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까(Makkha) - 배은망덕, 남을 폄하함
성냄(dosa)과 함께 재가자의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은망덕(makkha), 악의(palāsa), 근심(soka), 비탄(parideva), 육체적 고통(dukkha), 정신적 고통(domānassa), 절망(upāyāsa)도 고찰해야 한다. 이 가운데 마까(makkha)란 배은망덕이나 다른 사람의 친절을 깨닫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일종의 성냄이다. 부모. 선생님, 좋은 친구 등과 같은 다른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베풀어준 선행이 많은데 우리가 그러한 선행을 생각하지 않고 고마워하지 않고 은혜를 모른다면 다음처럼 이야기 한다.“나한테 선행을 베풀지 않았기 때문에 감사할 필요가 없다.”그렇게 은인을 폄하하는 것이 바로 마까이다.
어떤 이는 은인의 은혜를 깨닫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은혜를 원수로 갚기도 한다. 그러한 사람을 친구에게 나쁜 짓을 하는 악한 사람이란 뜻인 밋따두히(mitta-dubbhī)라고 한다, 감사함은 연체금, 빚과도 같다. 비록 여러분이 은인에게 은혜를 갚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은인을 은인으로 생각해야 하고 은혜를 갚을 기회가 왔을 때는 열과 성을 다해서 은혜를 갚아야 한다.
법: 나무 밑에서 거처를 구하면 그 가지를 꺾어서는 안 된다. 나무의 가지를 부러뜨리는 사람은 악한 사람이다.
고마움을 아는 아들
어떤 마을에 평범한 노동자로 힘들게 일하며 과부인 어미를 모시고 사는 젊은이가 있었다. 그런데 젊은이의 어머니는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래 어떤 남자와 정을 통하고 있었다. 그 어머니의 그러한 행동을 아는 친구들이 젊은이를 가엽게 여겨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젊은이는 이렇게 말했다.“그냥 우리 어머니가 행복하도록 내버려 두세. 어머니가 무슨 짓을 하던 나는 어머님을 봉양할 것 일세.” (좋은 부모가 드문 것처럼 효자와 효녀도 드물다.)
주: 이 이야기에서 어머니의 부도덕은 자신이 짊어질 책임이고 어머니를 봉양하는 것은 아들된 도리이다. 그렇게 홀로 된 어머니를 봉양할 때 자녀들은 어머니를 봉양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으며 도리어 큰 은인에게 진 은혜에 대한 오랜 빚을 갚는다고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윤회를 거치면서 현생과 내생에서 이익 됨을 얻고자 하는 모든 선남선녀는 위대한 은인인 부모에게 진 은혜의 빚을 갚도록 노력해야 한다. 보살은 전생에 축생이었을 때에도 앞 못 보는 엄마 코끼리에게 은혜에 보답하였다. (앞 못 보는 엄마 코끼리를 봉양하던 흰 코끼리는 왕에게 잡혔는데, 항의의 표시로 음식을 거부하였다. 코끼리는 왕에게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하였고 그로써 풀려나게 되었다.)
빨라사(Palāsa) - 악의
빨라사(palāsa)는 자기보다 난 사람들과 다투려는 일종의 성냄(dosa)이다. 도덕, 마음집중, 지식, 재산, 아름다움, 예의바름에서 자신보다 난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그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라고 말하면서 남들과 다툰다. 남들이 자기보다 낫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진정으로 자신이 그러한 덕성을 가졌다고 착각하고 남들과 다투려 할 때는 빨라사라고 할 수 없다.
소까(Soka) - 근심
소까(soka)란 나중에 논하게 될 괴로운 느낌(domānassa-vedāna)인 근심이다. 즐겁지 못한 일을 당해서 생기는 마음의 불행한 상태를 소까라고 한다. 근심(소까)이 일어날 때마다 성냄(도사)도 함께 일어난다. 그래서 근심은 성냄과 한데 묶어 이해해야 한다. 근심은 현대인들의 마음에 빈번하게 일어난다. 근심은 친척의 죽음, 재산의 상실, 친구의 재난으로 생기며 이러한 모든 근심을 소까라고 한다.
일종의 정신적 고통(Domānassa)
근심으로 오해되는 일종의 정신적 고통(domānassa)이 있다. 우리는 때때로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에 대해 걱정하고, 여행을 마치고 제때에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여러 가지로 걱정한다. 이러한 걱정은 근심이 아니다.“내가 죽으면 아이들은 문제가 생길거야.”라는 걱정이 생각 속에 각인돼 있는 것은 근심이 아니고 단순히 정신적 고통일 뿐이다.
슬픔과 걱정 속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
위에서 언급한 근심과 걱정은 진정으로 불안한 마음 상태이다. 근심과 걱정은 마음을 위태롭게 하고, 깊은 근심과 걱정을 일으킨다. 또한 근심과 걱정은 고통을 주는 힘과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이속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사실 근심과 걱정은 가슴을 불태우고 아무런 이익됨 없이 마음에 해악만 준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의연한 알아차림(sati)으로 과도한 근심과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고 미리 준비를 하여 불행한 상황에 대처할 것이다. 예를 들면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는 생활 속에서 영양, 여행을 떠날 때나 영양 면에서 주이를 기울여야 한다. 만약 피할 수 없는 병이 생긴다면 적절한 방법은 오직 의사를 불러서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어느 특정한 여행 중에 닥쳐올 위험이 있다면 부모는 아이들이 더 이상 그 여행을 계속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아이들이 그러한 장소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예방조치를 미리 취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들을 책임질 믿을만한 사람을 배치해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설사 그러한 안전조치와 대비책을 취해도 아이들은 부모의 지도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을 맞거나 심하면 죽을 고비를 맞을 수도 있다. 그러한 아이들은 슬퍼하거나 후회할 가치가 없고 또 슬퍼해서도 안 된다. 적절한 대비책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여전히 자기 아이들을 잃은 것을 슬퍼한다면 참으로 바보이다. 사실 이 시대에 많은 젊은이들은 웃어른들의 지도와 규율을 따르지 않아서 큰 위험과 재난을 당한다. 이러한 상황을 슬퍼한다는 것은 합리적이고 적절한 것일까? 스승과 부모는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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