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상/일반

『周易』에 표상된 吉凶의 哲學的意味

rainbow3 2019. 10. 18. 01:18

『周易』에 표상된 吉凶의 哲學的意味

 

林炳學 

 

차 례


Ⅰ. 시작하는 말
Ⅱ. 吉凶의 발생
Ⅲ. 공간적 사유에서 吉과 凶
   1. 失得의 象인 吉과 凶
   2. 中正과 不明으로 인한 吉과 凶
   3. 결과에 따른 吉과 凶
Ⅳ. 시간적 사유에서 吉凶
Ⅴ. 맺음말 

 

【국문초록】

 

본고에서는 聖人이『周易』을 지은 목적이 君子로 하여금 자신의 本性인 性命之理(四德)에 순응하게 하기 위한 것임을 근거로 吉凶의 철학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즉, 聖人이 64괘의 卦辭를 붙이고, 384爻의 爻辭를 짓고, 十翼을 지어서 吉凶을 드러낸 것은 君子를 기르기 위한 것임을 밝히고자 하였다.

 

易學에서는 인간의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근거인 天道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卜筮(占)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주역』은 卜筮를 위한 占書라는 인식이 있지만, 易學에서 卜筮는 天道의 변화원리를 인간의 길흉화복으로 나타내는 天道의 내면화에 의한 인간의 주체적 자각의 방법으로 제기되었던 것으로 ‘吉凶’이 단순히 의심을 결단하는 占辭의 의미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올바른 삶을 살아가게 하는 철학적 개념이라 하겠다.

 

먼저 길흉은 인간의 행동에서 생기는 것으로 天道에 순응하여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德인 義에 맞게 행동하면 吉이고, 天道를 망각하고 의롭지 못한 행동을 하면 凶이 발생됨을 알 수 있다.

 

공간적(대상적) 사유에서 길과 흉은 실존적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中道나 君子之道등을 얻으면 길이고 잃으면 흉이며, 또 中正之道를 쓰면 길이고 총명하지 못하면 흉이며, 그 결과에서는 경사나 기쁨이 있으면 길이고 마침이나 공이 없으면 흉임을 밝히고 있다.

 

吉과 凶을 나누었다고 하여『주역』에서 이분법적 사유로 吉은 좋은 것이고 凶은 나쁜 것임을 밝힌 것은 아니다. 시간적(주체적) 사유에서 길과 흉은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仁禮義智 四德가운데 義에 근거하여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삶에서 吉凶은 궁극적으로 吉로 하나가 됨을 알 수 있다.

四德을 실천하는 君子는 길한 일이 있을 때에는 교만하지 않고 ‘겸손’으로써 그 吉을 이어가고, 凶한 일이 있을 때에는 그러한 일이 왜 일어났는지 ‘자기반성’을 함으로써 吉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주제어
吉凶, 卜筮, 占, 天道, 四德, 義 

 

Ⅰ. 시작하는 말

 

易學에서는 인간의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근거인 天道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卜筮(占)1)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周易』이 卜筮를 위한 占書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周易』의 핵심적 개념인 吉凶2)을 점쳐서 결단하는 말인 ‘占決之辭’3)로 이해하고 있다.

 

이는 易學史에서『周易』이 秦始皇때 ‘焚書坑儒’에서 卜筮하는 책으로 여겨 불태워지지 않았다는 기록과 漢代에는 象數易學과 易緯說이 등장하면서 術數說과 陰陽災異說등의 讖緯說과 결합되었다는 것, 그리고 송대 성리학을 집성한 朱子가 ‘易은 卜筮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4)라고 하는 등에서 占書로 자리 잡게 되었던 것이다.5)

 

그러나 『周易』의 卦와 爻가 卜筮6)에서 출발되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지만, 易學的사고의 시작이 농경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天地萬物과 日月四時의 변화지도인 天道와 이에 적응하는 인간 삶의 正道인 人道의 자각이 문제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7) 卜筮의 철학적 의미가 무엇인지 먼저 밝혀져야 할 것이다.

 

卜筮와 占에 대하여 “卜筮를 쓰는 사람은 그 占을 숭상하니”8)라 하여, 卜筮가 占의 방법임을 밝히면서, “수를 지극히 하여 미래를 아는 것을 占이라 하고, 변화에 통하는 것을 事라고 한다.”9)라고 하여, 數의 헤아림을 통해 미래는 아는 것과 변화의 원리에 통하는 것이 占事임을 밝히고, 또 “그 변화를 보고 그 占을 완미한다”10)라고 하여, 그 의미가 단순한 물리적 내지 현상적 의문을 판단하는 행위에 머무르지 않고, 數의 헤아림을 통해 변화원리인 易道를 자각하여 미래를 아는 것이라 하였다.

 

또한 易學의 학문적 탐구과제인 易道인 變化之道11)에 대하여 “形而上的존재를 道라고 한다.”12)라고 하여, 占事가 신령한 대상적 존재13)에게 물어서 아는 행위가 아니라 형이상의 易道를 탐구하여 미래를 아는 일임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易學에서 卜筮(占)는 天道의 변화원리를 인간의 길흉화복으로 나타내는 天道의 내면화에 의한 인간의 주체적 자각의 방법으로 제기되었던 것이며, 占事의 결과로 드러나는 ‘吉凶’이 단순히 의심을 결단하는 占辭의 의미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올바른 삶을 살아가게 하는 철학적 개념임을 알 수 있다.

 

1) 尹乃鉉교수는 동양문화의 연원인 商王朝의 연구에서 “甲骨文은 殷墟卜辭라고도 말하듯이 神의 意志를 파악하기 위한 占卜行事에 관한 기록이다. 이 갑골문에 나타난 卜辭의 내용은 商代초기에는 ‘敵國의 정벌과 出御에 대한 도움’, ‘王에 대한 보호’, ‘農事의 豊凶’ 등 객관적 판단을 얻기 위한 것이었으나, 末期에는 王이 자신의 주관적인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로 이용된 것 같다.”라고 하여, 卜의 내용이 바뀌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尹乃鉉,『商王朝史의 연구』, 景仁文化史, 1978,174-175쪽 참조.)

卜筮는 일반적으로 卜의 방법에 이용된 동물이 거북이었기 때문에 ‘거북점’이라 하고, 筮의 방법에는 百줄기를 가진 상스러운 풀인 蓍草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시초점’이라고 부른다

2) 十翼을 포함하여『周易』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한자는 어조사 ‘也’로 960번이며, 두번째는 가로 ‘曰’로 582번이며, 그 다음이 길할 ‘吉’로 286번 나오고, 흉할 凶은 117번 나오고 있다. 也와 曰은 助詞와 動詞로 철학적 함의를 가진 단어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吉과 凶이 『周易』의 가장 많이 언급된 개념임을 알 수 있다.
3) 朱子는 吉凶에 대하여 “길흉은『周易』가운데 있는 괘효사(卦爻辭)를 점쳐 결단한 말씀이다”(“吉凶者易中卦爻占決之辭也”, 『周易正義』, 繫辭上, 제1장 註)라고 하여, ‘占決之辭’로 규정하고 있다.
4) 朱熹, 『朱子語類』 권66,『朱子大典』, 제16책, “易本爲卜筮而作
5) 김학권, 『주역』의 “吉․凶․悔․吝”에 대한 고찰 ,『범한철학』 제47집, 범한철학회, 2007, 2-3쪽 참조.
6) 현대 분석 심리학에서는 卜筮에 대하여 “『周易』을 ‘無意識을 意識化시키는 도구’, ‘無意識을 드러내는 장치’라는 시각에서 본다면, 『周易』의 占卜에는 의식의 한계상황에서 인과율과 時․空의 제약을 넘어서는 무의식의 활성화됨으로써 무의식의 절대지가 의식에 도달하는 없는 세계를 파악하는 ‘同時性의 原理’가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여, 因果律만으로 포착할 수 없는 삶의 현실을 자각하는 노력으로 이해하고 있다.(이부영, 『분석 심리학』, 일조각, 1984, 375-376쪽 참조.)
7) 류남상, 동양철학에 있어서 주제의 변천(Ⅰ) ,『동양철학연구』창간호, 한국동서철학회, 1984, 6-7쪽 참조.

8)『周易』, 繫辭上, 제10장, “以卜筮者尙其占”
9)『周易』, 繫辭上, 제5장, “極數知來之謂占”, 繫辭下, 제12장, “占事知來”
10)『周易』 , 繫辭上, 제2장, “觀其變而玩其占”
11)『周易』, 繫辭下, 제8장, “(易之)爲道也屢遷變動不居周流六虛”
12)『周易』, 繫辭上, 제12장, “是故形而上者謂之道”
13) 唐代공영달의 『周易正義』에서 계사상편 제9장, 제10장 등 여러 곳을 설시구괘(揲蓍求卦)의 방법으로 주석하여 『주역』에서 점(占)의 뜻을 대상적으로 주석하였으며, 宋代주자도『周易正義』 첫 머리에 筮儀를 지어 대상적 존재인 신령에게 길흉을 묻는 점치는 방법을 기술하고 있다. 

