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어(論語) 제 18편 ㅡ 微子(미자) 編
<1>
微子(미자)는 去之(거지)하고 : (은나라 주왕의 정신이 혼미해지고 포악무도해지자) <미자>는 떠나가고,
箕子(기자)는 爲之奴(위지노)하고 : <기자>는 그의 노예가 되고,
比干(비간)은 諫而死(간이사)하니라 : <비간>은 간언하다 죽었다.
孔子曰(공자왈) : 공자 말씀하시기를,
殷有三仁焉(은유삼인언)하니라 : “은나라에 세 명의 어진 신하가 있었다.”
◇미자: 은나라 주왕의 형. ◇기자: 은나라 주왕의 숙부. ◇비: 은나라 주왕의 숙부. ◇은나라 주왕은 은나라 마지막 왕.
<2>
柳下惠爲士師(류하혜위사사)하여 : <유하혜>가 노나라 법관이 되었지만
三黜(삼출)이어늘 : 세 번이나 파면되어 쫓겨났다.
人曰(인왈) :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子未可以去乎(자미가이거호)아 : “자네는 왜 (이 나라를) 떠나지 않는가?”
曰 直道而事人(왈 직도이사인)이면 : 말하기를, “정직한 도리로 출사를 하자면
焉往而不三黜(언왕이불삼출)이며 : 어디를 간들 세 번은 쫓겨나지 않겠으며,
枉道而事人(왕도이사인)이면 : 도리를 굽혀서 출사할 작정이라면
何必去父母之邦(하필거부모지방)이리오 : 하필 부모의 나라를 떠날 필요가 있겠느냐?”
◇<유하혜>는 공자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노나라의 이름 높은 인물이다.
<3>
齊景公待孔子曰(제경공대공자왈) : 제나라 <경공>이 공자의 대우에 대해 말하기를,
若季氏則吾不能(약계씨칙오불능)이어니와 : “<계씨>와 같은 대우를 내가 똑같이 할 수는 없고,
以季孟之間待之(이계맹지간대지)하리라하고 : 상경인 <계씨>와 하경인 <맹씨>의 중간으로 대우하리라.”
曰 吾老矣(왈 오로의)라 : (시간이 지나자 다시) 말하기를, “내가 늙었기 때문에
不能用也(불능용야)라한대 : (당신 같은 신인을) 쓰지 못하겠다.”
孔子行(공자행)하시다 : 공자께서 (이 말을 듣고 제나라를) 떠나셨다.
<4>
齊人(제인)이 : 제나라 사람이
歸女樂(귀녀락)이어늘 : 여성가무단을 보내주니
季桓子受之(계환자수지)하고 : <계환자>가 이를 받아들이고는,
三日不朝(삼일부조)한대 : (악단에 빠져) 삼일을 조례를 열지 아니하니
孔子行(공자행)하시다 : 공자께서 (이것을 보시고 노나라를) 떠나셨다.
<5>
楚狂接輿歌而過孔子曰(초광접여가이과공자왈) : 초나라의 기인 <접여>가 공자의 수레 앞을 지나며 노래하기를,
鳳兮鳳兮(봉혜봉혜)여 : “봉황이여, 봉황이여,
何德之衰(하덕지쇠)오 : 어찌 그리 덕이 쇠하였는가?
往者(왕자)는 不可諫(불가간)이어니와 : 지나간 일은 충고해야 고치지 못하지만,
來者(래자)는 猶可追(유가추)니 : 다가오는 일은 추스릴 수가 있다네.
已而已而(이이이이)어다 : 말지어다 말지어다.
今之從政者殆而(금지종정자태이)니라 : 오늘날 정치에 종사하는 것은 위태로울 뿐이라네.”
孔子下(공자하)하사 : 공자께서 내리시어
欲與之言(욕여지언)이러시니 : 그와 더불어 말하고자 하였으나,
趨而辟之(추이벽지)하니 : (접여가) 빠른 걸음으로 피하므로
不得與之言(부득여지언)하시다 : 붙잡고 같이 말하지 못하셨다
<6>
長沮桀溺(장저걸닉)이 耦而耕(우이경)이러니 : <장저>와 <걸익>이 나란히 밭을 가는데,
孔子過之(공자과지)하실새 : 공자께서 지나시다가
使子路問津焉(사자로문진언)하신대 : <자로>를 시켜 나루터를 묻게 하니,
長沮曰(장저왈) : <장저>가 말하기를,
夫執輿者爲誰(부집여자위수)오 : “저 수레 고삐를 잡은 사람이 누구요?”
子路曰 爲孔丘(자로왈 위공구)시니라 : <자로>가 “공구이십니다.”
