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철학/문학

탈무드의 귀 4

rainbow3 2020. 3. 8. 06:46


일곱 단계


<탈무드>에서는 남자와 생애를 일곱 단계로 나누었다.


* 한 살은 임금님... 모든 사람들이 임금님을 모시듯이 달래거나 얼러서 비위를 맞추어 준다.


* 두 살은 돼지 ... 진흙탕 속을 마구 뒹군다.


* 열 살은 새끼양... 웃고 떠들고 마음껏 뛰어다닌다.


* 열 여덟 살은 말.. 다 자랐기 때문에 자기 힘을 자랑하고 싶어한다.


* 결혼하면 당나귀... 가정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힘겹게 끌고 가야 한다.


* 중년은 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하여 사람들의 호의를 개처럼 구걸한다.


* 노년은 원숭이.. 어린아이와 똑같아지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자루


쇠붙이란 것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세상에 있는 모든 나무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나무들에게 이렇게 안심시켰다.


[결코 걱정할 것이 없느니라.쇠는 너희들이 자루를 제공하지 않는 한 너희들을 해칠 수 없다.]


 


영원한 생명


랍비가 어느날 붐비는 시장을 찾아갔다.
[이 시장 안에는 영원히 생명을 약속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소.]
라고 랍비가 말했다. 그러나 누가 보아도 그럴만한 사람은 없었다. 그때 두 사람이 랍비가 있는 곳으로 찾아왔다. 그러자 랍비는, [이 두 사람은 많은 선행을 쌓는 사람들이오. 그래서 영원한 생명을 받기에 부족하지 않소.]
하고 말했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이 그렇게 물었다.


[당신들은 도대체 무슨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오?]
그러자 그들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우리들은 광대라오. 쓸쓸한 사람들에게는 웃음을 선사하고, 다투는 사람들에게는 평화를 가져다 주지요.]


 


거미와 모기와 미치광이


다윗 왕은 거미란 놈은 아무 곳에나 거미줄을 치는 더럽고 아무 쓸모가 없는 벌레라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전쟁터에서 그는 적군에서 포위되어 빠져나갈 길을 잃었다. 왕은 간신히 어느 동굴 속으로 숨어 들게 되었는데, 마침 그 동굴 입구에는 거미 한 마리가 거미줄을 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곧 이어 그를 추격해 온 적군의 병사는 동굴 앞까지 왔으나, 동굴 입구에 거미줄이 있는 것을 보고 동굴 안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여 그냥 돌아가 버렸다. 


또 다윗 왕은 적장이 잠자고 있는 방에 숨어 들어가 적장의 칼을 훔쳐낸 다음, 이튿날 아침에 '내가 당신이 자고 있을 때 칼을 가져왔을 정도이니 마음만 먹었다면 당신의 목을 가져오는 것쯤은 간단히 해낼 수 있었소.' 하는 말을 전하여,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하려는 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밤 가까스로 적장의 침실에 숨어 들어갔는데, 칼이 적장의 다리 밑에 있어서 꺼낼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윗 왕은 단념하고 돌아가려 했다.


바로 그때 모기 한 마리가 날아와 적장의 다리 위에 앉았다. 적장은 무의식 중에 다리를 움직였다. 다윗왕은 그 틈을 이용해 재빨리 적장의 칼을 빼낼 수 있었다.


그리고 한번은 다윗 왕이 적군에게 포위되어 위기일발의 순간에 처했을 때 그는 느닷없이 미치광이 흉내를 내었다. 적의 병사들은 미치광이가 왕은 아니겠지 생각하고 그냥 지나쳐 버렸다.


세상의 어떤 것이라도 쓸모 없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것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가치 있는 이야기


어떤 배가 항해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높은 파도가 일고 심한 폭풍우가 몰아쳐 뱃길을 잃고 말았다.


아침이 되자 바다는 고요해졌고, 배는 아름다운 항구가 있는 섬에 닿아 있었다. 배는 항구에 닻을 내리고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그 섬에는 가지각색의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있었고, 맛있는 과일들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들이 신선한 녹음을 드리우고 있었다. 또한 온갖 새들은 즐겁게 지저귀고 있었다.


배를 탄 사람들은 다섯 그룹으로 나뉘었다.
첫째 그룹은, 자기들이 섬에 상륙해 있는 동안에 순풍이 불어와 배가 떠나 벌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리 섬이 아름다워도 빨리 자기들의 목적지로 갈 생각으로 아예 상륙조차 하지 않고 배에 남아 있었다.


둘째 그룹은, 서둘러 섬에 올라가 향그러운 꽃향기를 맡고 나무그늘 아래에서 맛있는 과일을 따 먹고는 기운을 되찾아 곧 배로 돌아왔다.


셋째 그룹은 섬에 올라가 너무 오래 있다가 순풍이 불어오자 배가 떠나는 줄 알고 당황하여 돌아왔기 때문에, 소지품을 잃어버렸고 자기들이 앉아 있던 배 안의 좋은 자리마저 빼앗겼다.


넷째 그룹은, 순풍이 불어 선원들이 닻을 올리는 것을 보았지만, 돛을 달려면 아직 시간이 있으며 선장이 자기들을 남겨 두고는 떠나지 않으리라는 등의 생각으로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정말로 배가 항구를 떠나가자 허겁지겁 헤엄을 쳐서 배에 올라 갈 수 있었다. 그래서 바위나 뱃전에 부딪쳐 입은 상처는 항해가 끝날때까지도 아물지 않았다.


