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역(周易) 比卦第八
: 수지비
비괘(比卦)는 "두번 점친다(原筮)"고 한 것은 몽괘(蒙卦)의 "처음 점친다(初筮)"고 한 것과 같은 성격인가,그렇지 않은가?중부괘(中孚卦/손괘,태괘)의 초구(初九)에 "다른 일이 있으면(有他)"이라고 하였고 비괘의 초육(初六)에서도 "다른 일이 있으면(有他)"이라고 하였는데,저쪽에서는 다른 데로 향하는 마음을 경계하였고 여기서는 다른 데서 이르는 길(吉)함을 허여한 것은 어째서인가?
육이(六二)의 "안에서 돕는다(內比)"고 한것과 육사(六四)의 "밖을 돕는다(外比)"고 한것은 "정고하고 길하다(貞吉)"고 한 점에 대해서는 같은데 이른바 안과 밖이라 한 것은 무엇을 가리켜 말한 것인가?
건괘의 '무수(无首)'라고 한것과 비괘의 '무수(无首)'라고 한 것은 효사(爻辭)가 같은데 길흉(吉凶)이 같지 않은 것은 어째서 인가? (김계략이 대답하였다)
"두번 점친다(原筮)"고 한 것과 "처음 점친다(初筮)"고 한 것은 다 占으로 결단하는 것으로 풀이하였는데,"처음 점친다"고 할 때의 점은 질문의 뜻이 있고 "두 번 점친다"고 할때의 점은 헤아려 보는 뜻이 있습니다
"다른 일이 있으면(有他)"이라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자면,中孚卦에서 성실함을 믿게 하는 방법으로서는 성실함을 한결같이 지키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으므로 다른 데로 향하는 마음을 경계시킨 것이고 비괘에서 가까이 지내는 도리로서는 반드시 진실해야 하므로 다른 데서 이르는 길함을 허여한 것이니
이는 아마 두 괘의 체(體)에 따라서 말한것으로 여겨집니다.六二는 안에 있으면서 밖으로 응하고 六四는 초(初)를 버리고 오(五)에 응하니 모두 정고(貞固)하고 길한 도가 있기는 하지만,안에서 돕고 위에 따라 응하니 이것이 안과 밖의 구분이 있는 것입니다.건괘의 용구(用九)에는 강하고 굳건한 덕이 있으므로 상대보다 앞장서려고해서는 안 되고 비괘(比卦)의 상육(上六)은 음유(陰柔)한 상(象)으로 시작을 잘 할 수 없으니,두 괘의 길흉이 같지 않음을 또한 알 수 있습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돕는 것이나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돕는 것은 "친하게 돕는 것이다(親輔親比)"라고 한 뜻에서는 동일하다.그런데 다른 효에서는 모두 단순히 '돕는다(比)'고만 하였는데 특히 '믿음(孚)'이라는 글자를 초육(初六)의 비(比)에 더 보태고 '드러나게(顯)'란 글자를 구오(九五)의 비(比)에 더 보탠 것은 어째서 인가?