 

繫辭上․下篇에서는 吉凶에 대하여 “聖人이 卦를 만들어 상징을 보고 말씀을 메어서 吉凶을 밝히니”14)․“성인이 천하의 움직임을 보고서 그 회통함을 관찰하여 떳떳한 예를 행하며, 말을 메어서 길흉을 결단한 것이다. 그러므로 효라고 이르니”15)라고 하여, 聖人이 天下의 움직임을 깨달아 지은 (64卦) 384爻辭가 길흉을 결단한 말씀임을 밝히고, “팔괘가 길흉을 정하고 길흉이 대업을 낳는 것이다.”16)․“팔괘는 상으로써 고하고 효사와 단사는 뜻으로써 말해주니, 강유가 섞여 거처함에 길흉을 볼 수 있다.”17)라고 하여, 三爻單卦인 八卦에 의해 길흉이 정해지고, 六爻重卦인 64괘에서 길흉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周易』에서는 易道를 天地人三才之道로 표상하고 있지만, 說卦篇에서 “옛날에 성인이 주역을 지은 목적은 장차 性命之理에 순응하게 하고자 함이니”18)라고 하여, 卦와 爻가 궁극적으로는 人道인 性命之理를 밝히고 있음 알 수 있다. 따라서 易道의 표상체계인 卦와 爻에 메어놓은 말씀(繫辭)이 길흉을 결단하고 판단한 것이면서 동시에 性命之理를 표상하고 있기 때문에 吉凶이 占辭의 의미보다 인간의 행동에 따라 갈라지는 君子之道와 小人之道의 의미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본고에서 空間的思惟와 時間的思惟로 吉凶의 철학적 의미를  분석하고 있는데, 시간과 공간은 易學을 비롯한 先秦儒學에서 만물의 존재 방식이자 존재(道)의 표상범주로 밝히기 때문으로 인간의 사유방식도 그것에 근거하게 된 것이다. 시간적 사유는 인간의 주체적 자각에 근거한 존재의 근원적 진리성을 밝히는 사유로 통합적․원형적 마인드인 主體的思惟라 하겠고, 공간적 사유는 상대적 세계인 공간으로 드러난 현상적 존재를 분석하여 존재의 다양성을 밝히는 사유로 분석적․현상적 마인드인 對象的思惟라 하겠다.19)

예를 들면, 대상적 사유에서는 善과 惡을 二分法的으로 보아 善은 좋은 것이고, 惡은 해로운 것으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지만,『大學』을 비롯한 先秦儒學의 경전에서는 ‘至善’20)이나 ‘善性’21)등으로 표현하여 善과 惡을 넘어선 근원적 차원에서 논하고 있다.22)

 

이에 十翼을 포함한『周易』 經文의 내용을 분석하여 길과 흉이 군자의 삶과 관련된 철학적 개념임을 밝혀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2장에서는 吉凶의 발생에 대하여 고찰하고, 3장에서는 空間的思惟에서 현상적으로 드러나는 吉과 凶을 분석하고, 4장에서는 時間的思惟에서 일체적인 吉凶의 의미에 대하여 고찰하고자한다.

 

14)『周易』, 繫辭上, 제2장, “聖人 設卦 觀象繫辭焉而明吉凶”

15)『周易』, 繫辭上, 제8장, “聖人 有以見天下之動 而觀其會通 以行其典禮 繫辭焉 以斷其吉凶 是故謂之爻”
16)『周易』, 繫辭上, 제11장, “八卦 定吉凶  吉凶 生大業.
17)『周易』, 繫辭下, 제12장, “八卦  以象告  爻彖  以情言  剛柔雜居而吉凶  可見矣.”
18)『周易』, 說卦, 제2장, “昔者聖人之作易也  將以順性命之理”

19) 時間的思惟는 主客이 분리되지 않은 진리 지향적 사유이기 때문에 一元論的思惟이고, 空間的思惟는 主客이 분리된 분석적 사유이기 때문에 二元論的思惟라 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동양철학에서 一元論과 二元論은 형이상하를 포괄하여 현상세계와 그 본원을 설명할 때 그 근원이 둘이냐 통일적인 하나인가를 설명하는 이론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즉, 性理學에서는 세계의 본원을 理와 氣로 설명할 때 氣가 근원적이냐, 理가 근원적이냐, 또는 理氣가 동시에 근원성을 가지느냐와 같은 문제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각각 氣一元論, 理一元論, 또는 理氣二元論등으로 언급할 수 있다.
20)『大學』, 經1장, “大學之道는 在明明德하며 在親民하며 在止於至善이니라”
21)『周易』, 繫辭上, 제5장, “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也 成之者性也.”
22) 이러한 사유방식은 동양철학의 사유방식으로 道家에서는 세계를 선․악, 미․추,장․단 등으로 분별하는 사유를 ‘分別知’라 하고, 분별하지 않고 대상세계의 본질을 밝히는 사유를 ‘明智(無分別知)’로 규정하고 있으며, 佛敎에서는 이성적 사유에 근거한 분석적인 알음알이의 사유를 ‘理性知’라 하고, 본질적 직관에 근거한 지혜를 밝히는 사유를 ‘般若知’ 혹은 ‘直觀知’로 규정하고 있다.

 

 

Ⅱ. 吉凶의 발생

 

繫辭上篇과 繫辭下篇 제1장에서는 吉凶의 발생에 대하여

 

“방정함으로써 무리를 모으고 물로서 무리를 나누니 길흉이 생긴다.”23)

23)『周易』, 繫辭上, 제1장, “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  生矣”


“길흉회린이라는 것은 행동에서 생겨나는 것이고”24)

24)『周易』, 繫辭下, 제1장, “吉凶悔吝者  生乎動者也”

 

라고 하여, 길흉은 방정과 物이 모이고 나누어지는 것과 인간의 행동에 따라 생기게 됨을 밝히고 있다.

 

繫辭上篇 제1장에서 밝힌 방정과 物의 의미를 통해 吉凶의 발생을 고찰해 보면, ‘방정(方)’에 대하여

重地坤卦(☷☷)에서는 “六二는 곧고 방정하고 위대한 것이라”25)․“문언에서 말씀하시기를 坤은 지극히 유순하나 움직임에 강건하고, 지극히 고요하고 德은 방정하니”26)․“곧음은 그 바름이고, 방정함은 그 義이니”27)라고 하여, 坤卦의 덕이 방정하고 그 방정함은 인간 본성인 義와 관계됨을 밝히고 있으며,

火水未濟卦(☲☵)에서는 “군자는 방정함에 거처해야”28)라 하고, 繫辭下篇에서는 “군자가 방정함을 헤아림으로 법의 떳떳함이 있다”29)라고 하여, 방정(方)이 군자의 행동원리임을 밝히고 있다. 즉, ‘방정’은 重地坤卦(☷☷)가 표상하는 군자의 德을 상징하는 것으로 군자의 행동원리인 義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25)『周易』, 重地坤卦, “六二  直方大”
26)『周易』, 重地坤卦, 文言, “文言曰  坤  至柔而動也  剛  至靜而德方”
27)『周易』, 重地坤卦, 文言  六二爻辭, “直  其正也  方  其義也”
28)『周易』, 火水未濟卦, 大象辭, “象曰火在水上  未濟  君子  以愼辨物 居方”
29)『周易』, 繫辭下, 제8장, “初率其辭而揆其方  旣有典常” 

 

그리고 ‘物’에 대하여

重天乾卦(☰☰)에서는 “물을 이롭게 하는 것이 義에 화합한다.”30)라 하고,

風火家人卦(☴☲)에서는 “말씀에는 物이 있어야 한다.”31)고 하고,

또 繫辭上篇에서는 “그 물의 마땅함을 상징화하는 것이라 그러므로 상이라 이르고”32)․“이러한 고로 하늘이 神物을 내시거늘 성인이 법받으며”33)․“육효가 서로 섞여 있음은 오직 그 時物이다”34)라고 하여, ‘物’은 개체적인 사물이나 물건 또는 만물을 의미하는 뜻을 넘어서서 ‘神物’, ‘時物’, ‘物宜’ 등 존재원리를 상징하는 개념이자 인간 본성의 입장에서 ‘義’를 표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방정과 物은 인간 본성인 仁禮義智 四德에서 義와 관계되는 것으로, 인간의 행동이 義에 부합되면 吉이 생기고, 義에 부합되지 않으면 凶이 생긴다고 하겠다. 吉凶이 인간의 행동으로부터 말미암는 것은 자신의 德을 쌓는 것과 관계되는 것으로 인간이 자기 본성을 자각하여 도덕적 존재로 성숙되는 것과 연결되는 것이다.

 

여기서 인간의 행동은 心動과 行動으로 구별되는데, 사려․판단 등 마음의 움직임에 의해 주체적 가치판단이 결정된 후에 실천하게 된다. 이런 自覺․自發적 행위는 원래 자연적인 ‘천하의 움직임(天下之動)’35)을 주체적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여기에 길흉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대상 자체가 길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의 행위에 따라서 발생됨이 분명해지는 것이다.36)

 

30)『周易』, 重天乾卦, 文言, “利物  足以和義”
31)『周易』, 風火家人卦, 大象辭, “象曰風自火出  家人  君子以言有物而行有恒”
32)『周易』, 繫辭上, 제8장, “象其物宜  是故謂之象”
33)『周易』, 繫辭上, 제11장, “是故  天生神物  聖人則之”
34)『周易』, 繫辭下, 제10장, “六爻相雜  唯其時物也”
35)『周易』, 繫辭上, 제8장, “聖人  有以見天下之動  而觀其會通  以行其典禮  繫辭焉  以斷其吉凶  是故謂之爻”

36) 鄭炳碩,『周易』의 象徵體系의 涵義,『周易의 현대적 조명』한국주역학회 편, 범양사 출판부, 1992, 240쪽. 

