 재앙이 된다.
天下無可恃, 惟勤謹爲可恃. 然恃之則非謹矣, 勤反爲災. -「質言」
恃 믿을 시.㉠믿다 ㉡의뢰하다 ㉢어미
근면과 삼감은 나를 지켜주는 부적이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이 부지런하고 신중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교만이 깃든다.
나는 근면하니까 틀림없이 잘 될 거야,
나는 신중하니까 문제가 생기지 않을거야 하는 마음 속에 재앙이 스민다.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좋다면 부지런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겸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중히 했는데 예측이 빗나가면 조심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조심성을 과신했기 때문이다.
자기 확신에 가득찬 나머지 남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처럼만 하라는 생각이 재앙을 불러온다.
이만하면 됐다 싶은 근면과 삼감은 없다.
[청성어록청상] 9. 성쇠의 이치
성하면 쇠하게 되고, 지극히 성하면 패망하는 것은 하늘의 이치니, 피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다만 성함에 처해서도 위태로운 듯이 여기는 자만이 패망을 면한다.
盛則衰, 極盛則敗, 此天理也, 無可逃者. 惟履盛如危者免. -「質言」
履㉠밟다 ㉡신다 ㉢행하다 ㉣겪다 ㉤오르다 ㉥신, 신발 ㉦괘 이름 ㉧복(福) ㉨행실(行實) ㉩영토
㉪예(禮)
달도 차면 기울고, 청춘은 한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
『주역』에서는 “가득�은 덜어냄을 부르고, 겸손은 보탬을 준다. 滿招損, 謙受益”고 했다.
눈앞의 권세를 믿고 함부로 날뛰지 마라.
가장 최고에 섰다고 생각할 때 몸을 한껏 낮춰라.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려니 생각하고 실족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몸단속을 더욱 엄히 하라.
기고만장이 패망을 부른다.
전전긍긍하여 말 한 마디 발 한 걸음을 조심해야 그 복을 지켜갈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