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철학/문학

탈무드의 손 3

rainbow3 2020. 3. 8. 23:28



축복의 말


의사와 환자,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병실에 같이 있게 된 기회가 있었다. 그 환자는 중상자였는데, 매우 심한 내출혈로 큰 고통을 받았다. 병실은 악취로 가득했고, 환자는 의식불명인 채였다.


의사는 환자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고심하면서 많은 량의 수혈을 하였다. 만약 이 수혈이 중단되면 환자는 죽게 되므로 의사의 표정도 절망적이었다. 의사는 답답한 마음으로 랍비에게 물었다.


[지금 이 순간 랍비님이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지금 나는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가느다란 혈관에서 붉은 액체를 흘러냄으로써 인간의 생명이 위태롭게 되어 간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혈이 멈춰지자 그 환자는 죽고 말았다. 의사는 기운이 다 빠진 몰골로 내게 구원을 청했다. 나는 <탈무드>의 이야기를 그에게 해 주었다.


"유태인은 왕을 만날 때나, 식사를 할 때나, 일출 광경을 볼 때나, 그밖에 어느 경우에도 축복의 말을 한 마디씩 한다.이를테면, 화장실에 갈 때에도 축복의 말이 있다."


의사는 나의 얘기를 듣고 있다가 물었다.
[랍비님은 화장실에 갈 때 뭐라고 말합니까?]
우리 인체는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몸속에 갇혀 있어야 할 것은 갇혀있고, 열려져 있어야 할 것은 열려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것이 반대 현상으로 이루어지면 큰일이므로, 나는 언제나 열릴 것은 순조롭게 열리고, 닫힐 것은 순조롭게 닫혀 있게 해 달라고 기원합니다.]


이렇게 대답하자 의사는 감탄하듯 말하는 것이었다.


[랍비님의 기도는 의학에서 해부학에 정통한 사람의 말과 너무도 같습니다.]

 


위생관념


<탈무드> 에 의하면 유태인들은 특히 보건 위생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하다. 몇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 물을 마실 때에는 사용 전에 컵을 닦고, 사용한 뒤에도 또 닦아라.


* 자기가 먹은 컵을 닦지 않은채 남에게 주어서는 안된다.


* 안약을 눈에 넣기 보다는 아침, 저녁에 물로 눈을 씻는 것이 더 낫다.


* 의사가 없는 곳에서는 살지 말라.


*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에도 잠시도 참지 말라.

 


우는 까닭은?


외국에 살고 있는 한 유태인이 있었는데 그는 남을 돕고 예의바른 사람으로 매우 좋은 평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유태인 사회에서는 아무활동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어느날 나는 그 사람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유태인 사회에서는 사업하는 사람을 만날 때 '어떻습니까? 잘 되어 갑니까?'하고 인사하는 관례가 있고, 랍비에게는 '유익한 책을 많이 읽었습니까?'라든지 '뭐 재미있고 유익한 일을 생각해 냈습니까?'하고 인사하는 습관이 있다.


늘 공부해야 하는 랍비는 무엇이고 언제 어디에서나 이야기할 수 있게, 주머니 속에 이야깃거리를 넣고 다녀야 한다. 그날 내가 만난 그 사람은 내게 '재미있는 책을 많이 읽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탈무드>에서 발견했소.당신도 <탈무드>를 공부할 때에는 바로 그 부분을 읽어 보십시오.]
그리고는 그 내용을 이야기해 주었다. 널리 이름이 난 랍비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말할 것도 없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고결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마음이 원래 자애롭고 또한 하나님 에 대한 공경도 아주 지극하였다.


그는 길가의 벌레 한 마리라도 밟지 않으려고 애썼고, 하나님이 내려 주신 물건들도 훼손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생활하였다. 그는 많은 제자들로부터도 존경받는 사람이었다.


어느덧 80세가 된 그는 갑자기 자기 몸이 쇠약해져 있음을 깨닫고 머지않아 죽음이 닥쳐오리라는 것을 짐작하였다. 많은 제자들이 모여들자, 그는 갑자기 울기 시작하였다.


[선생님, 어찌해서 눈물을 보이십니까?]
제자들은 안타까운 마음에서 물었다. 그리고 제자들은 그간의 선생이 베푼 일들을 회상했다.


[선생님은 잠시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또 저희들을 생각없이 아무렇게 가르친 일도 없습니다. 남을 돕는 일에도 누구보다도 앞장섰습니다. 선생님이야말로 이 나라에서 가장 추앙받는 훌륭하신 분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공경심도 누구보다도 간절하십니다. 선생님은 어느 한때도 정치같은 때묻은 세상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이 우셔야할 일은 없지 않습니까?]
제자들이 이렇게 묻자 그 랍비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래, 그래서 울고 있단다. 나는 죽음을 앞에 놓은 이 순간에 내 자신에게 '늘 공부했느냐, 자선에 힘썼느냐, 하나님께 기도했느냐, 옳게 살아 왔느냐'고 물으면 전부 ''라고 말할 수 있다.그러나 '너는 우리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본 일이 있느냐'고 물으면 '아니요'라고 밖에는 대답할 수가 없단다. 그래서 눈물을 흘리고 있지.]
나는 자기 혼자만의 사업에 성공한 그 사람에게 유태인 사회에서도 되도록 참여하여 보람있는 일을 하도록 <탈무드>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자선


