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이루는 두 가지 길
직업교육은 생계수단을 뜻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하지만 빨리 성전을 배우는 비구에게는 배움을 얻는 데 두 가지 길이 있다.
낮은 길
탐욕, 성냄, 자만으로 빨리 삼장을 배우는 것은 낮은 길이다. “학식 있게 되면 나는 유명해질 거야. 내 신도는 점점 늘어날 것이며 좋은 음식. 가사, 절을 제공받을 것이다. 나는 남들보다 뛰어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남을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을 것이야.”이 비구는 학업을 끝내면 세속적 이득과 명예를 추구하고 자기 학문을 뽐내고 다니는 길을 걷는다. 이렇게 세속적 이득을 얻고 남들에게 우쭐거리기 위해 빨리 삼장을 공부하는 것은 죄악으로 죽어서 사악처에 떨어지는 참으로 낮은 길이다. 경에 나오듯이 “삿된 의도를 가지고 배우느니 차라리 졸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낫다.”
높은 길
반면에 어떤 비구는 이러한 서원을 세우고 빨리 삼장을 배운다.“빨리 삼장을 통달하면 법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어 남들에게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삼장의 거울을 항상 들여다보아 내 마음을 바로 잡고, 깨끗이 하고, 똑바르게 하여 고귀해지리라.”이 비구는 세속적 이득을 추구하고 신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고귀한 서원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배우려 하는 것이다.
어떤 비구는 규정된 시험을 통과하여 학문적인 명예를 얻으려는 생각으로 삼장을 공부한다. 그러나 나중에 실제로 학문이 높아 졌을 때는 본래의 고상하지 못한 목적을 버리고 고귀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마치 주전자에 물이 반만 차 있을 때는 출렁거리지만 가장자리까지 물이 꽉 차면 안정감이 생기는 것과 같이 비구가 충분하게 배우면 고귀한 길을 따르게 돼 있다. 부디 모든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높은 길을 걸어서 학식 있고 고귀하게 되기를!
신체적 아름다움에 대한 자만
신체적 아름다움에 대한 자만은 개인적 외모에 대한 자만이라고도 한다. 전생에 성냄(dosa)을 여의고, 꽃을 바치고 불탑과 승원을 청소하였기 때문에 현생에 아름다움으로 그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이다. 그러한 사람은 자신의 아름다운 외모에 자긍심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보아, 성냄을 여의고 물, 꽃등을 공양하던 선한 신자였음을 상기한다면 현생에 자만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선한 생각을 계발해서 상냥하고 선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 과거 열반을 증득한 분들이 그러길 원했다면 자만에 겨워 그 자만이 하늘을 찔렀을 것이다. 일부는 왕족의 혈통을 지니고 있었다. 보살인 현자 마호사다는 지혜에 있어 세계적으로 유명했다. 또한 태생이 고귀하고, 많은 재산과 지혜, 미모와 매력을 두루 겸비한 우빨라완나, 케마, 야소다라와 같이 선하고 아름다운 여인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남자와 여자는 그들의 지혜, 계급, 덕성, 미모에 대해 우쭐거리지 않았다. 반면에 다음과 같은 미얀마 속담처럼 낮은 계층의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계급, 지식, 얼마 안 되는 재산과 그저 그런 미모에 우쭐거린다.“관목 숲에서는 아주까리가 판을 친다.”
우쭐거리는 사람, 허황된 자만에 빠진 사람, 건방진 사람은 남들의 미움을 받을 것이며 헛되게 살다가 죽어서 윤회 속에서 계속 사악처에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자만을 제거하고“ 독이빨이 빠진 뱀처럼, 뿔이 잘려진 황소처럼, 더러운 발에 밟힌 문 앞의 깔개처럼”겸손해야만 하고 그렇게 하면 내생에는 더욱 더 높은 신분으로 상승할 것이다.
8. 도사(Dosa) - 성냄
성냄이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폭력성을 도사(dosa)라고 한다. 도사는 단순한 폭력성일 뿐만 아니라 마음을 더럽히고, 단순한 거침과 무례함만이 아니라 열등감과 두려움 속에서 사는 참담한 결과이다. 이 모든 것이 다 도사, 즉 성냄의 범주에 속한다.
요컨대 슬픔. 비탄, 두려움, 의기소침, 원한, 놀람, 공격적인 말로 남을 두렵게 만들고. 공격하고, 남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는 것, 이 모든 것이 다 도사이다.
이렇듯 도사는 두려움과 폭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성내고 폭력적인 사람은 또한 쉽게 두려움에 떠는데 그러한 사람을 주의하도록 한다.(폭력성은 위로 솟아오르는 성냄이라고 하는 반면에 두려움은 아래도 향하는 성냄이라고 한다.)
한 아가씨의 이야기
인도에 성냄의 나쁜 과보로 고통을 받던 아가씨가 있었다. 지금 소개하는 이야기는 도사의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자녀들의 동의도 없이, 신랑과 신부간의 사랑도 없이 억지로 결혼시키곤 하는 부모들을 각성시키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의 한 청년과 아가씨는 이전에는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부모의 주선으로 둘은 약혼하고 곧이어 결혼을 하였다. 아가씨는 좋은 가문의 딸이었기 때문에 자질구레한 집안일을 충실히 수행하였지만 남편은 아내의 그러한 시중을 알아주지도,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도 않았다. 아내는 남편을 자상하게 모셨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남편은 자신을 아껴주지 않는데 실망하기 시작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없는 남편은 아내의 활기 없는 행동을 보자 더욱 더 미워하고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비록 아내는 남편의 그러한 행동을 내켜하지 않았지만 그저 집안일을 계속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생명 없는 바위가 아니라 감정을 지닌 생명이었기 때문에 종종 자살을 시도했다. 비록 실망, 불쾌, 불행. 두려움으로 괴로워했지만 두 명의 아이를 낳을 때까지는 그러한 고통을 묵묵히 인내했다. 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더 이상 그 고통을 참지 못하고 다음과 같은 편지를 출장 중에 있는 남편에게 보냈다.
“서방님. 비록 제 부모님이 시켜서 당신이 제 남편이 되긴 했지만 전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했고 당신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저는 제 허물을 속이고 감취 왔던 것을 자책했습니다. 저는 너무나 실망스러운 나머지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습니다만 아이들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어쩠든 더 이상 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 편지를 쓰고 난 뒤에 저는 아이들의 음식에 독을 넣은 뒤에 자살을 할 것입니다.
이 편지를 다 읽고 난 남편은 아내의 선의를 떠올리고는 곧바로 집으로 되돌아갔지만 세 구의 시체만을 발견했을 뿐이었다. 남편도 회한 속에서 총을 쏴 자살하고 말았다.(이 이야기에서 성냄이 두드러진다.) 그러한 상황에 빠지면 관대한 마음을 가지려 하고 아내를 다정하게 대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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