曰 是魯孔丘與(왈 시로공구여)아 : (장저가) “그러면 노나라 공구선생 말이요?”
曰 是也(왈 시야)시니라 : (자로가) “그렇습니다.”
曰 是知津矣(왈 시지진의)니라 : (장저가) “그러면 나루터(길道)가 어디인지 알 것이요.”
問於桀溺(문어걸닉)한대 : <걸익>에게 물으니,
桀溺曰 子爲誰(걸닉왈 자위수)오 : <걸익>이 “당신은 누구요?”
曰 爲仲由(왈 위중유)로라 : (자로가) “<중유>입니다.”
曰 是魯孔丘之徒與(왈 시로공구지도여)아 : (걸익이) “노나라 공구를 따르는 사람이요?”
對曰 然(대왈 연)하다 : (자로가) “그렇습니다.”
曰 滔滔者天下皆是也(왈 도도자천하개시야)니 : (걸익이) “도도한 대세에 순응하는 자가 세상에 가득한데,
而誰以易之(이수이역지)리오 : 누구와 더불어 (천하의 흐름을) 개혁할 수 있겠소?
且而與其從辟人之士也(차이여기종벽인지사야)론 : 그러니 당신도 사람을 피하는 인물을 따르지 말고,
豈若從辟世之士哉(기약종벽세지사재)리오하고 : 세상을 피하는 인물을 따르는 것이 어떻겠소?”
耰而不輟(우이불철)하더라 : 씨앗 덮는 것을 그치지 아니하였다.
子路行(자로행)하여 以告(이고)한대 : 자로가 돌아와서, 고하니,
夫子憮然曰(부자무연왈) : 선생께서 탄식하며 말씀하시기를,
鳥獸不可與同羣(조수불가여동군)이니 : “조수와는 무리를 이루어 살지 못하리니
吾非斯人之徒與(오비사인지도여)요 : 내가 이 백성들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而誰與(이수여)리오 : 누구와 함께 산단 말인가?
天下有道(천하유도)면 : 천하에 도가 서있었다면
丘不與易也(구불여역야)니라 : 내가 구태여 (천하의 흐름을) 개혁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자께서는 정치적 의지를 실현하고자 자신을 써주는 군주를 찾아 천하를 떠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주의 인품이 모자라거나 대의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결연히 일어나 떠났다. 辟人之士(피인지사: 사람을 피하는 선비)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7>
子路從而後(자로종이후)러니 : <자로>가 공자를 따르다 뒤쳐졌다.
遇丈人以杖荷蓧(우장인이장하조)하여 : 우연히 지팡이에 망태를 멘 노인을 만나
子路問曰(자로문왈) : 자로가 묻기를,
子見夫子乎(자견부자호)아 : “노인은 우리 선생님을 보았습니까?”
丈人曰(장인왈) : 노인이 말하기를,
四體不勤(사체불근)하며 : “(육체노동을 한 적도 없어) 몸이 근면하지도 않고,
五穀不分(오곡불분)하나니 : 오곡도 구별하지도 못하는데
孰爲夫子(숙위부자)오하고 : 무슨 선생이냐?”
植其杖而芸(식기장이운)하더라 : 지팡이를 땅에 꽂고 풀을 뽑기 시작했다.
子路拱而立(자로공이립)한대 : <자로>가 두 손을 모으고 공손하게 서있자,
止子路宿(지자로숙)하여 : (노인은) <자로>를 (하룻밤) 머물러 묵게 하고,
殺雞爲黍而食之(살계위서이식지)하고 :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먹이고,
見其二子焉(견기이자언)이어늘 : 그 두 아들을 뵙게 하였다.
明日(명일)에 : 다음날,
子路行(자로행)하여 以告(이고)한대 : <자로>가 돌아와서, 공자께 고하니
子曰 隱者也(자왈 은자야)라 하시고 :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은자로다.” 하시고,
使子路反見之(사자로반견지)러시니 : <자로>를 시켜 다시 찾아뵙도록 하시었으나
至則行矣(지칙행의)러라 : 가본즉 그는 떠나버렸다.
子路曰(자로왈) : 자로가 (그 집 사람에게) 말한 것은 (다음과 같다.)
不仕無義(불사무의)하니 : “출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長幼之節(장유지절)을 : 어른과 아이 사이의 예절도
不可廢也(불가폐야)니 : 폐지(무시)하지 못하거늘
君臣之義(군신지의)를 : 군신 사이의 의리를
如之何其廢之(여지하기폐지)리오 : 어찌 폐(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欲潔其身而亂大倫(욕결기신이란대륜)이로다 : (관직에 나서지 않는 것은) 자기 한 몸을 정결케 하려는 나머지
(도리어 무시할 수 없는) 큰 인륜을 (억지로) 어지럽히는 일입니다.