남을 돕기 위해 돈을 흔히 사람들은 자기 돈을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다고만 할 수 없다. 실제론 돈을 쓰면 쓴만큼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당신이 자선 사업에 돈을 쓰면 그 쓴 만큼 당신에게로 되돌아 온다는 말을 하게 될 때는 나는 다음과 같은 <탈무드>의 가르침을 두들려주고 있다. "어느 지방에 아주 큰 규모의 농장이 있었는데, 그 주인은 예루살렘 근방에서는 가장 자선에 힘쓰는 농군으로 존경받고 있었다. 매년 랍비들이 그 농장 주인을 찾아가면, 그는 랍비들에게 아끼지 않고 후하게 대접하였다. 그러던 어느 해 몹시 심한 폭풍우를 만나 과수원이 모두 망가지고, 게다가 전염병까지 퍼져 키우던 양과 소 등 가축들도 모두 죽고 말았다. 하루에 이렇게 망하자 그에게 자본금을 융통해 준 채권자들이 몰려 들어 남어지 재산에 차압까지 붙임으로써 그에게는 자투리 땅밖에 남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농장 주인은 '하나님이 주신 것을 하나님이 찾아가신 것인데 할 수 없지'하고는 태연스럽기까지 하였다. 농장 주인이 망해버린 그 해에도 랍비들이 찾아왔다. 랍비들은 그 많던 재산을 모두 잃어버린 농장 주인을 위로하였다. 이때 주인의 아내는 남편에게 이렇게 의논하였다."


[여보, 우리 부부는 해마다 랍비님들을 통해서 학교를 세우거나 예배소의 유지 비용을 내 놓지 않았어요. 그리고 가난한 사람에게도 노인들에게도 만은 돈을 헌금했는데, 올해는 아무것도 내 놓을 게 없으니 정말 부끄럽습니다. 그렇다고 저분들을 그냥 가게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하면 좋겠소?]
그래서 남편과 아내는 남아있는 자투리 땅의 절반을 팔아서 헌금하고 남어지 땅을 일구어 농사짓기로 결심하였다. 랍비들은 이같은 뜻밖의 헌금을 받고는 무척 놀랬습니다.


그 뒤 농부는 절반만 남아 있는 자투리 땅을 소를 이용해 갈고 있었는데, 갑자기 밭을 갈던 소가 쓰러졌다. 그래서 흙탕에 쓰러진 소를 끌어냈는데, 그 소 발 밑에서 보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 보물을 팔아 농장부부는 다시 옛날처럼 큰 농장을 경영하게 되었다.


그런 다음해 또 랍비들이 찾아왔다. 랍비들은 아직도 그 농부가 가난하고 어렵게 살고 있을 것이라 믿고 지난해 살던 곳으로 찾아갔다. 그랬더니 이웃 사람들이 '저쪽 큰 집에 살고 있다'고 알려 주었다.


랍비들이 새 농장을 찾아가자, 주인은 1년 동안 겪은 일들을 들려주면서 남을 위해 자선하면, 그 댓가가 반드시 되돌아 온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헌금을 모금하기 위해서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자극해 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 결과를 보면 하나같이 성공하는 것이었다.



살아 숨쉬는 바다


유태인은 이 세상 어느 민족보다도 불우이웃을 위한 자선을 가장 중요시하는 민족이다. 그렇다고 해도 오늘날의 유태인중 일부는 자선사업에 힘쓰라고 권하던가, 또는 다른 사람에게 강요받지 않으면 자선에 조금도 애쓰지 않는 유태인도 있다.


이런 경우를 만나면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해 준다. "이스라엘의 요단강 근처에는 두 곳에 큰 호수가 있다. 그 하나가 사해이고, 다른 하나는 히브리어로 '살아 숨쉬는 바다'라고 불려지는 호수이다. 사해는 다른 바다에서 물이 흘러들지만 아무 곳으로나 흘러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살아 숨쉬는 바다'는 물이 들어오면 대신에 물이 나간다."



사자의 목의 뼈


나는 어느날 중국을 거쳐 일본에 건너 온 유태인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 이런 부류의 유태인들은 중국편에서 중국을 비난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일본과 중국을 다 싫어하던가 다 좋아한다던가 하는 여러 유형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내가 만난 이 사람은 전쟁 중 일본이 상해를 점령했을 때 유태인들을 학대한 일본을 좋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일본이 중국 상해를 점령하고 있을 때,


일본군은 유태인을 지정된 지역에만 있도록 경비병을 두어 감시하였다.


이때 유태인들은 억울하게 학대받았고, 전염병에 무더기로 죽기도 했으며,


식량 사정까지 겹쳐 생각하기조차 싫은 추억들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의 말을 듣고 말했다.


[유럽 지역에서는 무려 1백만 명이나 되는 엄청난 유태인들이 학살되었습니다.


전쟁 때 유럽에 살던 유태인들만큼 비참했던 사람들도 아마 없을 것이다.


당신은 1970년 지금 이렇게 상해 시절의 고통스러웠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것만 보아도 당신은 지금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탈무드>에는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그러고는 나는 목구멍에 뼈가 걸린 사자 이야기를 해 주었다.


"사자 목구멍에 뼈가 걸렸다.


사자는 누구라도 자기 목구멍에서 뼈를 빼주는 자에게 상을 주겠노라고 외쳤다.


그때 한마리의 학이 날아와 사자를 구해 주겠다고 말하고는


사자보고 입을 크게 벌리라고 하였다.


학은 사자 입안에 긴 부리를 집어넣고는 걸린 뼈를 간단히 꺼냈다.


그리고는 '무슨 상을 주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사자는 학이 무엇을 주겠느냐고 묻는 말투에


그만 울화가 치밀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 입안에 머리를 넣고도 살아날 수 있었다는게 바로 내가 주는 선물이다.


그렇게 몹시 위험한 상태에서도 살아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평생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그 이상은 없다.]


지난 날 중국에서 가혹한 고통을 당했다고 해서


그것을 이유로 불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말의 요지였다.


* 탈무드 발 내용 제외 수난의 탈무드, 탈무드의 내용

                                - 랍비의 직업,유태인의 생활/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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