 

이를 繫辭下篇제12장에서는 “이러한 까닭에 사랑하는 것과 미워하는 것이 서로 공격하여 길흉이 생기고, 멀고 가까운 것이 서로 취하여 悔吝이 생기고, 실정과 거짓이 서로 감응하여 이해가 생기니, 대체로『주역』의 뜻을 가까이하고 서로 얻지 못하면 흉하거나 혹은 해로우며 후회하고 인색하게 된다.”37)라고 하여, 인간이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섞여서 吉이나 凶이 생겨난다고 하였다.

즉, 吉과 凶은 인간의 행동이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에 자기 책임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다.38)

 

37)『周易』, 繫辭下, 제12장, “是故 愛惡相攻而吉凶 生 遠近相取而悔吝 生  情僞相感而利害   凡易之情  近而不相得  則凶或害之  悔且吝.”
38) 조우진,『흉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역'의 관점에서』 ,『범한철학』61집, 범한철학회, 2011, 45쪽. 


또 繫辭下篇 제10장에서는 吉凶의 발생에 대하여

 

“『주역』의 책이 광대하여 모두 구비해서 天道가 있고 人道가 있고 地道가 있으니, 삼재를 겸하여 두 번 한 것이다.

그러므로 六이니 六은 다름이 아니라 三才의 道이다.

道가 변동함이 있으므로 爻라 말하였고, 爻가 차등이 있으므로 物이라 말하였고, 物이 서로 섞여 있는 것이라 그러므로 文이라 하였고, 文(天文․人文)이 마땅하지 않는 것이라 그러므로 길흉이 생겨난 것이다.”39)

39)『周易』, 繫辭下, 제10장,

“易之爲書也  廣大悉備  有天道焉  有人道焉  有地道焉  兼三才而兩之 

故 六 六者 非他也  三才之道也 

道有變動  故曰爻  爻有等  故曰物  物相雜  故曰文 文不當  故 吉凶生焉.”

 

라고 하여, 天地人三才의 道가 變하고 움직이는 작용성에 근거하여 최종적으로 吉凶이 생기게 됨을 밝히고 있다. 길흉의 생겨남이 天道가 드러나는 文(天文․人文)에 바탕하고 있는 것은 인간 행동의 기준인 義의 근거가 天道에 있기 때문이다. 즉, 義로운 행위가 드러난 吉은 天道에 순응하는 인간의 행위에서 생겨나고, 凶은 天道에 순응하지 않는 不義한 행동에서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각 卦에 나타난 吉과 凶의 의미를 통해 살펴보면,

먼저 澤地萃卦(☱☷) 彖辭에서는 “큰 희생을 씀이 길하여 갈 바가 있음이 이롭다고 한것은 天命에 순응하는 것이다.”40)라 하고,

山雷頤卦(☶☳)에서는 “六五는 경전을 거슬리나 정도에 거처하면 길하거니와 대천을 건너는 것을 불가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정도에 거처함의 길은 상제를 쫓아 순응하기 때문이다.”41)라 하여, 天命과 上帝에 순응하는 것이 吉임을 밝히고,

風水渙卦(☴☵)에서는 “初六은 구원할 말이 장성함을 사용하니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初六의 吉은 순응하기 때문이다.”42)라고 하여, 天道에 순응하는 인간의 행위가 길임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공손으로써 순응함(順以巽)’43),‘순응하여 해가 없음(順不害)’44), ‘일에 순응함(順事)’45), ‘원칙으로써 순응함(順以則)’46) 등 순응함이 길임을 여러 곳에서 밝히고 있다.

 

40)『周易』, 澤地萃卦, 彖辭, “用大牲吉利有攸往  順天命也”
41)『周易』, 山雷頤卦, “六五  拂經 居貞 吉  不可涉大川. 象曰居貞之吉  順以從上也.”
42)『周易』, 風水渙卦, “初六  用拯  馬壯 吉. 象曰初六之吉  順也.”
43)『周易』, 山水蒙卦, “六五  童蒙 吉. 象曰童蒙之吉  順以巽也.”
        風火家人卦, “六二  无攸遂  在中饋  貞吉. 象曰六二之吉  順以巽也.”
44)『周易』, 澤山咸卦, “六二  咸其腓  凶  居吉. 象曰雖凶居吉  順  不害也.”
45)『周易』, 地風升卦, “六四  王用亨于岐山  吉  无咎. 象曰王用亨于岐山  順事也.”
46)『周易』, 地火明夷卦, “六二  明夷  夷于左股  用拯馬壯  吉. 象曰六二之吉  順以則也.” 

 

또 天水訟卦(☰☵)에서는 “九二는 무리에 있어서 中할새 길하고 허물이 없으니 왕이 명을 세 번 주는 것이다. 象에서 말하기를 무리에 있어서 중이 길하다는 것은 하늘의 은총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47)라 하여, 하늘의 은총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길하다고 하였으며,

火天大有卦(☲☰)에서는 “上九는 하늘로부터 도와서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다. 象에서 말하기를 大有卦上爻가 吉한 것은 하늘로부터 도와주기 때문이다.”48)라 하고,

山澤損卦(☶☱)에서는 “六五는 혹이 돕는 것은 十이 벗하는 것이라 거북도 능히 어기지 않으니 근원적으로 길하다. 상에서 말하기를 六五의 근원적 길함은 上으로부터 돕기 때문이다.”49)라고 하여, 하늘로부터 도움을 받을 때 길하다고 하였다.

 

47)『周易』, 天水訟卦, “九二  在師  中 吉 无咎  王三錫命. 象曰在師中吉  承天寵也”

48)『周易』, 火天大有卦, “上九는 自天祐之  吉无不利. 象曰大有上吉  自天祐也.”
49)『周易』, 山澤損卦, “六五 或益之  十朋之  龜  弗克違  元吉. 象曰六五元吉  自上祐也.” 

 

반면에 凶의 발생에 대하여,

澤水困卦(☱☵)에서는 “六三은 돌에서 곤궁하며 찔레가시에 의거하는 것이라 그 집에 들어가도 그 처를 보지 못하니 흉하다. 상에서 말하기를 그 집에 들어가도 그 처를 보지 못함는 상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50)라 하여, 하늘에 순응하지 않아 상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라 하였고,

繫辭下篇 제5장에서는 困卦의 六三爻를 인용하여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곤궁할 바가 아닌데 곤궁하니 이름은 반드시 욕되고, 의거할 바가 아닌데 의거하니 몸은 반드시 위태로우니 욕되고 또 위태로워서 죽음의 기약이 장차 이르니 처를 어떻게 볼 수 있겠는가?”51)라고 하여, 인간의 잘못된 행위에 의해 장차 죽음에 이르는 흉이 생겨남을 밝히고 있다.

 

50)『周易』, 澤水困卦, “六三  困于石  據于蒺藜  入于其宮  不見其妻  凶. 象曰據于蒺藜  乘剛也  入于其宮不見其妻  不祥也.”
51)『周易』, 繫辭下, 제5장, “子曰  非所困而困焉  名必辱. 非所據而據焉  身必危. 旣辱且危死期將至  妻其可得見邪.” 

 

또 地雷復卦(☷☳)에서는 “上六은 미혹된 복이라 흉하니 …… 象에서 말하기를 미혹된 복의 凶은 군자지도에 반대되기 때문이다.”52)라 하여, 君子之道에 반대되기 때문이라고 하였고,

天風姤卦(☰☴)에서는 “九四는 물고기가 없는데 감싸는 것이니 흉함이 일어난다. 象에서 말하기를 물고기가 없음이 흉하다는 것은 백성을 멀리하기 때문이다.”53)라 하여, 天心을 대변하는 民心을 멀리하기 때문이라 하였고,

火山旅卦(☲☶)에서는 “上九는 새가 그 집을 태우는 것이니 여행하는 사람이 먼저는 웃고 뒤에는 울부짖는 것이라 易에서 소를 잃어버리는 것이니 흉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여행하는 것이 위에 있으니 그 뜻을 태우는 것이고 易에서 소를 잃어버리니 마침에 듣지 못하게 된다.”54)라고 하여, 마침에 天命을 듣지 못하여 흉이 발생됨을 밝히고 있다.

 

52)『周易』, 地雷復卦, “上六迷復凶……… 象曰迷復之凶 反君道也.”

53)『周易』, 天風姤卦, “九四  包无魚起  凶. 象曰无魚之凶  遠民也.”
54)『周易』, 火山旅卦, “上九  鳥焚其巢  旅人先笑後號咷  喪牛于易  凶. 象曰以旅在上  其義焚也  喪牛于易終莫之聞也.” 

 

이상에서 吉凶의 발생은 인간 행동이 의로운 행위인가 의롭지 못한 행위인가에 따라서 생겨나는 것이며, 義와 不義의 행위는 天道에 순응하느냐 순응하지 않느냐에 따라 갈라짐을 알 수 있다.