(성종인이 대답하였다)
比掛의 初六은 돕는 것의 시작입니다.오직 그 최초에 도울 적에는 반드시 성실해야만 바야흐로 아부를 하거나 편당을 하는 것이 되지 않아 임금과 신하가 도리로 부합할 수 있고 벗끼리는 성실함으로 믿게 되는 것입니다
九五의 "드러나게 돕는다(顯比)"고 할때의 현(顯)자의 경우는 光明正大한 氣象이 있고 간사하게 숨기려는 태도가 없으니 虞舜이 四門을 활짝 열어 놓은 것과 주대(周代)의 팔창(八牕)을 영롱하게 하였던 것과 상당히 같습니다
인심이 큰 同和를 이루고 왕화(王化)가 널리 밝혀지면 그로 말미암아 화평스럽고 흐뭇하게 여기도록 하는 정치도 차례차례 이뤄지는 것입니다
후세의 학자들이 "크게 따라 주고 크게 감화가 된다"또는 "존경하고 친애하지 않는 이가 없다"고 하는 등의 말로 현(顯)자의 뜻을 표현 한 것도 유추해서 잘 풀이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약에 그 기상을 관찰하고 교화의 성과를 고찰하려고 한다면 선대의 학자가 이르기를 "삼구례를 쓰다가 짐승을 놓쳤다"는 것은 잡고 못 잡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니 이는 탕평책을 쓰는 임금의 마음을 상징한 것이고 "읍(邑)의 사람에게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고 크게 따르게만 한 것으로서 화평스럽고 흐뭇하게 여기도록 한 임금의 교화를 상징한 것이다"라고 하였는데,이 말이 아마도 옳은 논평인 것 같습니다(홍재전서 101권 경사강의)
比, 吉. 原筮, 元永貞, 无咎. 비(比)는 길하니 근원을 탐구하여 크게 선하고
영구하고 바르면 허물이 없다
<比는 사람이 서로 친하고 돕는 것인데 처음에 잘 살펴 이러한 덕이 있어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不寧方來, 편안하지 못하여야 바야흐로 올 것이다
後夫凶. 뒤늦으면 장부라도 흉하다
<편안하지 못하여 왔는데도 미루면(後) 건장한 사람(夫)이라도 凶하다 했고
程傳에 사람이 스스로 안녕을 보전할 수가 없어서 바야흐로 와서 친비(親比)하기를 구하니,이를 얻으면 안녕을 보전 할 수 있다.만약 유아독존으로 자신만을 믿고 친비하기를 구하는 뜻을 미루면 건장한 사람일지라도 흉한 것인데 유약(柔弱)한 사람이야 말해 뭐하겠는가"하였습니다(송자대전)
彖曰, 比, 吉也, 단에 이르기를 "비는 길하며
比, 輔也, 下順從也. 비는 돕는 것이니 아래가 순종하는 것이다
“原筮, 元永貞, 无咎”, 以剛中也. 근원을 헤아려 점쳐서 원,영,정(元.永.貞)하면
허물이 없다는 것은 剛이 中正하기 때문이요
“不寧方來”, 上下應也. 편안하지 못해야 바야흐로 온다는 것은 상하의 음효가 응하는 것이고
“後夫凶”, 其道窮也. 늦게 오면 강한 남자라도 흉하다는 것은 그 도가 곤궁하게 된다는 것이다
象曰, 地上有水, 比, 상에 이르기를,"땅 위에 물이 있는 것이 비(比)이니
先王以建萬國, 親諸侯. 선왕이 이것을 보고 만국을 세우고 제후들을 친애한다"
<만국을 세운 뒤에야 제후들을 친애하는 도리가 있는 것임을 말한것이다>
<국(國)은 곤(坤)의 토(土)상(象)이다.후(厚)는 오효(五爻)에서 삼효(三爻)까지가 진(震)의 반체(反體)로 진(震)의 후(侯)상을 취한 것이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상체(上體)와 하체(下體) 두 체로 말하면,상괘는 감(坎)으로 감은 중남(中男)이며,호체(互體)는 간(懇)으로 간은 소남(小南)이다.중남과 소남 두 남(男)이 곤토(坤土)의 위에 있어서 원자(元子)가 세대를 계승하고 중자(衆子)가 제후가 되었으니,이는 만국을 세우는 상이다.육효(六爻)로써 말하면 상효(上爻)는 자리가 없고 오효(五爻)는 천자(天自)이고,그 아래의 사효(四爻)는 공(公)이고 삼효(三爻)는 제후이고 이효(二爻)는 백(伯)과 자(子)이고 초효(初酵)는 남(男)으로 모두 네 등급의 제후가 있어서 각자 땅을 나누어 받으며,모두 천자인 오효에게 통할된다.이는 제후들을 친애하는 상이다 (지산집,역상설,주역 상경)
初六, 有孚比之, 无咎, 초육은 誠信을 가지고 친(比)해야 허물이 없을것이니
有孚盈缶, 終來有它, 吉. 진실함이 있는 것이 항아리 속이 가득 차 있는 것과
같으면 종래에 다른 길함이 오리라
象曰, 比之初六, 有它吉也. 象에 이르기를 "비괘의 初六은 다른 吉한 일이 있는 것이다"
六二, 比之自內, 貞吉. 육이는 親하기를 자신으로부터 하니 貞하여 吉하다
象曰, “比之自內”, 不自失也. 상에 이르기를 "친하기를 자신으로부터 하는것이
스스로 자신의 지조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六三, 比之匪人. 육삼은 사람답지 못한 사람과 친하는 것이다
象曰, “比之匪人”, 不亦傷乎? 상에 이르기를 "사람답지 못한 사람을 친하는 것이 해롭지 않겠는가?"
