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빠사나는 어떤 수행인가?
위빠사나 수행은 현재 이 순간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sati. 觀)을 하는 수행입니다.
이 말은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마음이 있는 그대로 안다는 것입니다.
현재 자신을 되돌아보아 어떤 생각과 말과 행위를 하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만나는 모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오직 자신의 경험에 의한 정보를 가지고,
자신만의 색안경으로 대상을 판단하고 분별하며 살아왔습니다.
여기에 한 물건을 놓고 100명이 바라보면 100개의 견해가 나옵니다.
우리는 비록 감각기관과 부딪치는 밖의 대상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까지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이미 저장해놓은 '나'라는 고정관념으로 시비분별하여 판단하고
좋아하거나 싫어하며 업을 짓고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있는 그대로 보는 알아차림 수행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온갖 번뇌와 괴로움이 생긴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항상 괴로움의 원인은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이와 같이 자기만의 느낌과 생각의 노예가 되어 자기 견해만을 주장하면,
상대도 자기만의 느낌과 생각을 주장하고, 그래서 충돌이 있고,
그것에서 어떻게든 자기가 이기려는 욕망이 일어나 다시 업을 짓고 괴로움을 불러옵니다.
그래서 현재를 있는 그대로 보는 바른 눈이 없으면
매 순간 고통을 재생산하는 일만 하게 됩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마음이 현재를 있는 그대로 직관하는,
현재를 깨어서 보는, 알아차리는 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위빠사나 수행으로 현재를 있는 그대로 깨어서 보는 수행자는
매 순간 자신의 관념과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릴 수 있어서,
대상을 시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며,
그 자리에서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알아차림의 힘들이 쌓이면,
자신의 몸과 마음이 가지고 있는 진실한 법칙까지도 보는 눈이 열립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에 대한 법의 성품을 통찰하는 안목이 생기고,
이렇게 생긴 통찰지혜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잘못된 견해와 집착을 놓게 해 줍니다.
그래서 매 순간마다 일어나는 느낌과 생각의 노예에서 벗어나,
바른 생각과 말과 행위로 모든 괴로움을 소멸한 최고의 행복인 열반에 이르게 됩니다.
위빠사나는 한 마디로
자신의 어리석음으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괴로움을 지혜로 밝게 비추어 보아,
다시 괴로움으로 돌아올 만한 행위를 하지 않고,
현재를 알아차림으로 수용하여, 그 자리에서 즉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수행입니다.
즉 번뇌를 만나면, 그것을 재료로 알아차림을 해서
번뇌를 밝은 지혜로 바꾸어 가는 수행입니다.
2) 현재 이 순간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위빠사나 수행은 현재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들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 공통의 재산 1호는 자신의 몸과 마음입니다.
이제 이 공통의 재산을 이용하여 현재의 마음이 현재의 몸을 편안하게 주시하면
그때마다 있는 그대로 보는 위빠사나의 알아차림을 하는 것입니다.
즉, 현재의 마음이 현재의 몸을 대상으로
몸에서 일어나는 물질적 현상을 사실 그대로 알아차려보는 것입니다.
이때 마음이 잠시라도 현재의 몸을 주시하는 알아차림을 놓치면,
마음은 어느새 과거나 미래로 가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일으키고
좋거나 싫은 시나리오를 만들고, 망상 속에 빠져있게 됩니다.
이것은 깨어있지 못한 것이고 번뇌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사실 그대로 다시 알아차리는 것이 수행입니다.
그래서 수행의 시작은
마음이 현재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려고 의도를 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수행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몸에 마음을 붙여서 몸을 직접 느낄 때부터 수행입니다.
그러나 이런 작업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마음은 천지사방으로 돌아다니는 일만 해왔기 때문에
몸에 마음을 붙인다는 것은 부단한 노력을 해야 가능해집니다.
실제로 좌선을 조금이라도 해보신 분은 분명 자기가 지금 숨을 쉬고 있는데도
숨 쉬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가 자기 숨쉬는 것을 몰라서
그것을 알아차려야한다는 말인가 하고 짜증을 냅니다.
그러나 내가 숨을 쉰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과
실제 숨을 쉬는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먼저 숨을 쉰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내가 숨을 쉬고 있다' 라고 생각하면서
숨 쉬는 것을 알아차린다고 착각한 것이고,
실제 숨을 쉬는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은
마음이 호흡을 알아차리려는 의도를 내서
호흡을 직접 지켜 보는 것으로,
직접 호흡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알고 있는 과정입니다.
즉 마음이 몸을 대상으로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지켜보는 일을 하고 있는 마음의 행위(작용)입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숨쉰다는 것을 아는 것과
숨 쉬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수행은 직접 실천하는 행위입니다.
