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
단 한권의 책으로 세상을 바꾸고 뒤흔든 사람들이 있다. 1859년 <종의 기원에 대하여>(1962년 <종의 기원>으로 제목을 바꿈)를 펴낸 찰스 다윈이 그 대표적 인물이다. 1976년 또 한 사람의 과학자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리처드 도킨스다. 그는 다윈이 <종의 기원> 을 내놓았을 때보다 열다섯 살이나 젊은, 서른다섯의 나이에 <이기적 유전자>(원제 Selfish Gene)로 과학계는 물론 종교계와 사회 전반이 논쟁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다윈 이래로 가장 논쟁적인 책을 내놓은 과학자가 아닐까싶다.
그 뒤 <확장된 표현형>(1982년) <눈먼 시계공> (1986년) <만들어진 신>(2006년) 등 그가 펴낸 책들 또한 출간 즉시 <이기적 유전자> 못지않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리고 그가 현존하는 과학자, 대중과학저술가 가운데 세상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게 만들었다.
영국 ‘프로스펙트’지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노엄 촘스키와 움베르트 에코에 이어 세계 최고의 지성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어떤 인물이었으며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그가 펴낸 책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먼저 위키백과(Wikipedia) 에 나와 있는 리처드 도킨스의 삶을 간추려 소개한다.
동물학자・진화생물학자・ 대중과학 저술가
리처드 도킨스는 1941년 3월 26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클린턴 존 도킨스는 2차대전 중 연합군으로 영국에서 케냐로 이주했으며 도킨스가 여덟 살이 되던 1949년에 영국으로 돌아왔다. 부모 모두 과학에 매우 흥미를 가지고 있었고 어린 도킨스의 질문들에 과학적 언어로써 답을 해 주었다고 한다. 도킨스는 옥스퍼드대에서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인 동물행태학자 니콜라스 틴버겐(Nikolaas Tinbergen)의 지도를 받으며 동물학을 배우고 옥스퍼드대에서 석사・박사학위(1966)를 받게 된다.
1967년부터 1969년까지 도킨스는 미국의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동물학 조교수로 재직한다. 이 시기 U.C. 버클리에서는 베트남전 반대 운동이 거세었는데 도킨스도 행동가로서 반전 운동에 깊이 개입했다. 그는 1970년 교수로 다시 옥스퍼드대로 돌아 왔으며 1995년 과학을 대중에게 이해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기대하며 찰스 시모니가 기부해 만들어진 석좌교수에 임명되어 일하다 2009년 정년퇴임 했다.
1976년 <이기적 유전자>를 시작으로 도킨스는 생명과학을 일반대중에 쉽게 설명하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동물학자, 진화생물학자에다 대중과학 저술가라는 타이틀이 이때부터 붙여졌다.
그는 많은 점에서 이 칼럼에서 첫 번째 과학저술가로 조명한 <코스모스>의 칼 세이건과 닮았다. 무신론자(불가지론자)이며, 철저한 인본주의자, 회의주의자, 과학적 합리주의자라는 사실이 그렇다. 여러 분야에 정통한 박학다식의 소유자이며 과학예찬론자라는 점도 일치한다. 도킨스는 동물행동학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분자생물학, 집단유전학, 발생학 등의 인접 분야와 고전문학, 시 등의 일반교양 그리고 수많은 사회현상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폭이 넓다. 도킨스는 이를 바탕으로 생물학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대중과학서를 집필했고,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기도 했다는 점도 세이건의 판박이다.
또 결혼 이력도 어찌 그리 세이건과 똑같은지 우연의 일치치곤 너무나 흥미롭다. 세 번 결혼한 사실과 첫 부인이 동료 학자였던 점, 세 번째 부인은 방송이 인연이 돼 만나 그 뒤 책 출판과 방송 작업을 함께 했다는 사실 모두 거의 흡사하다.