君子之仕也(군자지사야)는 : 우리가 (군주를 찾아) 출사하려고 하는 것은
行其義也(행기의야)니 :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 하고자 하는 것이니
道之不行(도지불행)은 : (관직을 피하는 은자를 보니, 세상이) 도[理想]가 행해지지 않는 이유를
已知之矣(이지지의)시니라 : 우리가 알 것 같습니다.”
<8>
逸民(일민)은 : (군자이면서 관직을 맡지 않고) 속세를 떠나 숨어산 사람은
伯夷(백이)와 : 백이, 叔齊(숙제)와 : 숙제, 虞仲(우중)과 : 우중, 夷逸(이일)과 : 이일,
朱張(주장)과 : 주장, 柳下惠(류하혜)와 : 유하혜, 少連(소련)이니라 : 소련이 있다.
子曰(자왈) : 공자 말씀하시기를,
不降其志(불강기지)하며 : “자기의 뜻을 낮추어 타협하지 않고
不辱其身(불욕기신)은 : 그 몸을 욕되게 하지 않은 이는
伯夷叔齊與(백이숙제여)인저 : <백이>와 <숙제>이다.”
謂柳下惠少連(위류하혜소련)하시되 : <유하혜>와 <소연>을 이르시기를
降志辱身矣(강지욕신의)나 : “자기 뜻을 낮춰 굽히고 몸을 욕되게 하였으나
言中倫(언중륜)하며 : 말이 윤리에 맞으며
行中慮(행중려)하니 : 행실은 법도에 맞았으니
其斯而已矣(기사이이의)니라 : 이것은 두 사람의 좋은 점일 뿐이다.”
謂虞仲夷逸(위우중이일)하신대 : <우중>과 <이일>을 이르시기를,
隱居放言(은거방언)하나 : “은거하면서 할 말을 다했으며
身中淸(신중청)하며 : 몸가짐을 깨끗이 하고
廢中權(폐중권)이니라 : 권세를 바라지도 않았다.
我則異於是(아칙이어시)하여 : 나는 이들과는 달라서.
無可無不可(무가무불가)호라 : 그래야 한다든지, 그러면 안 된다든지 하는 것이 따로 없다.”
<9>
大師摯(대사지)는 適齊(적제)하고 : (은나라가 망할 때) 태사(樂匠)) <지>는 제나라로 떠나가고,
亞飯干(아반간)은 適楚(적초)하고 : 아반(제2 연주자) <간>은 초나라로 떠나가고,
三飯繚(삼반료)는 適蔡(적채)하고 : 삼반(제3 연주자) <요>는 채나라로 떠나가고,
四飯缺(사반결)은 適秦(적진)하고 : 사반(제4 연주자) <결>은 진나라로 떠나가고,
鼓方叔(고방숙)은 入於河(입어하)하고 : 고수 연주자 <방숙>은 황하가로 숨었고,
播鼗武(파도무)는 入於漢(입어한)하고 : 소고 연주자 <무>는 한중으로 들어갔고,
少師陽(소사양)과 擊磬襄(격경양)은 : 소사(부지휘자) <양>과 경쇠를 연주하던 <양>은
入於海(입어해)하니라 : 바다를 건너 숨었다.
◇공자 당시 음악은 예법을 포함하는 문화의 정수였다. 그런 음악에 관련된 인재들이 다 노나라를 떠나 숨었다.
<10>
周公(주공)이 謂魯公曰(위로공왈) : <주공>이 <노공>에게 말씀하시기를,
君子不施其親(군자불시기친)하며 : “너는 친족을 소홀히 하지 마라.
不使大臣怨乎不以(불사대신원호불이)하며 : 대신들이 (의견을) 써주지 않는다고 원망하게 만들어도 안 된다.
故舊無大故(고구무대고)면 : 그러므로 오래도록 한 동지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則不棄也(칙불기야)하며 : 버려서는 안 된다.
無求備於一人(무구비어일인)이니라 :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기를 바라선 안 된다.” 했다.
◇<주공>은 주나라의 기틀을 잡은 인물이며, 뛰어난 인품 때문에 공자가 지극히 존경한다.
◇<노공>은 주공의 아들이자 노나라의 시조다.
<11>
周有八士(주유팔사)하니 : 주나라 왕족 중에 여덟 명의 뛰어난 사람이 있었으니,
伯達(백달)과 : <백달>, 伯适(백괄)과 : <백괄>, 仲突(중돌)과 : <중돌>, 仲忽(중홀)과 : <중홀>
叔夜(숙야)와 : <숙야>, 叔夏(숙하)와 : <숙하>, 季隨(계수)와 : <계수>, 季騧(계왜)다 : <계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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