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부처님 가피라고 하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말과 비슷한 의미이지요.
어떤 사람이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하여
절에 가서 108배와 간경과 염불 등의 기도 내용으로 100일 기도를 하며
온 마음을 다 기울여 그 어려움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기도를 했는데
정말 기도 후에 그 문제가 해결되었을 경우
그것은 부처님의 가피였다는 말을 사용합니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셨다는 뜻입니다.
그럼 어려운 일만 생기면 모두 부처님께 기도를 하고
그럼 항상 그 어려움이 없어질까요?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인 연기법에 따르면
그것은 어려움이 없어질 만한 생각과 말과 행위가 원인이 되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결과를 얻은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당하면
우선 마음이 그것을 문제 삼고 빨리 벗어나길 바라며
이것이 계속 될까봐 두려워합니다.
바로 탐심과 성냄이 따라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랗게 들뜨고 불안한 마음 상태에서는
우선 자신의 입장에서만 그 문제를 바라보며
그런 문제가 일어난 여러가지 조건들을 살펴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그 문제를 바르게 해결할 만한 지혜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때 절에 가서
부처님께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절을 하고 경전을 읽으며 염불을 하면 그 기도 시간만큼은
그 문제로 인해 마음이 흔들지리 않는 고요한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한 시간내지 두 시간정도 기도에 집중하면서 마음이 가라앉으면
이제 문제가 객관적으로 보이고
지금 부딪친 현상은 모두 그럴만한 원인이 있어서 생긴 일이라고
그 문제를 받아들일 여유가 생기며
지금부터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른 것인가를 아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그 문제로 인해 화를 내거나 빨리 벗어날 욕망에서
한 발 물러나게 해주는 것이 기도이며
그 문제를 내 탓으로 받아들이는 용기를 주는 것이 기도이며
지금부터 바르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지혜가 기도를 하면서 생깁니다.
이렇게 그 문제에 대해 탐욕과 성냄 없이
관용과 자애와 지혜로 말하고 행동하니
엉킨 실타래가 술술 풀리는 것을 경험하고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기도 중에 부처님께서 주신 지혜라고 생각하며
부처님의 가피를 입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도를 해서 가피를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는
기도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마음을 모아 기도에 집중하고
그 결과로 얻어진 결론에 따라
지금 느끼는 어려움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용기와
지금부터 바른 말과 바른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지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피라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서 그 내용을 믿고 받아들여
그 가르침(보시, 지계. 수행)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에게 따라 다니는 것입니다.
결국 부처님 가피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매순간 지금 여기에서
관용, 자애 지혜라는 선한 좋은 원인을 심는 사람이 얻는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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