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철학/심리학

메타인지

rainbow3 2020. 5. 6. 03:02


metacognition(메타인지)이란 자기 자신의 인지 처리 과정을 이해하고 인식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서 ‘생각에 관한 생각’을 말한다. 인간의 뇌와 다른 동물의 뇌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가 바로 메타인지다. 리처드 레스택(Richard M. Restack)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2012)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예시로 특정 사람들을 대할 때 자신의 편견을 인식하는 것, 동료와 껄끄러운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화가 나는 것을 계속 인식하고 있는 것, 동료가 나보다 더 자질이 있다는 것을 마지못해 인정하기 때문에 탐나는 과제를 그에게 기꺼이 넘겨주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보다 높은 수준의 메타인지에서는, 인간과 다른 동물 사이의 차이가 훨씬 더 극명해진다. 오직 인간의 두뇌만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가늠할 수 있다.”

데이비드 디살보(David DiSalvo)는 『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2012)에서 “정상적인 사고과정을 넘어서서 우리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생각하는 능력은, 뇌가 진화를 거치면서 얻게 된 경이로운 능력이다. 인간의 뇌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발달한 전전두엽피질 덕분에,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마치 다른 사람을 생각하듯이 우리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다. 영장류 행동 연구에 따르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조차도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침팬지가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다른 침팬지가 아닌 자기 자신이라고 알아보는 등, 자신을 투영하는 몇 가지 능력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인간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하지만 이 능력은 양날의 검이다. 이 능력 덕분에 우리의 생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능력이 우리를 존재론적으로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지심리학자들이 좋아하는 말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지식이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설명할 수는 없는 지식이고 두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설명할 수도 있는 지식이다. 두 번째 지식만 진짜 지식이며 내가 쓸 수 있는 지식이다.”

이 말을 소개한 김경일은 “중요한 말이 아닐 수 없다”며 이렇게 말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정말 쓸 수 있는 것이 되려면 이른바 설명하기 방식을 통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이 확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구분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메타인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계적인 교육 강국 핀란드는 이러한 메타인지를 높이는 교육으로 유명하다. 핀란드에서는 전교 1등 하는 학생이 전교 2등 하는 학생도 가르치고, 전교 꼴등 하는 학생도 가르치는 ‘상생 교육’을 한다. 김경일은 이 교육 방식을 ‘아이를 천재로 만드는 교육 방식’이라고 했다.

임영익은 『메타생각』(2014)에서 “메타인지가 학술적인 의미로 나타나기 오래전부터 선현들은 그 중요성을 설파하였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그 유명한 한마디는 메타인지의 핵심을 잘 담고 있다. 또한 공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라고 하여 메타인지의 본질을 꿰뚫어보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런 메타인지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메타생각 기법이다. 광의의 메타생각은 메타인지와 유사한 개념이다. 메타생각은 그런 광의의 메타생각에 ‘생각의 기술’이라는 도구를 포함하는 ‘실전 메타생각 기법’을 의미한다.……구체적인 문제 상황에서 생각의 기술을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메타생각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구체적 ‘전술’이 ‘스스로 발견학습(heuristics)’을 가능하게 한다.”

제프 콜빈(Geoff Colvin)은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2008)에서 “최고의 성과자들이 업무를 보는 동안 사용하는 가장 핵심적인 자기조절 기술은 자기관찰(self-observation)이다. 예를 들어, 평범한 마라톤 선수들은 경기 중에 달리기가 아닌 다른 일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생각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최상위 선수들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자기 자신에게 집중한다. 특히 호흡과 발걸음을 세면서 일정 비율을 유지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정신노동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최고의 성과자들은 최고의 마라톤 선수처럼 자기 자신을 치밀하게 관찰한다.……메타인지라고 부르는 이 능력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고 자기 생각에 대해서 말한다. 메타인지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끝까지 유지될 때 상황을 변화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메타인지는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