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 니까야와 신앙생활 /마성스님
빠알리 니까야에 기록된 가르침은 출가 제자들이나 신도들이 자율적 윤리체계로 인식하여 자발적으로 선택할 때에는 단지 가르침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삼귀의와 함께 일상의식에서 늘 독송되는 신앙 지침이 된다. 예를 들어 빠알리 니까야에 기록된 오계는 단지 중국에서 번역된 것처럼 불살생·불투도·불사음·불망어·불음주가 아니라 상세한 생활 지침을 내포하고 있다.
이 오계를 붓다 당시의 원어에서 그대로 번역해보면 자명하게 나타난다.불살생은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살아 있는 생명을 해치지 않는 계행을 지키겠습니다.”라는 말은 일상적이고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담론을 포함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두번째 불투도란 말도 애매하다. 세상이 모두 도둑놈인데 도둑질이 어디 있는가 묻는다면 애매해진다. 그러나 원어에는 “주지 않는 것을 빼앗지 않는 계행을 지키겠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세번째 불사음이라는 말도 어느 정도까지 사음으로 규정할 것인가가 애매해진다. 원어를 번역하면 “사랑을 나눔에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는 계행을 지키겠습니다.”이다.
네번째, 불망어도 거짓말의 한계를 어디까지 보아야 하느냐의 논란의 여지를 남겨 두고 있지만 원어에 보면 “어리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계행을 지키겠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다섯번째, 불음주도 단지 술을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곡주나 과일주 등 취기 있는 것에 취하지 않는 계행을 지키겠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은 재가의 신자들이 지킬 수 있도록 부드럽고 인간적인 계율로 되어 있다.그밖에 삼보에 대한 귀의도 단순한 삼귀의가 아니라 부처님은 어떠한 분이기에 귀의해야 하는가를 빠알리 니까야에서 배워야 한다.“님은 참으로 거룩하신 님, 올바로 원만히 깨달으신 님, 지혜와 덕행을 갖추신 님, 올바른 길을 가신 님, 세상을 이해하시는 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신 님, 사람들을 길들이시는 님, 하늘사람과 인간의 스승이신 님, 깨달으신 님, 세상에 존경받는 님이시옵니다.”가르침은 어떠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귀의처가 될 수 있는가. 빠알리 경전에 나와 있듯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신앙고백을 해야 한다.“세상의 존경받는 님께서 잘 설하신 가르침은 현세 유익한 가르침이며, 시간을 초월하는 가르침이며, 와서 보라는 가르침이며, 승화시키는 가르침이며, 슬기로운 이 하나하나에게 알려지는 가르침입니다.” 승가는 어떠한 모임이 되어야 하기에 귀의처가 될 수 있는가.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승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신앙고백을 해야 한다.“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참모임은 훌륭하게 실천합니다. 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참모임은 정직하게 실천합니다. 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참모임은 현명하게 실천합니다. 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참모임은 조화롭게 실천합니다. 이와 같이 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참모임은 네 쌍으로 여덟이 되는 참사람들로 이루어졌으니 공양받을 만하시고, 대접받을 만하시고, 선물받을 만하시고, 존경받을 만하시고, 세상에 가장 높은 복전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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