즉, 인간 본성인 義의 실천에 있어서 天道에 순응하는 義로움은 행동은 吉로 드러나고, 天道에 순응하지 못하는 不義한 행동은 凶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Ⅲ. 공간적 사유에서 吉과 凶

 

1. 失得의 象인 吉과 凶

 

繫辭上篇에서는 길과 흉에 대하여

 

“길과 흉이란 것은 잃고 얻음의 상징이고”55)
“길과 흉이란 것은 그 잃고 얻음에서 말한 것이고 …… 길과 흉을 나누는 것은 말씀을 메어놓음(繫辭)에 있고”56)

 

라고 하여, 길과 흉은 ‘잃음’과 ‘얻음’을 상징적으로 말한 것이자, 이것을 말씀으로 메어 놓은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55)『周易』, 繫辭上, 제2장, “吉凶者 失得之象也”

56)『周易』, 繫辭上, 제3장, “吉凶者 言乎其失得也... 辯吉凶者 存乎辭” 

 

‘잃음’과 ‘얻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찰해보면, 얻음에 대하여 山風蠱卦(☶☴)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中道를 얻었기 때문이고”57)라 하고, 水火旣濟卦(☵☲)에서는 “7일에 얻은 것은 中道를 쓰기 때문이다.”58)하였으며, 繫辭上篇 제1장에서는 “이간은 천하의 이치를 얻은 것이고 ··…… 천하의 이치를 얻고 그 가운데에서 자리를 이루는 것이다.”59)라고 하여, ‘中’, ‘中道’, ‘천하의 理致’를 얻음으로 밝히고 있다.

 

57)『周易』 , 山風蠱卦, 九二小象辭, “象曰幹母之蠱  得中道也.”
                   重火離卦  六二小象辭, “象曰黃離元吉  得中道也.”
                   雷水解卦  九二小象辭, “象曰九二貞吉  得中道也.”
                   澤天夬卦  九二小象辭, “象曰有戎勿恤  得中道也.”
58)『周易』, 水火旣濟卦, 六二小象辭, “象曰七日得  以中道也.”
59)『周易』, 繫辭上, 제1장, “易簡而天下之理  得矣天下之理  得而成位乎其中矣.” 

 

그리고 잃음에 대해서는 重天乾卦( ) 文言에서 “진퇴존망을 알고 그 正道를 잃지 않는 사람이”60)라 하고,

重地坤卦( ) 彖辭에서는 “먼저 하면 미혹되어 도를 잃어버리고”61),

風地觀卦( )에서는 “아직은 도를 잃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이오”62),

重水坎卦( )에서는 “도를 잃어버린 것이라 흉하다”63),

風山漸卦( )에서는 “그 도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64)라고 하여, ‘正道’, ‘道’를 잃어버린 것임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길과 흉이 잃음과 얻음을 상징적으로 말한 것이라 할 때, 재물이나 이로움을 얻고 잃음을 넘어서서 中道를 얻으면 吉이고, 인간 삶의 正道를 잃어버리면 흉임을 알 수 있다.65)

 

60)『周易』, 重天乾卦, 文言  上九爻辭, “其唯聖人乎  知進退存亡而不失其正者  其唯聖人乎”
61)『周易』, 重地坤卦, 彖辭, “先 迷 失道 後 得常”
62)『周易』 , 風地觀卦, 九二  小象辭, “象曰觀我生進退  未失道也”
                   火澤睽卦, 九二  小象辭, “象曰遇主于巷  未失道也.”
63)『周易』, 重水坎卦, 初九  小象辭, “象曰習坎入坎 失道 凶也.” 象曰上六 失道 凶三歲也.
64)『周易』, 風山漸卦, 六三  小象辭, “象曰夫征不復離群  醜也  婦孕不育  失其道也”

65)『周易』은 得失의 輕重에 따라 인간의 행위를 吉․凶․悔․吝․无咎의 다섯 단계로 분류한다.

吉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개는 모두 잘못을 범한 것들에 해당되어,

凶은 잘못이 큰 것을 말하고,

悔는 작은 잘못을 범하여서 잘못된 것을 고치려는 마음이 일어남을 말하고,

吝은 잘못을 고치려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말하며,

无咎는 잘못을 잘 보충하려는 것이다.

(高懷民著, 정병석 옮김,『주역철학의 이해』, 문예출판사, 1996, 418쪽 참조) 

 

잃음과 얻음의 개념을 근거로 각 卦에 표상된 吉과 凶에 대하여 고찰해보자.

 

中道를 얻음이 吉임을

天水訟卦(☰☵)와 雷水解卦()에서는 “訟은 믿음이 있어 근심하지 않으니 중은 길하다는 것은 剛이 와서 中을 얻었기 때문이다”66), “그 돌아옴이 길하다는 것은 이에 中을 얻었기 때문이다.”67)라 하였고68),

重火離卦(☲☲)와 雷水解卦(☳☵)에서는 “六二는 누른 離이니 근원적으로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누른 離이니 근원적으로 길하다는 것은 中道를 얻었기 때문이다.”69), “九二는 밭에서 여우 세마리를 잡아 누른 화살을 얻으니 곧은 것이라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九二貞吉은 中道를 얻었기 때문이다.”70)라고 하여, 직접 中道를 밝히고 있다.

 

66)『周易』, 天水訟卦, 彖辭, “訟有孚窒惕中吉  剛來而得中也”
67)『周易』, 雷水解卦, 彖辭, “其來復吉  乃得中也”
68) 이외에 得中은 重風巽卦 “九二  巽在牀下  用史巫紛若  吉  无咎. 象曰紛若之  吉得中也.” 등이 있다.
69)『周易』, 重火離卦, “六二  黃離  元吉. 象曰黃離元吉  得中道也.”
70)『周易』, 雷水解卦, “九二  田獲三狐  得黃矢  貞吉. 象曰九二貞吉  得中道也.” 

 

또 天雷无妄卦(☰☳)에서는 “初九는 无妄이니 감에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无妄의 감은 뜻을 얻었기 때문이다.”71)라 하였고, 地風升卦(☷☴)에서는 “六五는 곧음이라도 길하여 층계에 올라가는 것이다.

象에서 말하기를 곧음이 길하여 층계에 올라감은 크게 뜻을 얻었기 때문이다.”72)라고 하여, 中․中道․뜻을 얻음이 吉이라 하였으며, 그리고 ‘뜻을 믿음(信志)73)’, ‘원하는 바를 얻음(得所願)’74), ‘믿음으로 뜻을 실천함(信以發志)’75), ‘뜻이 군자지도에 있음(志在君)’76), ‘뜻을 행함(志行)’77) 등도 길임을 밝히고 있다.

 

71)『周易』, 天雷无妄卦, “初九 无妄 往吉. 象曰无妄之往 得志也.”
72)『周易』, 地風升卦, “六五 貞 吉 升階. 象曰貞吉升階 大得志也.”
                   山澤損卦에서도 “上九 弗損 益之 无咎 貞吉 利攸有往 得臣 无家. 象曰弗損益之  大得志也.”라

                    하여 大得志가 길임을 밝히고 있다.
73)『周易』, 雷水解卦, “九四 悔亡 有孚 改命 吉. 象曰改命之吉 信志也.”,
                   重澤兌卦, “九二는 孚兌 吉 悔亡. 象曰孚兌之吉 信志也.”
74)『周易』, 風山漸卦, “九五 鴻漸于陵 婦 三歲 不孕 終莫之勝 吉. 象曰終莫之勝吉  得所願也.”
75)『周易』, 雷火豐卦, “六二 豊其蔀 日中見斗 往  得疑疾 有孚發若 吉. 象曰有孚發若 信以 發志也.”
76)『周易』, 天地否卦, “初六 拔茅茹  以其彙 貞 吉 亨. 象曰拔茅貞吉 志在君也.”
77)『周易』, 天澤履卦, “九四 履虎尾  愬愬 終吉. 象曰愬愬終吉 志行也.”
                  火水未濟卦, “九四 貞 吉 悔亡 震用伐鬼方 三年 有賞于大國. 象曰貞吉悔亡 志行也.”
                  澤山咸卦, “ 初九 咸臨 貞 吉. 象曰咸臨貞吉 志行正也.” 

 

반면에 正道를 잃어버린 것이 凶임에 대하여,

重水坎卦(☵☵)에서는 “初六은 험난이 거듭되어 험난한 구덩이에 들어가는 것이니 흉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험난이 거듭되고 험난에 들어가는 것은 道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흉하다.”78), “上六은 휘묵을 메어 쓰는 것이니 가시 속에 두어 3년이라도 얻지 못하니 흉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上六이 도를 잃어버린 것은 3년 동안 흉하기 때문이다.”79)라고 하였으며,

風山漸卦(☴☵)에서는 “九三은 기러기가 육지에 나아가니 남편이 행하려고 하면 돌아오지 못하고 아내가 잉태해도 기르지 못하니 흉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남편이 행하려고 하면 돌아오지 못함은 무리를 떠나서 추한 것이고, 아내가 잉태해도 기르지 못함은 그 도를 잃어버린 것이다.”80)라고 하여, 道를 잃어버린 것이 흉하다고 하였다.

 

78)『周易』, 重水坎卦, “初六 習坎 入于坎窞凶. 象曰習坎入坎 失道 凶也.”
79)『周易』, 重水坎卦, “上六 係用徽纆 寘于叢棘 三歲 不得 凶. 象曰上六失道 凶三歲也.”