다섯째 그룹은, 너무 많이 먹고 아름다운 경치에 도취되어, 배의 출항을 알리는 소리조차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서 숲 속의 맹수들의 밥이 되거나 독이 있는 열매를 먹고 병이 들어 마침내 모두 죽고 말았다.


여러분이라면 이 다섯 그룹 중 어디에 끼이겠는가?
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배는 인생에서의 선행을 상징하고 있고 섬은 쾌락을 상징하고 있다. 


첫째 그룹은, 인생에서 쾌락을 전혀 맛보려고 하지 않았다.


둘째 그룹은, 쾌락을 조금 맛보았으나 배를 타고 목적지에 가야 하는 의무감을 잊어버리지 않은 가장 현명한 그룹이다.


셋째 그룹은, 쾌락에 지나치게 빠지지 않고 돌아왔으나 역시 고생을 좀 하였다. 넷째 그룹은, 결국 선행으로 돌아오기는 했으나 너무 늦어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그러나 다섯째 그룹은, 인간이 빠지기 쉬운 것으로 일생동안 허영을 위해 살거나 앞날의 일을 잊어버린채 살고, 달콤한 과일 속에 들어 있는 독을 먹고 죽어간 것이다.


 


애정의 편지


어떤 청년과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는데,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 그 청년은 일생 동안 아가씨에게 성실할 것을 맹세하였다. 그들은 얼마동안 매사가 잘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젊은이는 이 처녀를 남겨 두고 여행길에 나서야만 했다. 처녀는 오랜 동안 젊은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렸으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 처녀의 다정한 친구들은 그녀를 동정했고, 그녀를 시기하고 있던 여자들은 젊은이가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비웃었다. 처녀는 집으로 돌아가 젊은이가 일생동안 성실한 것을 맹세했던 편지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편지는, 이 처녀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고 그녀에게 힘이 되었다. 어느날 젊은이가 돌아오자, 처녀는 그 동안의 슬픔을 그에게 호소했다. 젊은이는 '그렇게 괴로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어떻게 나만을 기다리며 정절을 지킬 수 있었소?' 하고 물었다.그러자 처녀는 이렇게 대답하며 웃었다.


[나는 이스라엘과 같은 몸이에요.]
= 이스라엘이 이민족에게 지배받고 있을 때,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모두 유태인을 비웃었고, 이스라엘이 독립한다는 말을 듣자, 그들은 이스라엘의 현인들을 바보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유태인은 예배당과 학교에서 이스라엘을 굳게 지켜왔다. 유태인들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에 주신 거룩한 약속을 믿고 살아왔다. 하나님이 그 약속을 지켜 주셨으므로 이스라엘은 마침내 독립했다. 이 이야기 속의 처녀도 청년이 맹세한 편지를 읽으면서 청년을 믿고,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지붕


유태인 사회에는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삼나무 묘목을 심고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소나무 묘목을 심는 풍습이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결혼할 때, 그 삼나무가 가지와 소나무 가지로 하늘지붕을 만들어 두 사람을 덮어 준다.


신부가 하늘지붕 밑으로 들어가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나, 그 다음에 하늘지붕 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값진 이익


몇 명의 랍비들이 악당의 무리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 악당들은 사람의 피라도 먹어치울 만큼 지독한 인물들이었다. 세상에 그들처럼 잔인하고 간사한 인간들은 아마 없으리라.


어떤 랍비가, 그와 같은 인간들은 모두 물에 빠져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원망했다. 그러자 그들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랍비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니오, 유태인들로서 그런 생각을 가진다는 것은 잘못이요. 아무리 그 악당들이 죽어 없어 지는게 낫다 하더라도, 그러한 기도를 하는 것은 잘못이오, 악당들이 죽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악당들이 죄를 회개하는 것을 바라야 옳은 일이오. 


악당들을 벌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아무 이득도 되지 않는다. 악당들로 하여금 스스로 잘못을 회개하게 하여 좋은 사람이 되어 우리 편이 되지 않는 한 손해가 될 뿐이다.]


 


남겨 놓은 것


인류 최초의 여성은 아담의 갈비뼈 한 개를 빼내어 만들었다고 구약 성서는 말하고 있다.


어느날 로마 황제가 랍비의 집을 찾아갔다.
[하나님은 도둑이야. 왜 남자가 잠자고 있는 사이에 허락도 없이 남의 갈비뼈를 훔쳐갔소?]
황제가 이렇게 묻자 옆에서 듣고 있던 랍비의 딸이 대화에 끼어 들었다. [황제 폐하, 부하 한 사람만 빌려 주십시오. 좀 난처한 일이 생겨서 그것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건 별로 어렵지 않지만, 그 난처한 일이란 게 무엇이지? 황제가 물었다.]
[사실은 어제 밤 집에 도둑이 들어 금고를 하나 훔쳐갔습니다. 그런데, 그 도둑은 금고 대신에 황금 항아리를 두고 갔습니다. 그래서 왜 그랬는지 조사해 보고 싶습니다.]
하고 랍비의 딸이 대답했다. 그러자 황제는, [그래, 그것 참 부러운 일이군. 그런 도둑이라면 내게도 찾아왔으면 좋겠군.]
황제가 이렇게 부러워하자 랍비의 딸이 말했다.
[그러실 테죠. 그렇지만 그것은 결국 아담의 몸에 일어났던 사건과 같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갈비뼈 하나를 훔쳐갔지만, 그 대신에 이 세상에 여자를 남기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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