六四, 外比之, 貞吉. 육사는 밖으로 九五와 親하니 貞하여 吉하다
象曰, 外比於賢, 以從上也. 상에 이르기를 "밖으로 현자를 친하는것은 윗사람을 따르는 것이다"
九五, 顯比니, 九五爻辭에 친비(親比)를 나타내니(드러나게 친한 것이니)
<인군이 천하를 친비(親比/친밀)하는 도리는 그의 친비하는 도리를 천명할 뿐이다.만일 지성스러운 뜻으로 사물에 임하고 자기를 돌아보는 마음으로 정사를 하되 인을 베풀어 천하로 하여금 그의 혜택을 입게 한다면 이는 인군이 천하를 친비하는 도리이다.이와 같이 한다면 천하에 누가 군상(君上)에게 친비하지 않겠는가? 만일 그 조그마한 인을 드러내어 도를 어겨 가면서 명예를 구하여 아랫사람들이 친비하기를 구하려고 한다면 그 도가 또한 좁은 것이다.왕자(王者)가 그 친비하는 도리를 천명하면 천하가 자연히 와서 친비하게 되는 것이니,오는 자를 돌보아 줄 뿐인 것이다.진실로 온정을 베푸는 체하면서 남에게 친비하기를 바랄 것은 없는 것이다.이는 왕도와 위대함이니.그 백성들은 여유만만하고 차분하여 그렇게 된 까닭을 모르는 것이다.성인이 지공무사한 마음으로 천하를 다스린 것을 "친비를 나타낸다"에서 볼수 있다> (삼봉집 제12권)
王用三驅, 失前禽하며, 임금이 3면으로 몰아가면서,앞으로 도망쳐 날아가는 새는 잡지 않으며
<차마 혹독하게 하지 못하는 어진 마음을 뜻함,왕이 사냥을 할때 세 면만 에워싸서 몰고 앞면은 터놓아서 짐승들이 빠져 나갈 수 있도록 한것이니 이것이 곧 호생지적인것이다>
邑人不誡니, 吉토다. 읍인(邑人)도 경계하지 않으니 길하리라
(임금이 친애하는 도를 밝게 드러내면 천하가 자연히 친애하게 되어 吉하게 됨을 뜻한다)
<삼구(三驅)의 법도는 한쪽 면은 열어 두고 3면으로만 사냥감을 쫒아서 잡는다는 말로 임금이 사냥할 때 호생지덕(好生之德)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象曰, “顯比”之吉, 位正中也, 상에 이르기를 "드러나게 친하는 것이 길한것은 자리가 正中하기 때문이요
舍逆取順, 失前禽也, 거역하는 자는 버려두고 순종하는 자를 취하는 것은
앞으로 도망가는 짐승은 놓아주는 뜻이요
邑人不誡, 上使中也. 읍인도 경계하지 않는 것은 윗사람이 부리는 것이 中道에 맞기 때문이다"
上六, 比之无首, 凶. 상육은 친비하는데 시작한 것이 없는 것이니 흉하다
象曰, “比之无首”, 无所終也. 상에 이르기를 친비하는데 시작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끝마칠 것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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