80)『周易』, 風山漸卦, “九三  鴻漸于陸  夫征 不復 婦孕 不育 凶 利御寇. 象曰夫征不復 離群醜也 婦孕不育 失其道也” 

 

또 地水師卦(☷☵)에서는 “初六은 무리가 법칙으로써 나오는 것이니 착함이 아니면 흉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무리가 법칙으로써 나옴이라 하였으니 법칙을 잃어버리면 흉하다.”81)라고 하여, 법칙을 잃어버리면 흉하다고 하였고, ‘類를 잃어버림(失類)’82), ‘時極을 잃어버림(失時極)’83), ‘資斧를 잃어버림(喪其資斧)’84) 등도 흉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잃음과 비슷한 개념인 ‘窮함’에 대하여,

水地比卦() 彖辭에서는 “後夫가 凶하다는 것은 그 道가 궁하기 때문이다.”85)라고 한 것과 ‘뜻이 窮함(志窮)’86), ‘道가 窮함(其道窮)’87)도 흉하다고 하였다.

 

81)『周易』, 地水師卦, “初六師出以律否臧凶. 象曰師出以律失律凶也”
82)『周易』, 山雷頤卦, “六二顚頤拂經于丘頤征凶. 象曰六二征凶行失類也.”
83)『周易』, 水澤節卦, “九二不出門庭凶. 象曰不出門庭凶失時極也.”
84)『周易』, 重風巽卦, “上九巽在牀下喪其資斧貞凶. 象曰巽在牀下上窮也喪其資斧正乎凶也.”
85)『周易』, 水地比卦, 彖辭, “後夫凶其道窮也.”
86)『周易』, 雷地豫卦, “初六鳴豫凶. 象曰初六鳴豫志窮凶也.”
87)『周易』, 水澤節卦, “上六苦節貞凶悔亡. 象曰苦節貞凶其道窮也.” 

 

위에서 正道를 잃어버리고 뜻이 궁한 것이 흉하다면, 正道를 잃지 않음(不失)과 뜻이 아직 변화지 않음(未變) 등은 길임을 생각할 수 있다.

 

天水訟卦(☰☵)에서는 “九四는 訟이 능하지 않으니 다시 命에 즉하여 변경하여 바름에서 편안하면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다시 명에 즉하여 변경하여 바름에서 편안하면 잃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88)라 하였고,

風天小畜卦()에서는 “九二는 끌어서 돌아옴이니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끌어서 돌아옴은 中에 있는 것이라 또한 스스로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다.”89)라고 하여,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吉임을 밝히고 있다.

 

88)『周易』, 天水訟卦, “九四不克訟復卽命渝安貞吉. 象曰復卽命渝安貞不失也.”

89)『周易』, 地雷復卦, “九二牽復吉. 象曰牽復在中亦不自失也.” 

 

또 澤地萃卦(☱☷)에서는 “九二는 당기면 길하여 허물이 없으리니 믿음으로 이에 禴제사를 씀이 이롭다. 象에서 말하기를 당기면 길하여 허물이 없다는 것은 中이라 변화하지 않기 때문이다.”90)라 하고,

風澤中孚卦()에서는 “初九는 근심하면 길하니 다른 것이 있으면 편안하지 않다. 象에서 말하기를 初九의 근심하면 길은 뜻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91)라고 하여, 아직 변화지 않는 것이 吉임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허물이 오래가지 않음(咎不長)’92), ‘어지럽지 않음(不可亂)’93), ‘아직 크게 잃어버리지 않음(未大失)’94), ‘아직 잃어버리지 않음(未失)’95), ‘스스로 잃어버리지 않음(不自失)’96) 등도 吉임을 밝히고 있다.

 

90)『周易』, 澤地萃卦, “六二引吉无咎孚乃利用禴. 象曰引吉无咎中未變也.”
91)『周易』, 風澤中孚卦, “初九虞吉有他不燕. 象曰初九虞吉志未變也.”
92)『周易』, 雷天大壯卦, “上六羝羊觸藩不能退不能遂无攸利艱則吉. 象曰不能退不能遂不詳也艱則吉咎不長也.”
93)『周易』, 風山漸卦, “上九鴻漸于陸其羽可用爲儀吉. 象曰其羽可用爲儀吉不可亂也.”
                   天澤履卦, “九二履道坦坦幽人貞吉. 象曰幽人貞吉中不自亂也.”
94)『周易』, 水天需卦, “上六入于穴有不速之客三人來敬之終吉. 象曰不速之客來敬之終吉雖不當位未大失也.”
95)『周易』, 風火家人卦, “九三家人嗃嗃悔厲吉婦子嘻嘻終吝. 象曰家人嗃嗃未失也”
96)『周易』, 水地比卦, “六二比之自內貞吉. 象曰比之自內不自失也.” 

 

2. 中正과 不明으로 인한 吉과 凶

 

繫辭下篇제5장에서는『주역』의 64괘 384爻辭가운데 11개의 爻辭를 인용하여 그 철학적 의미를 밝히고 있는데, 여기서 언급된 吉과 凶의 의미를 통해 그 철학적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먼저 吉에 대하여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기미를 앎이 그 신명하구나!

군자는 위로 사귀되 아첨하지 않고 아래와 사귀되 모독하지 않으니 그 기미를 아는 것이다.
기미는 움직임의 은미함으로 길함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니, 군자는 기미를 보고 행동하여 하루가 마치도록 기다리지 않는 것이다.

역에서 말하기를 ‘돌과 같이 단단한 것이라 하루를 마치지 않으니 곧고 길하다’ 하였으니 돌과 같이 견고하니 어찌 하루를 마치겠는가? 결단함을 아는 것이다.

군자는 은미함을 알고 드러난 것도 알며, 부드러움도 알고 강함도 아니 만부가 우러러 보는 것이다.”97)

97)『周易』, 繫辭下, 제5장,

“子曰 知幾 其神乎

君子 上交不諂 下交不瀆 其知幾乎

幾者動之微 吉之先見者也  君子 見幾而作 不俟終日 

易曰 介于石 不終日 貞 吉 介如石焉  寧用 終日 斷可識矣 

君子 知微知彰知柔知剛 萬夫之望.”

 

라고 하여, 雷地豫卦(☳☷) 六二爻辭를 통해 군자가 幾微를 알아서 행동하는 것이 吉임을 밝히고 있다. 豫卦六二爻의 吉에 대하여 小象辭에서는 “象에서 말하기를 하루를 마치지 않아도 곧고 길하다는 것은 中正을 쓰기 때문이다.”98)라고 하여, 中正을 쓰기 때문에 吉하다고 하였다.

98) 周易, 雷地豫卦, 六二 小象辭, “象曰 不終日貞吉 以中正也.”

 

中正과 吉에 대하여,

水天需卦(☵☰)에서는 “需가 믿음이 있어 광명하여 형통하고 곧고 길함은 하늘의 位에 자리하여 正中하기 때문이다.”99)․“九五는 술과 음식에서 기다리니 곧고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음식이 곧고 길임은 中正하기 때문이다.”100)라 하고,

 天水訟卦()에서는 “九五는 송에 근원적으로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송에 근원적으로 길함은 中正하기 때문이다.”101)라 하여, 中正하기 때문에 길이라 하였고,

水地比卦(☵☷)에서는 “九五는 比를 드러냄이니 왕이 세 번 몰이함에 앞에 있는 짐승을 잃으며 읍인을 경계하지 않으니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比를 드러냄의 吉은 자리가 正中하기 때문이다.”102)라 하고,

澤雷隨卦(☱☳ )에서는 “九五는 아름다움에 믿음이 있으니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아름다움에 믿음이 있어 길함은 자리가 正中하기 때문이다.”103)라 하고,

重風巽卦(☴☴)에서는 “九五는 곧음이니 길하고 후회가 없는 것이라 이롭지 않음이 없으니 처음은 없고 마침은 있는 것이라 先庚三日하고 後庚三日이니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九五의 길은 자리가 正中하기 때문이다.”104)라고 하여, 자리가 正中하기 때문에 길이라 하였다.

 

99)『周易』, 水天需卦, “需有孚光亨貞吉位乎天位以正中也”
100)『周易』, 水天需卦, “九五需于酒食貞吉. 象曰酒食貞吉以中正也.”

101)『周易』, 天水訟卦, “九五訟元吉. 象曰訟元吉以中正也.”
102)『周易』, 水地比卦, “九五顯比王用三驅失前禽邑人不誡吉. 象曰顯比之吉位正中也”
103)『周易』, 澤雷隨卦, “九五孚于嘉吉. 象曰孚于嘉吉位正中也.”
104)『周易』, 重風巽卦, “九五貞吉悔亡无不利无初有終先庚三日後庚三日吉. 象曰 九五之吉位正中也.” 

 

또 ‘문이 중에 있음(文在中)’105), ‘거쳐하는 자리가 중임(居位中)’106), ‘중으로 正道를 행함(中以行正)’107), ‘중을 씀(以中)’108) 등109)이 中과110) 관련되어 吉임을 밝히고 있다.