생각으로 아는 것은 알아차림을 놓친 망상일 뿐입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것의 구별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알아차림이 되던 안 되던
그냥 좌선으로 호흡을 알아차리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 생각하는 것과 알아차리는 것이 확연히 구별됩니다.
그때까지는 그냥 알아차림을 무조건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은 실제로 저희 선원에서 좌선을 할 때 알아차려가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3) 좌선은 이렇게 해보세요.
마음이 몸을 대상으로 알아차릴 때 몸의 자세는 움직이거나 멈추어있습니다.
좌선은 몸이 움직이지 않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호흡을 대상으로 하는 알아차림이며,
경행은 행위를 하느라 몸의 움직임이 있을 때 현재 몸의 움직임을 대상으로 알아차림을 하는 것입니다.
수행처에서 좌선과 경행을 1:1로 합니다.
이것은 일상에서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거나 어느 상황이라도
현재 자신의 몸을 알아차림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함입니다.
특히 좌선은 서있거나 누웠을 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 좌선 **
한국 위빠사나 선원에서는 좌선을 시작 할 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리드를 하고
수행자는 이 리드에 따라 편하게 좌선을 시작합니다.
이 방법은 저희 선원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신수심법을 다 아울러 수행하도록
저희 선원의 선원장이신 묘원 법사님께서 직접 프로그램화하셨습니다.
이 방법은 초보 수행자들에게 좌선을 할 때
자연스럽게 알아차림을 시작하고, 또 알아차림을 이어가게 해주는 방법입니다.
읽어보시고 이와 같이 자연스럽게 좌선을 시작해보십시오.
1. 바른 자세로 앉는다.
몸의 긴장을 다 풀어 몸에 긴장됨이 없이 편안하면서도 바른 자세로 앉으십시오.
턱을 약간만 아래로 당기고, 허리는 편안하게 펴십시오.
손은 무릎 위에 편하게 올려놓으십시오.
발은 반가부좌나 두 발을 나란히 바닥에 내려놓는 평좌를 하십시오.
한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을 만큼 부담 없는 자신만의 편안한 자세를 잡으십시오.
2. 현재의 마음을 알아차린다.
이제 현재의 마음상태를 알아차립니다.
지금 내 마음에 바라는 것이 있는가, 미워하는 것이 있는가,
졸리는가, 들떠있는가, 의심하고 있는가를 알아차리십시오.
어떤 마음이 있든지 그냥 “있구나”하고 알고 그 마음에 대해 시비하지 마십시오.
또한 어떤 마음이 잡히지 않더라도 마음을 보려고 현재를 한 번 느껴보았으면 된 것입니다.
3. 몸의 느낌을 알아차린다.
이제 마음이 몸으로 가서 몸의 있는 느낌을 주시합니다.
눈꺼풀, 입술, 손, 엉덩이의 느낌을 차례대로 마음이 직접 머물러 그 느낌을 알아차리고 내려갑니다.
이와 같이 서로 접촉된 부분에 마음을 겨냥하면 극서을 아는 느낌이 있습니다.
수행자는 이 느낌을 알아차릴 대상으로 해서 지켜보면 그 느낌들의 변화를 알 수 있으며,
이처럼 직접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알아차리면서 내려갑니다.
자, 먼저 눈꺼풀이 있는 것을 아십시오. 눈꺼풀이 있음을 아는 것이 느낌입니다.
이때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십시오.
먼저 눈꺼풀이 서로 닿아있는 것을 알아차리십시오(직접 느껴보십시오).
점차 서로 닿아있는 부분에서 따스함, 가벼움, 무거움, 떨림, 빛 등의 느낌이 느껴집니다.
그 중에서 강한 느낌 하나를 알아차리십시오.
그리고 그 변화를 주시하십시오.
-사이(얼마동안 그 자리에서 지속하여 알아차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
이제 입술로 갑니다.
입술이 닿아있는 것을 알아차리십시오.
입술에 마음을 붙이는 것입니다. - 사이 -
이제 입술에 있는 따스함, 촉촉함, 떨림 등의 느낌을 알아차리고 그 변화를 보십시오. -사이 -
다음은 손으로 갑니다.
손이 어딘가에 닿아있는 것을 아십시오. -사이-
손에 있는 따스함, 쑤심, 진동 등의 느낌을 알아차리고 그중 한 느낌의 변화를 보십시오. -사이-
마지막으로 엉덩이로 갑니다.
엉덩이가 방석에 닿아있는 것을 아십시오. -사이 -
그리고 닿아있는 부분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알아차리십시오.
무거움 단단함 떨림 등의 느낌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지금 느끼는 그 느낌을 대상으로 그 변화를 알아차립니다. -사이-
4. 현재를 알아차린다.
자, 이제는 마음을 현재로 가져옵니다.
지금 이 순간을 그냥 편안하게 지켜보십시오.
현재 내 마음이 인식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려 보십시오.