유전자 관점으로 사회 이론의 주요 주제 해석
이제 그가 펴낸 책을 중심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 책들이 우리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이에 앞서 그가 무신론자이며, 철저한 인본주의자, 회의주의자, 과학적 합리주의자라는 사실을 각인해두자. 그의 책들을 읽을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는 <종의 기원>처럼 출판과 동시에 찬사와 비난이 함께 쏟아졌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홍영남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한다.
“도킨스는 이 책에서 인간을 포함한 동물행동에 대한 난해했던 문제들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간결하고 적절한 생물학적 비유로 풀어갔다. 또한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뛰어난 문장력은 당대 최고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다.”
도킨스가 이 책을 쓰는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과학자 중 한 사람이며 초판의 권두사를 쓴 미국 하버드대의 로버트 트리버스는 “도킨스는 사회 이론의 주요 주제들, 즉 이타적 행동과 이기적 행동의 개념, 이기주의의 유전학적 정의, 공격적 행동의 진화, 친족 이론(부모-자식관계와 사회성 곤충의 진화를 포함), 성비 이론, 호혜적 이타주의, 속임수, 성 분화의 자연 선택 등을 하나씩 설명한다. 이 분야를 다룬 기존의 책들과 달리 그는 정확하게 핵심을 꿰뚫는다.”고 <이기적 유전자>에 찬사를 보냈다.
▶▶ 리처드 도킨스
이 책에서 그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말을 도킨스에게서 직접 들어보자. 그는 1976년 초판 서문에서 “우리는 유전자들의 생존기계다. 즉 우리는 유전자로 알려진 이기적인 분자들을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로봇 운반자들이다. 이 사실은 아직도 나를 놀라게 한다. 나는 이 사실을 여러 해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것에 충분히 익숙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가 바라는 것 중 하나는 이러한 사실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다.”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책을 읽은 사람 가운데는 책이 주는 냉혹하고 암울한 메시지에 매우 괴로워했다는 편지를 도킨스에게 보냈다. 어떤 이들은 이 책을 읽고 인생이 허무하고 목적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어느 교사는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허무주의적 염세관에 물들지 않도록 충고했다고 한다.
이들은 아마 <이기적 유전자>에서 도킨스가 이야기했던 다음과 같은 주장에서 충격을 받은 듯하다.
“40억 년 전 스스로 복제 사본을 만드는 힘을 가진 분자가 처음으로 원시 대양에 나타났다. 그것들은 절멸하지 않고 생존 기술의 명수가 됐다. (…) 그것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다. 그것들을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를 알게 해주는 유일한 이유이다. 그것들은 유전자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 유전자의 세계는 비정한 경쟁, 끊임없는 이기적 이용, 그리고 속임수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은 경쟁자 사이의 공격에서뿐만 아니라 세대 간 그리고 암수 간의 미묘한 싸움에서도 볼 수 있다.
유전자는 유전자 자체를 유지하려는 목적 때문에 원래 이기적이며 생물의 몸을 빌려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물의 이기적 행동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타적 행동을 보이는 것도 자신과 공통된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행동일 뿐이다.”
이기적 유전자론에 대한 반론
이런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에 깜짝 놀란 사람들은 <이기적 유전자>가 이기심이 우리가 살아가는 하나의 원리라고 도킨스가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했다. 여기에 대해 도킨스는 책 제목만 보았거나 정독하지 않은 사람들의 잘못된 비판이라고 비판한다. 또 자신이 유전자 결정론을 말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책이 이를 주장한 것으로 말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개정판 보주(補註)를 통해 비판적 해명을 내놓았다.
“유전자가 반드시 어떤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유전자의 영향이 다른 요인에 의해 뒤집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고, 그리고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유전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유전자의 명령에 반항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뇌 덕분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독립적이며 유전자의 영항력으로부터 떨어져 있다고 보았다. 유전자는 다음 세대에도 계속 개체를 통해 이어져가도록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인간은 피임법을 통해 반역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작은 반역에 불과하지만 이보다 훨씬 큰 반역도 인간이 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런 결론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부류-도킨스 비평가들-는 유전자의 강력한 영향력을 옹호하는 교조적 사회생물학자들과 이들과 완전히 반대편인,악마적 우상을 옹호하는 급진적인 고위성직자들이었다.