 

105)『周易』, 重地坤卦, “六五黃裳元吉. 象曰黃裳元吉 文在中也”
106)『周易』, 水澤節卦, “九五甘節吉往有尙. 象曰甘節之吉 居位中也.”
107)『周易』, 火水未濟卦, “九二曳其輪貞吉. 象曰九二之吉中以行正也.”
108)『周易』, 雷天大壯卦, “九二貞吉. 象曰九二貞吉은 以中也.”
109)『周易』, 地澤臨卦, “六五知臨大君之宜吉. 象曰大君之宜 行中之謂也.”
                    天山遯卦, “九五嘉遯貞吉. 象曰嘉遯貞吉 以正志也.”
                    地山謙卦, “六二鳴謙貞吉象曰鳴謙貞吉 中心得也.”
110) 여기서 中은 時․處․位의 세 가지 변수에 의하여 定位되지만, 『周易』은 그 가운데 시간적 요인을 중요시하여 ‘時中’을 의미하며, 이 時中의 최종적 기준은 경험성과 선험성, 합리성과 神明性이 통일된 도덕적으로 성숙한 인간의 자기 자각에 근거하게 되는 것이다.(崔英辰, 易學思想의 철학적 연구 - 『周易』의 陰陽對待的
구조와 中正思想을 중심으로 - , 성균관대 박사학위논문, 1989, 120쪽 참조.) 

 

또 繫辭下篇제5장에서는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안씨의 자식은 거의 도에 가깝구나!

불선이 있으면 일찍이 모른 적이 없으며 알면 일찍이 다시 행하지 않았다.

역에서 말하기를 ‘멀지 않아 돌아와 후회함에 이르지 않으니 근원적으로 길하다’고 하였다.”111)

111)『周易』, 繫辭下, 제5장,

“子曰 顔氏之子 其殆庶幾乎 

有不善 未嘗不知  知之 未嘗復行也

易曰 不遠復 无祗悔元吉.

 

라고 하여, 地雷復卦(☷☳) 초구효사가 근원적으로 길한 것은 군자가 不善이 있으면 그것을 일찍 알아서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라 하였다. 復卦初九의 근원적인 吉에 대하여 小象辭에서는 “象에서 말하기를 멀지 않아 돌아옴은 몸을 닦기 때문이다.”112)라 하여, ‘修身’하기 때문에 길하다고 밝히고 있다.

112)『周易』, 地雷復卦, 初九 小象辭, “象曰不遠之復  以修身也.” 

 

修身과 관련하여,

山雷頤卦()에서는 “彖에서 말하기를 頤는 곧고 길하다는 것은 기르는 바가 正道이면 길한 것이다.”113)라 하고,

地雷復卦(☷☳ )에서는 “六二는 아름다운 돌아옴이니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아름다운 되돌아옴의 吉은 仁으로써 아래하기 때문이다.”114)라고 하여, 正道를 기르고 자신을 아래로 낮추는 겸손이 길임을 밝히고,

地澤臨卦(☷☱)에서는 “上六은 臨에 돈돈함이니 길하여 허물이 없다. 象에서 말하기를 臨에 돈돈함이 吉은 뜻이 안에 있기 때문이다.”115)라 하고,

風火家人卦(☴☲)에서는 “上九는 믿음이 있고 위엄이 있는 것 같으면 마침내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위엄이 있는 것 같음의 吉은 자신에게 돌이켜 살핌을 말한 것이다.”116)라고 하여, 자신의 내면에 뜻을 두고 돌아감이 吉하다고 하였다.

 

113)『周易』, 山雷頤卦, 彖辭, “彖曰頤貞吉養正則吉也”
114)『周易』, 地雷復卦, “六二休復吉. 象曰休復之吉以下仁也.”
115)『周易』, 地澤臨卦, “上六敦臨吉无咎. 象曰敦臨之吉志在內也.”

116)『周易』, 風火家人卦, “上九有孚威如終吉. 象曰威如之吉反身之謂也.” 

 

또 天水訟卦(☰☵)에서는 “初六은 다투는 일을 길게 하지 않으면 작은 말이 있으나 마침내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다투는 일을 길게 하지 않음는 송사는 길게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니, 비록 작은 말은 있으나 그 분별함이 분명하다.”117)라 하여, 송사는 짧게 하고 분별함이 분명해야 하며,

雷風恒卦(☳☴)에서는 “六五는 그 덕에 항상하면 곧으니 婦人은 길하고 夫子는 凶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婦人의 곧음이 길은 하나를 쫓아서 마치기 때문이다.”118)라 하여, 하나를 쫓아서 마쳐야 하고,

山風蠱卦(☶☴)에서는 “初六은 아버지의 일을 주관하는 것이니 자식이 있으면 죽은 아비가 허물이 없으니 위태로우나 마침내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아버지의 길을 주관하는 것은 죽은 아비의 뜻을 계승하기 때문이다.”119)라고 하여,돌아간 성인의 뜻을 계승해야함이 길임을 밝히고 있다.

 

117)『周易』, 天水訟卦, “初六不永所事小有言終吉. 象曰不永所事訟不可長也雖小有言其辯明也.”
118)『周易』, 雷風恒卦, “六五恒其德貞婦人吉夫子凶. 象曰婦人貞吉從一而終也”
119)『周易』, 山風蠱卦, “初六幹父之蠱有子考无咎厲終吉. 象曰幹父之蠱意承考也.” 

 

한편 凶에 대하여

 

“선을 쌓지 않으면 이름을 이루는데 부족하고 악을 쌓지 않으면 몸을 망치는데 이르지 않으니,

소인은 작은 선은 무익하다 하여 행하지 않고 작은 악은 상함이 없다고 하여 제거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악이 쌓여서 가리울 수 없고 죄가 커서 풀 수가 없으니, 역에서 말씀하기를 ‘형틀을 씌워서 죽이니 흉하다’고 하였다.”120)

120)『周易』, 繫辭下, 제5장,

“善不積 不足以成名  惡不積  不足以滅身.

小人  以小善 爲无益而弗爲也.  以小惡  爲无傷而弗去也.

故惡積而不可掩  罪大而不可解. 易曰 何校 滅耳 凶.”

 

라고 하여, 火雷噬嗑卦(☲☳) 上九爻辭를 통해 악과 죄가 쌓이고 커져서 죽음에 이르는 것이 흉임을 밝히고 있다. 噬嗑卦上九爻의 흉에 대하여 小象辭에서는 “象에서 말하기를 형틀을 씌워서 죽인다는 것은 총명하지 않기 때문이다.”121)라고 하여, 총명하지 않기 때문에 흉하다고 하였다.

121)『周易』, 火雷噬嗑卦, 上九小象辭, “象曰何校滅耳聰不明也.

 

 흉함에 대하여

山地剝卦(☶☷)에서는 “初六은 상을 깎되 발로 함이니 바름을 멸하여 흉하도다. 象에서 말하기를 상을 깎되 발로 하는 것은 아래를 멸시하기 때문이다.”122)라 하여, 아래를 멸시하기 때문이라 하였고, “六四는 상을 깎되 살갗으로 하니 흉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상을 깎되 살갗으로 하는 것은 재앙에 매우 가깝기 때문이다.”123)라 하여, 재앙에 매우 가깝기 때문이라 하였으며,

澤雷隨卦(☱☳ )에서는 “九四는 따름에 얻음이 있으면 바르더라도 흉하니 …… 象에서 말하기를 따름에 얻음이 있음은 그 뜻이 흉하기 때문이다.”124)라고 하여, 그 뜻이 흉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122)『周易』, 山地剝卦, “初六剝牀以足蔑貞凶. 象曰剝牀以足以滅下也.”
123)『周易』, 山地剝卦, “六四剝牀以膚凶. 象曰剝牀以膚切近災也.”
124)『周易』, 澤雷隨卦, “九四隨有獲貞凶有孚在道以明何咎. 象曰隨有獲其義凶也” 

 

3. 결과에 따른 吉과 凶

 

위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길과 흉이 인간의 행동에 따라 갈라지는 것으로 吉과 凶과 관계되는 결과도 다르게 되는데, 본 절에서는 그 내용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먼저 吉의 결과와 관련하여

山天大畜卦(☶☰)와 雷火豐卦(☳☲)에서는 “六五는 멧돼지를 거세하여 이빨을 쓰지 못하게 함이니 길하다. 象에서 말
하기를 六五의 길은 경사가 있기 때문이다.”125)․“六五는 빛남이 오면 경사와 명예가 있어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六五의 길은 경사가 있기때문이다.”126)라 하고,

火地晉卦(☲☷)에서는 “六五는 후회가 없어지니 잃고 얻음을 근심하지 않고 행하면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다. 象에서 말하기를 잃고 얻음에 근심하지 않는 것은 행함에 경사가 있기 때문이다.”127)라고 하여, 경사의 결과있기 때문에 吉이라 하였고,

天澤履卦(☰☱)와 山雷頤卦(☶☳)와 “上九는 밟은 것을 보아 상스러움을 고찰하여 그 주선이면 근원적으로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元吉이 上爻에 있으니 큰 경사가 있다.”128) “上九는 말미암아 길러지니 위태로우나 길하고 대천을 건넘이 이롭다. 象에서 말하기를 말미암아 길러지니 위태로우나 길함은 큰경사가 있기 때문이다.”129)라고 하여, 큰 경사가 있기 때문에 吉이라 하였다.