마음이 소리를 듣고 있거나 고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아니면 마음이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아는 마음도 현재와 함께 흘러가고 있습니다.
알아차리고 있는 마음도 계속 생멸하면서 흐르고 있습니다.
그냥 현재를 느껴보십시오. 그리고 지속하십시오. -사이 -
5. 호흡을 알아차린다.
또한 현재 여기에 앉아있는 자신의 몸의 느낌을 마음이 알고 있습니다.
앉아있는 몸을 전체적으로, 크게 알아차리십시오.
그리고 가만히 몸 전체를 주시합니다. -사이 -
몸의 어디선가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것이 호흡입니다. 호흡은 코, 가슴, 배, 몸의 일부에서 움직임으로 나타납니다.
그 중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 하나를 선택해서
그 자리에서 호흡에 의한 몸의 움직임을 알아차리십시오.
호흡은 편안하고 자연스런 호흡을 해야 합니다.
복식 호흡이나 단전호흡으로 호흡을 일부러 만들지 마십시오. -사이-
처음에는 호흡의 움직임 중에서 ‘일어남 하나만을 제대로 알아차리십시오. -사이 -
어느 정도 집중이 되면 이제 일어남과 꺼짐을 알아차리십시오.
점차 집중이 더 잘 되어지면 일어남, 꺼짐, 쉼까지 알아차리십시오.
이렇게 호흡의 일어남과 꺼지는 모양을 알아차리다가
점차 그 움직임 안에서 일어나고 꺼지는 호흡의 느낌을 대상으로 알아차리십시오.
그러나 느낌을 일부러 찾으면 안 됩니다.
현재의 느끼고 있는 것을 알면 됩니다.
느껴지는만큼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사이-
6. 장애(손님)를 알아차린다.
그러나 호흡을 알아차리는 중에 마음은 어느새 망상이나 통증 졸림 싫증 의심에 빠집니다.
이런 손님(법, 장애)들을 발견했을 때,
그들을 없애려하거나 싫어하지 말고, 나타나는 대로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와서 호흡을 알아차리십시오.
이들은 없애려고 하면 더욱 커집니다.
그냥 지금 이런 대상이 있었네! 하고 알아차려주면
그들은 자기 할일을 다 한 것으로 더 이상 커지지 않고 물러납니다.
그래서 어떤 장애라도 알아차림으로 대하면
수행자도 자기 할 일을 다 한 것으로 알아차림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행자가 장애를 싫어해서 반응을 하면 그 장애에 걸려서 수행을 할 수 없게 됩니다.
7. 좌선 중에 이따금씩 앉아있는 자세가 반듯한지 살펴보고,
몸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알아차려 몸의 긴장을 풀고,
알아차림을 놓쳤더라도 시비하지 말고, 다시 알아차림을 시작합니다.
또한 이따금씩 ‘지금 내 마음이 무엇을 하는가’하고 현재를 알아차려보십시오.
만일 알아차림을 놓치고 있었어도,
그런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주면, 지금 다시 알아차림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언제라도 지금 다시 알아차림을 시작하면 수행이 이어지는 것으로
이것이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좌선 중에 나타나는 대상은 무엇이든지 다 알아차릴 대상인 법입니다.
호흡, 몸의 가려운 느낌, 통증, 졸림, 하기 싫음, 의심, 생각 등등 무엇이든 다 법입니다.
그러므로 그 무엇도 바라지 말고,
또한 없애려고 하지 말고,
나타나는 대로 모두 법으로 받아들여
알아차림으로 수용하십시오.
다시 한 번 좌선하는 과정을 정리하면,
1) 편안한 자세로 허리를 펴고, 몸의 긴장을 풀고, 바르게 앉습니다.
2) 현재의 마음상태를 있는 그대로 한 번 알아차립니다.
3) 마음을 몸에서 붙여서 눈, 입술, 손, 엉덩이의 실재하는 느낌을 알아차립니다.
4) 마음을 현재로 가져와 현재 마음이 알고 있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5) 몸의 느낌에서 움직임이 가장 큰 곳,
예를 들면 배의 일어나고 꺼지는 호흡에 마음을 기울여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먼저 들숨에 의한 배의 일어남 하나라도 잘 알아차리고
그것이 잘 이어지면 들숨에 의한 배의 일어남과 날숨에 의한 배의 꺼짐을 함께 알아차립니다.
6) 호흡을 알아차리는 중에도 일어나는 여러 가지 법(통증, 망상, 졸림, 싫증, 의심)에도
반응하지 않고 있으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줍니다.
이대로 한 번 따라서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알아차려지는만큼 자연스럽게 알아차리십시오.
알아차림을 잘하려고 하면 더 잘 안 됩니다.
마음에 바라는 마음이 없어야
마음이 편안해져서 알아차림을 잘 이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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