도킨스는 또 동료 진화생물학자이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던 스티븐 제이 굴드와 로즈, 르원틴 등에게 공격을 받았다. 런던대 로즈 교수와 르원틴 등은 <우리 유전자 안에는 없다>를 통해 “유기체가 아닌 유전자 수준에서 여러 가지 자연 선택과정이 일어날 수 없다. 도킨스의 유전자론은 유기체의 독자성을 무시하고, 유기체를 유전자를 전달하는 단순한 매개체로 격하시켜 진화의 과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굴드도 <판다의 엄지>의 ‘이타적 유전자와 이기적 유전자’에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이론을 비판했다. 도킨스는 여기에 대해서도 보주에서 유전자 결정론은 로즈가 만들어낸 가공의 이념일 뿐이라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논쟁을 마다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굴드와 오랜 기간 치열한 진화론 논쟁을 이어갔으며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인 에드워드 윌슨에 대해서도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 (2)
도킨스는 자신의 이기적 유전자 이론이 곧 다윈의 이론이라고 했다.
이 이론은 신다윈주의 정설의 논리적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다윈이 택하지 않은 방식, 즉 개개의 생물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연을 유전자의 눈으로 본 모습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다른 이론이 아니라 같은 이론의 다른 관점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자연 선택을 보는데도 두 가지 관점, 즉 유전자의 관점과 개체의 관점이 있으며 제대로 이해한다면 두 관점이 같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즉 같은 하나의 진실에 대해 두 개의 관점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킨스는 “새로운 이론을 제안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내는 것보다 과학자가 할 수 있는 더 중요한 공헌은 기존의 이론이나 사실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것인 경우가 종종 있다”며 자신이 다윈주의를 새로운 관점, 즉 유전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과학자이며 그 결과물이 바로 <이기적 유전자>임을 개정판 서문에서 말하고 있다.
문화 전달의 단위 ‘밈’ 창조
<이기적 유전자>를 말하면서 밈(Meme)을 빼놓을 수 없다.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이야기하면서 패러다임을 빼놓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도킨스는 인간의 특유한 문화 속에 모방의 단위가 될 수 있는 문화적 전달자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모방의 단위 개념 또는 문화 전달의 단위를 밈이라고 정의했다.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 11장 ‘밈-새로운 복제자’ 에서 문화적 전달이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고 했다. 그래서 유전자(진, Gene)와 발음이 유사하고 단음절의 단어인 밈을 만들어냈다.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 말뿌리(어근)를 지닌 ‘미멤(mimeme)’을 줄여 나온 말이다. 우주론을 이야기하면서 프레드 호일이 빅뱅(Big Bang)을 만들어냈다면 도킨스는 진화론을 새로운 시각으로 설명하면서 밈을 창조해낸 것이다. 그는 밈의 예로 곡조, 사상, 표어, 옷의 유행, 아치 건축법등을 꼽았다. 또 유전자가 유전자 풀(pool) 안에서 퍼져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해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안에서 퍼져나갈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고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뇌에서 뇌로 건너다닌다고 덧붙였다. 도킨스에 따르면 신(神)도 밈이다. 신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문화가 만들어내는 환경 속에서, 높은 생존 가치 또는 감염력을 가진 밈의 형태로만 실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밈과 유전자는 많은 점에서 닮았다고 생각한다.
밈도 유전자처럼 서로 경쟁하며 유전자 복합체가 생길 수 있듯이 밈 복합체-종교, 맹신, 독신주의등-도 존재한다며 이를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그가 1982년에 쓴 <확장된 표현형>은 <이기적 유전자>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개체가 만들어 내는 모든 산물들 또한 유전자에 의해 표현된 것이며 표현형의 효과가 유기체 자신의 신체만이 아니라 다른 유기체들의 신체를 포함한 넓은 환경으로 전달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예로 비버의 댐, 날도래 애벌레의 집, 새집 따위를 꼽았다. 이 책은 진화생물학계에서 폭넓은 인용을 하고 있다.