 

125)『周易』, 山天大畜卦, “六五豶豕之牙吉. 象曰六五之吉有慶也.”

126)『周易』, 雷火豐卦, “六五來章有慶譽吉. 象曰六五之吉有慶也.”
127)『周易』, 火地晉卦, “六五悔亡失得勿恤往吉无不利. 象曰失得勿恤往有慶也.”
128)『周易』, 天澤履卦, “上九視履考祥其旋元吉. 象曰元吉在上大有慶也”
129)『周易』, 山雷頤卦, “上九由頤厲吉利涉大川라. 象曰由頤厲吉大有慶也.”

 

또 山火賁卦(☶☲)와 山天大畜卦(☶☰)에서는 “六五는 언덕 공원을 꾸미는 것이니 묶어 놓은 비단이 잔잔하면 인색하나 마침내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六五의 吉은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130)․“六四는 송아지에 곡을 하는 것이니 근원적으로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六四의 근원적 吉은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131)라 하여, 기쁨이 있기 때문이라 하였으며,

水風井卦(☵☴)에서는 “上六은 우물을 길러 덥지 않고 믿음이 있으니 근원적으로 길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근원적 吉이 상효에 있음은 크게 이루었기 때문이다.”132)라 하여, 크게 이룸이 있기 때문이라 하였고, 그리고 ‘마침이 두터움(厚終)’133), ‘光大함’134), ‘행함에 의심이 없음(行未疑)’135) 등이 결과와 관계된 吉임을 밝히고 있다.

 

130)『周易』, 山火賁卦, “六五賁于丘園束帛戔戔吝終吉. 象曰六五之吉有喜也.”
131)『周易』, 山天大畜卦, “六四童牛之牿元吉라. 象曰六四元吉은 有喜也.”
132)『周易』, 水風井卦, “上六井收勿幕有孚元吉. 象曰元吉在上大成也.” 

 

반면에 凶과 결과에 대하여,

天水訟卦(☰☵) 彖辭에서는 “마침내 흉하다는 것은 송사는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136)라고 하여, 이룰 수 없기 때문에 凶이라 하였고,

水地比卦(☵☷)에서는 “上六은 比에 머리가 없으니 흉하다. 象에서 말하기를 比에 머리가 없음은 마칠 바가 없기 때문이다.”137)라 하고,

雷風恒卦(☳☴)에서는 “上六은 떨친 恒이니 凶하니라. 象에서 말하기를 떨친 恒이 위에 있는 것은 크게 공이 없다.”138)라 하고,

澤天夬卦()에서는 “上六은 울부짖음이 없으니 마침내 흉함이 있다. 象에서 말하기를 울부짖음이 없음의 흉은 끝내 장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139)라고 하여, 마침과 공이 없고, 長久하지 못하기 때문에 凶하다고 하였다.

 

133)『周易』, 重山艮卦, “上九敦艮吉. 象曰敦艮之吉以厚終也”
134)『周易』, 風水渙卦, “六四渙其群元吉渙有丘匪夷所思. 象曰渙其群元吉光大也.”
135)『周易』, 重澤兌卦, “初九和兌吉. 象曰和兌之吉行未疑也.”
136)『周易』, 天水訟卦, 彖辭, “終凶訟不可成也.”
137)『周易』, 水地比卦, “上六比之无首凶. 象曰比之无首无所終也.”
138)『周易』, 雷風恒卦, “上六振恒凶. 象曰振恒在上大无功也.”
139)『周易』, 澤天夬卦, “上六无號終有凶. 象曰无號之凶終不可長也.” 

 

또 ‘함께하지 못함(未有與)’140), ‘도움이 없음(不可以有補)141)’, ‘어찌하지 못함(不可如何)142)’ 등이 흉과 관계된 결과임을 밝히고 있다.

 

140)『周易』, 山地剝卦, “六二剝牀以辨蔑貞凶. 象曰剝牀以辨未有與也.”
141)『周易』, 澤風大過卦, “九三棟橈凶. 象曰棟橈之凶不可以有輔也.”
142)『周易』, 雷山小過卦, “初六飛鳥以凶. 象曰飛鳥以凶不可如何也.” 

 

Ⅳ. 시간적 사유에서 吉凶

 

繫辭下篇제1장에서는 다른 입장에서 吉凶을 밝히고 있는데,

 

“길흉회린이라는 것은 행동에서 생겨나는 것이고 ……… 길흉이라는 것은 바름이 이기는 것이니”143)

143)『周易』, 繫辭下, 제1장, “吉凶悔吝者 生乎動者也…… 吉凶者 貞勝者也

 

라고 하여, 길과 흉이 사람들의 행동에서 생겨난다고 하면서 마지막에 길흉을 하나로 묶어서 바름이 이기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길과 흉을 나누어 이분법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吉凶을 모두 貞道가 이기는 주체적 입장에서 밝힌 것이다. 일반적으로 길은 좋은 것이자 이로운 것이고, 흉은 나쁜 것이자 해로운 것으로 나누어 볼 수도 있지만, 繫辭下篇 제1장에서는 吉凶을 둘로 나누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앞 장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人事의 내용인 길과 흉 그리고 후회와 인색이 모두 인간의 행동에서 나오는 것으로 밖으로 드러나는 행위에서 발생하지만,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인간의 주체적 자각에 근거한 내면에서 吉凶은 바름이 이기는 일체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繫辭下篇 제1장에서는 이어서

 

“효와 상은 안에서 움직이고, 길흉은 밖에서 나타나고”144)

144)『周易』, 繫辭下, 제1장, “爻象動乎內, 吉凶見乎外

 

라고 하여, 인간 본성의 세계인 性命之理를 표상하는『周易』의 爻와 象은 안에서 움직이고, 인간의 본성인 義의 작용이 드러나는 吉凶은 밖에서 나타남을 밝히고 있다.

 

內外에 대하여 重地坤卦(☷☷)에서는 “곧음은 그 바른 것이고 방정은 그 뜻이니 군자는 공경으로써 안을 바르게 하고 義로써 밖을 방정하게 하여”145)라고 하여, 인간 본성인 四德에서 禮는 자신의 내면적 세계를 바르게 하는 근본이며, 義는 외면적 세계로 드러나 방정하게 됨을 밝히고 있다.

즉, 吉凶은 인간 본성인 義가 밖을 방정히 하는 것에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 주체 내에서는 일체적이라 하겠다.

145)『周易』, 重地坤卦, 文言, “直 其正也 方 其義也 君子 敬以直內 義以方外”

 

또 繫辭下篇에서는 吉과 凶의 관계에 대하여

 

“易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항구하니. 이러한 까닭에 하늘로부터 도와서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다.”146)

146)『周易』, 繫辭下, 제2장, “易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

 

라고 하여, 易은 곤궁한 凶이 變通하여 吉인 항구함으로 나아감을 밝히고 있다. 즉, 變通하는 君子는 하늘로부터 도와서 길하기 때문에 凶은 궁극적으로 吉로 귀결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凶한 괘로 불리는 澤水困卦(☱☵)를 살펴보면, 六三爻의 凶을 제외하고는 凶이 없으며, ‘九二爻는 음식에서 곤궁하지만 마지막에는 허물이 없고, 九四爻는 쇠수레에서 곤궁하여 인색하나 마침이 있고, 上六爻는 칡과 등나무 그리고 위태로움에서 곤궁하지만 吉이라’147)하여, 困卦의 궁극적 지향이 吉에 있음을 알 수 있다.

147)『周易』, 澤水困卦, “九二 困于酒食 朱紱方來 利用亨祀 征 凶 无咎. ……… 九四 來徐徐 困于金車 吝 有終. ……… 上六 困于葛藟 于臲卼 曰 動悔 有悔 征 吉.” 

 

繫辭上篇 제8장에서는 吉에 대하여

 

“역에서 말하기를 ‘수고로우면도 겸손하니 군자의 마침이 있으니 길하다’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수고롭지만 자랑하지 않으며 공이 있지만 자신의 덕이라 하지 않으니 후덕함의 지극한 것이다.

그 공이 있으면서도 사람들의 아래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덕으로 말하면 성대함이고 예로 말하면 공손함이니 겸손이라는 것은 공손함을 지극히 하여 그 자리를 보존하는 것이다.”148)

148)『周易』, 繫辭上, 제8장,

“勞謙  君子有終 吉. 子曰 勞而不伐  有功而不德  厚之至也.
語以其功下人者也.

德言盛  禮言恭. 謙也者  致恭  以存其位者也.”

 

라고 하여, 地山謙卦(☷☶ ) 九三爻辭를 인용하여 군자의 삶이 吉임을 밝히는 동시에 자신의 수고로움과 공이 있지만 자신의 덕이라 하지 않는 겸손한 德이 吉의 입장에서 가져야할 태도임을 밝히고 있다.

 

또 繫辭下篇 제5장에서는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위태롭다고 하는 사람은 그 자리를 편안히 하는 것이며, 망한다고 하는 사람은 그 생존을 보존하는 것이며, 어지럽다고 하는 사람은 그 다스림이 있는 것이니

그러므로 군자는 편안할 때도 위태로움을 잊지 않으며, 안정될 때에도 망할 것을 잊지 않고, 다스려질 때도 어지러움을 잊지 않으니 이런 까닭에 몸이 편안해지고 국가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149)

149)『周易』, 繫辭下, 제5장,

子曰 危者 安其位者也. 亡者 保其存者也. 亂者 有其治者也.
是故君子安而不忘危  存而不忘亡  治而不忘亂. 是以身安而國家可保也.”

