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Māyā) - 술수
어떤 경우에는 갈애와 탐욕(taṇhā-lobha)을 마야(Māyā)라고도 한다. 그러면 마야의 성질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마야는 마법사와 요술쟁이와 같다. 마법사는 관객들 앞에서 돌을 들고서 금덩어리라고 믿게 한다. 바로 이와 같이 마야는 사람의 허물을 감춰버린다. 이는 마야를 부리는 사람은 실제로는 허물이 있으면서 허물없는 척함을 뜻한다.
여자의 마야
한때 교수와 학생이 있었는데 학생의 아내는 다른 남자와 불륜을 맺곤 했다. 불륜을 저지른 날에 아내는 남편을 여느 때보다도 더 상냥하게 모셨다. 하지만 불륜을 저지르지 않은 날에는 남편을 노예처럼 대했다. 학생은 아내의 괴상한 심리상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학생은 혼란에 빠져 교수에게 자신이 겪은 바를 보고했다. 그러자 교수는 학생에게 여자의 본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어야 했다.
주: 이 이야기에서 아내는 불륜을 맺은 날에 자신의 죄를 숨기고 싶었기 때문에 남편에게 아주 자상하게 대했다. 그러한 교활함과 간사함이 바로 마야이다. 어떤 경우에는 바로 그 순간 일어나는 지혜(taṅkhanuppatti-ñāṇa)라고도 한다. 이는 진정한 지혜가 아니라 거짓된 지혜나 단순한 잔꾀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지혜는 오직 선한 일과 관련이 있다.
교활한 아내
한 가정주부가 남자하인과 불륜을 저지르곤 했다. 어느 때 남편은 아내가 남자하인에게 입 맞추는 것을 보았다. 아내는 남편이 그 장면을 목격했음을 눈치 채고는 남편에게 가서 이렇게 말했다.“여보. 이 녀석은 불성실해요. 당신에게 줄 과자를 먹었지 뭐예요. 내가 추궁하니까 안 먹었다고 발뺌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코를 대고 하인의 입 냄새를 맡아보니 과자냄새가 나는 것을 알았어요. 우리는 그 하인을 우리 집에 머물게 해서는 안 돼요.”
주: 이 이야기에서 하인과 입 맞춘 행동은 큰 죄였지만 퍼뜩 자신의 나쁜 행동을 속이고 숨기겠다는 약삭빠른 생각이 바로 마야이다.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그러한 마야(속임수나 술수)를 가지고 있다.
선인의 마야
한때 어떤 마을에 선인이 신자의 보시를 받으며 살고 있었다. 강도가 들까봐 두려워한 재가자는 선인의 초막가까이에 구덩이를 파고 백 개의 금붙이를 묻고는 이렇게 말했다.“존자님, 제 금붙이들을 잘 좀 봐주십시오.”그러자 선인은 이렇게 말했다.“거사님, 선인에게 그런 걸 해달라고 청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선인은 이렇게 생각했다.“이 백 개의 금붙이면 내가 편안히 사는데 충분할 것이다.”그리고는 금을 파내서 눈여겨 둔 작은 길가의 다른 장소에 숨겨 놓았다. 다음 날 아침을 먹고 나서 선인은 이렇게 말했다.“ 거사님, 나는 여기에 너무 오래 살다보니 거사님에게 집착을 가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갰소.”신자는 제발 다른 곳으로 가지 말아달라고 누차 간청하였지만 모두 허사였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선인을 마을 입구에서 전송하는 것뿐이었다.
선인은 얼마쯤 가다가 다시 돌아와 이렇게 말했다. “거사님. 초가지붕의 잎사귀하나가 지붕에서 떨어져 내 머리에 엉겨 붙었소. 주지 않은 것을 가져가는 것은 선인에겐 옳지 못한 일이오.”순진한 신자는 선인이 참으로 덕 높은 분이라고 생각하고는 더욱 더 존경하였다.
하지만 바로 그때 신자의 집에 묵고 있던 아주 현명한 나그네가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일찍이 선인에게 무언가를 봐달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까? 만약 있다면 가셔서 한번 보십시오. 신자가 가서 보니 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자 신자는 나그네와 함께 선인을 뒤쫓아 가서 피가 날정도로 흠씬 두들겨 패서 붙잡았다.
주: 이 이야기에서 선인은 자신이 훔친 것을 숨기기 위해 초가지붕의 풀잎을 재가자에게 돌려주었다. 이 교활한 행동도 마야에 속한다. 그래서 일부 선인이나 사문도 속임수(pariyāyā)와 술수(māyā)를 꾸밀 수 있으며 요즘에는 재가자사이에 술수와 속임수가 만연해 있다. 믿을만한 사람은 거의 없다. 전생에 지은 선업의 과보가 있을 때만이 진실한 사람과 사귈 수 있다.
다양한 마야
자신의 허물을 감추는 이야기 말고도 결백한 척 하기 위해 펄쩍 펄쩍 뛰며 발뺌을 한다거나 아첨을 하거나 비난하는 사람을 위협하는 방법으로 자기 죄를 숨기는 그러한 술수가 많다.
그렇게 교활한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거주지와 주택가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밤중에 버려서는 안 되는 곳에 오물과 분뇨를 내다버리면 그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척할 것이다. 방귀를 뀌면 가죽깔개를 비벼서 방귀 비슷한 소리를 내어 다른 사람들을 호도할 것이다.(즉 사람들로 하여금 가죽깔개의 소리로 착각하게 할 것이란 뜻이다.) 그래서 많은 종류의 술수가 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하곤 했다.“천 가지 속임수(pariyāyā), 십만 가지 술수(Māyā), 무수히 많은 책략! 마야(Māyā)나 빠리야야(pariyāyā)라 불리는 책략이 얼마나 되는 지 가늠하려면 아홉 개의 모래사장에서 가져온 모래알갱이와 아홉 개의 커치나무 에서 따온 입사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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