진화론 주장하는 확고한 무신론자
도킨스는 무신론자이며 세이건,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등과 더불어 창조주의와 지적 설계론에 대한 가장 확고하고 단호한 비판가 중 하나다. 신과 종교에 대한 그의 이런 관점이 집약된 것이 바로 1986년 펴낸 <눈먼 시계공>과 2006년에 내놓은 <만들어진 신>(원제, God Delusion)이다.
‘눈먼’ 시계공이란 제목은 ‘정밀하고 복잡한 시계가 시계공 없이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듯이, 복잡한 유기체들도 그들을 만들어낸 지적 존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정면 비판하고, 진화의 과정은 ‘눈먼’ 시계공이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을 비유하기 위해 도킨스가 붙인 것이다.
이 책은 출판 이후 언론사와 학술단체, 지식인들로부터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다윈의 <종의 기원> 이후 최고의 진화론 서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사랑을 받지 못했다.
<만들어진 신>에서는 초자연적 창조자가 확실히 존재하지 않으며 종교적 신앙은 굳어진 착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잘못된 믿음이 초래한 끊임없는 전쟁과 가난, 아동학대와 동성애자 차별 등을 예로 들며 인간의 존엄성이 신 앞에서 어떻게 무너져갔는지를 꼼꼼히 짚어냈다.
또한 삶의 위로를 얻기 위한 기도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실험 사례와 인간의 뇌는 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프로그램됐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들려주면서, 인간은 신이 없어도 충분히 도덕적이고 열정적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에 기독교계가 물론 격렬히 반발했다. 하지만 책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영어판만 150만 권 이상 판매되어 그의 책들 중 1위를 기록했다. 31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아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책은 그 뒤 많은 종교비판 서적이 선보이게끔 했으며 창조론 대 진화론 논쟁을 수면 위로 급부상시키는 견인차 구실을 했다.
또한 2002년 스티븐 제이 굴드가 죽기까지 계속된 도킨스와 굴드의 숙명적인 지적 논쟁 또한 다루고 있어 진화 이론서로서뿐 아니라 과학사적 측면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그가 펴낸 <에덴 밖의 강>(1995)은 DNA란 강줄기를 따라 생명이 진화한 경로를 밝힌 책이며 우리말 번역책이 나오지 않은 <불가능한 산 오르기(Climbing Mountain Improbable)>(1996)는 자연선택이 어떻게 복잡한 생명체의 진화를 이끌 수 있었는 지를 보여 준다.
또한 <무지개를 풀며>(1999)에서는 도킨스의 과학 예찬을 살펴볼 수 있으며 <악마의 목사>(2003)에서는 지난 25년 동안 그가 과학 분야를 다룬 에세이들을 만날 수 있다.
<조상 이야기>(2004)는 지구상에서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현생 인류에 이르기까지 40억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버텨온 생명체들에 관한 이야기다. 또 <지상 최대의 쇼>(2009)는 창조론을 명쾌하게 반박하고 진화론을 증명한 진화론 입문서라 할 수 있으며 2012년 국내 번역・출간된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원제:The Magic of
Reality)은 생물학, 천문학, 물리학, 지질학, 통계학 등 열두 가지 주제에 대해 신화나 종교가 내놓은 답과 과학이 내놓은 답을 비교해서 보여주며 최초의 인간은 누구였는지,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종류의 동물이 있는지, 왜 밤과 낮, 겨울과 여름이 있는 것인지, 세상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등 최소 원자에서 무한 우주까지, 과학적 논증과 해설로 설명해줘 대중들의 과학적 안목과 능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과학 해설서이다.
도킨스는 생물의 진화과정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면서 초자연적인 신의 존재 없이도 진화론의 자연선택이 생명의 복잡성을 잘 설명할 수 있다고 느꼈고 그의 종교적인 관점도 확고하게 변했다고 한다. 이제 그의 책들을 읽고 여러분들이 그 무엇으로 바뀌든 다시 변화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