 

라고 하여, 인생에서 매 순간 인간의 자기 자각과 책임감을 강조하여 스스로 노력할 때 吉임을 밝히고 있다.150)

150) 선우 미정, 『『주역』의 우환의식에 관한 고찰』 ,『동양철학연구』37집, 동양철학연구회, 2004, 285쪽. 

 

반면에 凶이 吉로 나아가는 것에 대하여

澤水困卦(☱☵)에서는 “곤궁함은 剛이 가려줘 있기 때문이며”151), “연못에 물이 없는 것이 困卦이니 군자는 困卦의 원리를 사용하여 天命에 이를 것을 각오하고 뜻에 나아간다”152)라 하여, 곤궁하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뜻을 이루어 나갈 때 吉로 바뀐다고 하였고,

天火同人卦(☰☲)에서는 “九四는 그 언덕에 올라가서 능히 공격할 수 없으니 길하다”라고 한 것을 小象辭에서는 “그 언덕에 올라가는 것은 뜻이 능하지 못한 것이고, 그것이 吉하다는 것은 곧 곤궁하면 원칙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153)라고 하여, 곤궁한 일이 있을수록 원칙으로 돌아오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됨을 밝히고 있다.

 

151)『周易』, 澤水困卦, 彖辭, “彖曰困剛揜也.”

152)『周易』, 澤水困卦, 大象辭, “象曰澤无水困君子以致命遂志.”
153)『周易』, 天火同人卦, “九四乘其墉弗克攻吉. 象曰乘其墉義弗克也其吉則困而反則也.”

 

흉한 일에 대처하는 군자의 행동에 대하여『孟子』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군자가 다른 사람과 다른 까닭은 그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군자는 仁을 마음에 지니고 예를 마음에 지니고 있다. 仁한 사람은 남을 사랑하고 예가 있는 사람은 남을 공경한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들도 항상 그를 사랑하고 남을 공경하는 사람은 남들이 항상 그를 공경한다.

여기 사람이 있어서 그가 나에게 橫逆하게 대한다면, 군자는 반드시 스스로 반성하여 ‘내가 틀림없이 어질지 못하고 무례하였구나! 이러한 일이 어찌하여 나에게 생겼단 말인가?’라 할 것이다.

자기를 반성해 보아도 仁하고 예가 있는데도 그 橫逆이 이와 같다면 군자는 반드시 자기반성하여 ‘내가 틀림없이 진실하지 못하였다.’할 것이다.

또 자기반성을 하여 진실했는데도 횡역이 이와 같다면 군자가 말하기를 ‘이 사람은 역시 망령된 사람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금수와 더불어 무엇이 다르랴! 금수하고는 어찌 시비를 가릴 것이 있으랴!

154)『孟子』, 離婁章句下,

“孟子曰 君子所以異於人者 以其存心也 

君子以仁存心  以禮存心. 仁者愛人  有禮者敬人 愛人者人恒愛之  敬人者人恒敬之 

有人於此  其待我以橫逆  則君子必自反也  我必不仁也  必無禮也  此物奚宜至哉  其自反而仁矣 

自反而有禮矣  其橫逆由是也  君子必自反也  我必不忠 

自反而忠矣  其橫逆由是也  君子曰  此亦妄人也已矣  如此則與禽獸奚擇哉  於禽獸又何難焉

 

그러므로 군자는 종신의 근심이 있으나 하루아침의 걱정은 없는 것이다.
이에 만약 근심하는 바가 있으니 순임금도 사람이고 나 또한 사람인데 순은
천하의 법도가 되어 후세에 전해지는데 나는 鄕人을 면하지 못하니 이것이 곧 근심이다.

근심의 같음이 순임금과 같을 뿐이니 만약 군자가 걱정하는 바가 없는 것이다.

 仁이 아니면 행하지 않고 예가 아니면 행하지 않기 때문 하루아침의 걱정거리 같은 것이라면 군자는 걱정하지 않는다.”154)

是故  君子有終身之憂   無一朝之患也 

乃若所憂則有之  舜人也  我亦人也  舜爲法於天下可傳於後世  我由未免爲鄕人也 

是則可憂也  憂之如何  如舜而已矣  若夫君子所患則亡矣
非仁無爲也  非禮無行也  如有一朝之患  則君子不患矣

 

 

즉, 어려운 일이 나에게 있을 때는 먼저 自己反省을 하여 ‘내가 어질지 못했는가?’․‘내가 예의가 없었는가?’를 반성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내가 진실되지 못했는가?’를 생각하여 행동하기를 밝히면서 군자의 憂患은 하루 아침의 걱정에 있지 않고 仁과 禮를 행하지 못함에 있다고 하였다.

 

또 맹자는 “하늘이 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시려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그 근육과 뼈를 수고롭게 하며, 그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 몸을 궁핍하게 하여, 행함에 그 하는 바를 거슬려 어렵게 하나니 마음을 움직여 성품을 참게 하는 까닭은 그 하지 못하는 것을 더해주기 위한 것이다.”155)라고 하여, 그 사람에게 凶인 고난을 주는 것은 마음을 단련시켜 장차 큰 임무를 맡기기 위한 것으로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修身’의 의미로 다가 오는 것이다.

 

155)『孟子』, 告子章句下, “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苦其心志  勞其筋骨  餓其軆膚  空乏其身 行拂亂其所爲所  以動心忍性  曾益其所不能.” 

 

위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인생사에서 길과 흉은 둘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는 하나로 전개되는 것이다.

吉일 때에는 자신의 낮추는 겸손함을 가져야 하고, 憂患(흉)이 있을 때에는 먼저 자기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는 자기반성을 가질 때 吉로 귀결되는 것이다. 즉, 길과 흉은 자신의 삶을 가꾸어가는 과정 속에 있는 드러나는 현상으로 모두 貞道가 이기는 인간의 본성인 義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論語』에서는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세 사람이 걸어감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을 것이다. 그 선한 사람을 택하여는 쫓을 것이고, 그 불선한 사람을 보고는 고칠 것이니라.”156)

156)『論語』, 述而, “子曰三人行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라고 하여, 善과 不善이 나에게 있어서는 모두 스승 아님이 없는 것이라 하였다. 나의 삶에 자세에서 不善한 행위를 보면 나는 그러지 않는가 자기반성을 하여 만약에 그러한 행동이 있으면 고치고, 善한 행위를 보면 나도 그 선한 행위를 쫓아 행하기 때문에 善과 不善이 모두 나에게 있어서는 善으로 귀결됨을 알 수 있다. 

 

Ⅴ. 맺음말

 

『周易』에서 ‘吉凶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는 易學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로 다양한 입장이 있으나, 본고에서는 聖人이『周易』을 저작한 목적이 장차 君子로 하여금 자신의 本性인 性命之理(四德)에 순응하게 하기 위한 것임을 근거로 作易聖人들이 64괘에 卦辭를 붙이고, 384爻의 爻辭를 짓고, 十翼을 지어서 吉凶을 드러낸 것은 君子를 기르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에서 吉凶의 철학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먼저 길흉은 인간의 행동에서 생기는 것으로 天道에 순응하여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德인 義에 맞게 행동하면 吉이 되고, 天道를 망각하여 자신의 慾求․慾望만 쫓아 의롭지 못한 행동을 하면 凶이 발생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공간적 사유에서 길과 흉은 실존적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中道나 君子之道등을 얻으면 길이고 잃으면 흉이며, 또 中正之道를 쓰면 길이고 총명하지 못하면 흉이며, 그 결과에서는 경사나 기쁨이 있으면 길이고 마침이나 공이 없으면 흉임을 밝히고 있다.

 

吉과 凶을 나누었다고 하여『周易』이 이분법적 사유로 吉은 좋은 것이고 凶은 나쁜 것임을 밝힌 것은 아니다. 시간적 사유에서 길과 흉은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仁禮義智四德가운데 義에 근거하여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삶에서 吉凶은 궁극적으로 吉로 하나가 됨을 알 수 있다.
즉, 자신에게 길한 일이 있을 때에는 교만하지 않고 겸손으로써 그 吉을 이어가고, 자신에게 凶한 일이 있을 때에는 그러한 일이 왜 일어났는지 자기반성을 함으로써 흉이 길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周易』의 이상적 인격체인 君子는 하늘로부터 부여 받은 자신의 본성을 깨우쳐 실천하는 사명을 가진 존재로 君子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吉과 凶은 四德가운데 義가 밖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므로 자신의 본성을 자각하기위한 과정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에 天山遯卦(☰☶)에서는 “象에서 말하기를 하늘 아래 산이 있음이 遯卦이니 군자는 돈괘의 원리를 사용하여 小人之道를 멀리하되 미워하지 않고 엄히 하는 것이다.”157)라고 하여,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天道에 순응하지 않아 凶을 생기게 하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小人的행위를 엄히 다스리는 ‘修身’이 군자의 삶임을 밝히고 있다.

 

157)『周易』, 天山遯卦, 大象辭, “象曰天下有山 遯 君子以遠小人 不惡而嚴”

 

 

【참고문헌】-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