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상/불교

장로 스님의 교화(수행의 경지를 점검하다)

rainbow3 2020. 6. 22. 10:58

담마딘나 스님의 교화

 

1. 마하나가 장로를 일깨우다

 

 타랑가라에 주석하고 있던 담마딘나 장로는 큰 비구대중을 가르치던 스승으로서 네 가지 분석지 주9 

구족한 분으로 번뇌를 소멸시킨 <누진통(漏盡通)을 이룬 아라한이란 뜻>위대한 스승 중의 한 분이셨다.

 

 하루는 낮 정진처에서 좌선을 하고 있던 중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웃차왈리카에 계시는 우리 스승 마하-나가 장로는 출가자의 본분사를 다해 마치셨을까,

아니면 아직도 못 마쳤을까?'

 

 그리고는 천안으로 보니 스승은 아직도 범인에 머물러 있으며, 자신이 가서 도와주지 않으면 범부로서 생을

마치고 말 형편이었다.

 

그는 신통력을 써서 공중으로 치솟아 올라 낮 정진처에 앉아 좌선하고 있는 스승의 근처에 조용히 내려섰다.

그는 스승께 예를 갖추어 절한 다음, 한쪽에 자리잡고 앉았다.

 

"담마딘나여, 어찌 이렇게 불쑥 나타났소?"
 

"스승께 여쭈어 볼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물으시오. 벗이여, 알고 있는 것은 모두 답해 주겠소."

 

 그는 이것저것 많은 질문을 했다. 마하나가 장로는 묻는 족족 거침없이 대답을 했다.


 

 "스님, 스님의 지혜가 참으로 예리하시군요. 언제 이런 경지에 도달했습니까?"


 

 "60년 전이라오."
 

"신통력을 쓰실 수 있습니까? 스님?"


 

 "그야 어렵지 않소."

 

 "그럼, 코끼리를 만들어 보십시오. 스님."


 마하-나가 장로는 전신이 새하얀 코끼리를 만들었다.

 

 "그럼, 그 코끼리가 두 귀를 쭈빗하게 세우고 꼬리를 뻗치고 코를 입에 넣어 무서운 나팔소리를 내면서

곧바로 스님에게 쫓아오도록 하십시오."


 장로는 그렇게 했다. 돌진해 오는 코끼리의 무서운 형상을 보자 그는 벌떡 일어나 도망치려 했다.

그러자 이미 번뇌를 소멸시킨 제자가 손을 뻗어 가사자락을 붙잡고 말했다.

 

 "스님, 번뇌가 다한 사람에게도 겁이 남아 있습니까?"
 

그러자 스승이 자신이 아직도 범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담마딘나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벗 담마딘나여, 나를 도와주오."


 

 "스님, 도와드리지요. 그러기 위해서 온 걸요. 염려마십시오."


 그리고는 그에게 명상 주제를 설해 주었다. 스승은 그 명상 주제를 받고서는 경행대에 올라서자

세 발짝만에 아라한과에 도달했다.

 

 

 2. 마하티싸 장로를 일깨우다.

 

마하티싸라는 장로가 있었는데 그는 일찍이 사미때부터 여덟 가지 선정 주10 을 이룰 수 있었다.
 이 선정의 힘 때문에 내면 깊숙히 숨어 있는 번뇌의 때가 밖으로 표출되지 않았고, 또 지식도 훌륭했기 때문에

누구의 눈에도 그는 성스런 팔정도에서 조금도 벗어나는 일이 없는 아라한으로 보였다.
 

그 자신도 지난 60년 간 자기가 아직도 범부이며 아라한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타랑가라에 주석하고 있는 담마딘나 장로에게 마하가마에 있는 티싸대정사(大精寺)의

비구대중들로부터 방문해 달라는 전갈이 왔다. 그곳에 가니 대중들은 계를 설해 달라고 청했다.

 

그는 말했다.

 

 "달리 마땅한 분이 안계시다면 나의 참선 지도 스승인 마하티싸 장로를 증명법사로 모시는 것이 어떻겠소,

그러면 내가 계사를 맡지요."
 

여러 비구들에 둘러싸여 그는 장로의 거처로 갔다. 장로에게 절을 올리고 한 옆에 앉았다.

 장로가 말했다.


 "어서 오시오. 담마딘나, 그대가 여기 다녀 간 지 꽤 오래 되었소."

 "네 스님. 티싸-대정사에서 비구 대중이 저에게 계를 설해 달라는 부탁을 해 왔습니다.

스님이 증명법사를 맡아 주신다면 저도 가볼까 합니다.

 

한참동안 우정어린 얘기를 나눈 뒤 담마딘나가 물었다.
 "언제 이런 경계에 도달했습니까, 스님?"

 "무려 60년이나 되오, 담마딘나."

 "그럼 그 경계를 지금 보여줄 수 있습니까?"

 "그야 문제없소, 벗이여."
 

"그럼 연못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까, 스님?"
 

"벗이여, 그건 어렵지 않소."

 

 그 즉시로 그들의 맞은 편에 연못을 하나 만들어 내었다.
 

"거기에다 연꽃의 줄기를 하나 만들어 보십시오, 스님."
 

장로가 그렇게 했다.

 "이제는 커다란 연꽃을 피게 하십시오."
 

연꽃이 만들어졌다.

 "그 꽃 속에 16살 난 처녀의 형상을 보여 주십시오."
 

장로는 말하는 대로 해 내었다.
 

그러자 담마딘나가 말했다.

 "스님, 그 소녀를 두고 아름답다고 거듭해서 생각해 보십시오."

 

 장로가 담마딘나의 말대로 생각하고 있자니 욕정이 일어났다.

 

이렇게 해서 자신이 아직도 범부임을 알아차리자 자기의 제자 옆에 무릎을 꿇으면서 말했다.

 

 "선남자여, 부디 나를 도와주오!"
 

그는 장로에게 부정(不淨)을 수관(隨觀)하게 해서 마음을 고요하게 한 다음, 명상 주제를 설해주고 그리고는

장로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방 밖으로 나왔다. 장로는 부정관(不淨觀)을 해서 자신의 신통력으로 일으킨 형성력 [行] 주11 과 욕정이라는 마음의 뜬 기운[心行]을 다 해체시킨 후 자신의 낮 정진처를 나왔을 때는 이미 아라한과의 네 가지 분석지를 성취하고 있었다.
 

그런 후 담마딘나는 그를 증명법사로 모시어 티싸마하비라로 가서 계율을 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