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역(周易) 大有卦第十四
: 화천대유
火天大有卦(화천대유괘),離上乾下(이상건하)大有卦
불이 하늘 위에 있으면 대유괘(大有卦)가 되는데 이는 天下를 대상으로 하는 象이다
대유괘는 임금이 높은 위(位)에 있는 상(象)이다. 君王을 상징한다
동인괘(同人卦)는 밝음이 아래에 있기 때문에 그 덕이 대유괘에는 미치지 못한다(상촌선생)
程傳과 本義에서는 믿음을 이행하고(履信), 순응하길 생각하고(思順), 어진 이를 높이는 것(尙賢)을 상구(上九)의 일로 보았는데, 곽옹은 육오(六五)의 일이라 하였다. 지금"믿음을 이행한다(履信)"고 한 이(履)자를 관찰해 보면 육오는 성실한 믿음이 있는 자인데, 상구가 그 위에 있어서 성실한 믿음을 밟고 있는 뜻이 있으니, 정전의 말이 옳을 듯하다.
또 '어진 이를 높인다(尙賢)"고 한 상(尙)자를 관찰해보면 上九는 어진 이가 되는데 六五가 그 밑에 있으면서 어질고 덕 있는 이를 높이는 뜻이 있으니, 이는 곽옹의 말이 옳은 듯하다. 어느 학설이 더 좋은지 모르겠다. 모든 괘의 공통적인 예를 생각해보면 상효는 쓸모없는 자리이고 오효는 임금의 자리인데, 괘의 중요함은 군효(君爻)에 있는 것이고
보면 믿음을 이행하고 순응하길 생각하고 어진 이를 높이는 것을 육오에 배속시키는 것이 이치로 보아 더 낫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익진이 대답하였다)
효에 여섯 자리가 있는데 그중에서 오효를 임금으로 삼고, 유독 위의 한 효만을 지위는 없으면서 높은 자리에 있는 것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제가(諸家)의 학설 중에 손님과 스승의 뜻으로 보거나 물러나 쉬는 자리로 말을 하기도 하는데, "기러기가 점점 공중으로 나아간다(鴻漸于逵)"라든가 '왕후를 섬기지 않는다(不事王侯)"는 것들이 그러한 것입니다.
이 괘에서 육오의 임금은 아래에 여러 어진 이들의 보필이 있지만, 상구는 강명(剛明)한 덕을 가지고 풍성한 대유에 처해 있으면서 뚜렷하게 하는 일도 없이 하늘에게 도움 받는 복을 누리고 있으니 믿음을 이행하고 순응하길 생각하고 어진 이를 높이는 일은 다만 이치에 순응하고 도리에 맞게 하여 하늘과 사람의 도움을 얻는 경사를 말한 것입니다. 정전과 본의의 해석은 모두 이러한 뜻을 위주로 한 것인데, 만약 곽옹의 말대로라면 애당초 계사(繫辭)에서 어찌하여 육오의 효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다만 "하늘로부터 돕는다(自天祐之)"고 한 이하의 것만을 들어서 이어 말하였겠습니까. 이 육오 효의 자리는 아마도 손님과 스승의 뜻으로 보거나 물러나 쉬는 자리로 미루어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합니다. 그러나 64괘 중에 대유괘보다 더 풍성한 것이 없으니 풍성하면 반드시 쇠퇴하는 것은 진실로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래서 구사(九四)의 효사에서는 이미 "풍성함을 내세우지 않아야 한다(匪其彭)"고 한 경계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대유의 마지막 자리에 처해 있으니 반드시 감손(減損)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나 다만 대유가 끝난 다음에는 겸괘(謙卦)로 이어져서 풍부하게 소유하였으면서도 있는 체하지 않고 윗자리에 있으면서도 높은 체하지 않는 것입니다.따라서 이른바"믿음을 이행하고 순응하길 생각한다(履信思順)"고 하는 것은 사실상 겸(謙)이 그렇게 하는 것이지 대유가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닌데, 어찌 육오만을 해당시킬 수 있겠습니까.
양(陽)은 풍부함이 되고 음(陰)은 가난함이 되며 양은 크고 음은 작은 것이 되는데, 지금 이 괘는 음효(陰爻)하나가 상괘의 중간에 있고 그것을 다섯 양이 종주(宗主)로 삼고 있으니, '큰 것이 소유하였다(大者有之)'는 말이 아니고 '소유한 것이 크다(所有之大)'는 것이다. 그런데 정전에서는 대유(大有)를 부유(富有)로 풀이하였으나, 정여해(鄭汝諧)는 "곧바로 대유를 부유와 성대(盛大)로 보는 것은 그 본뜻을 잃은 것이다"하였다. 그러나 만약에 "소유한 것이 크다"고 하는 뜻으로 미루어 보면 그 '부유'라고 한 것도 '소유한 것이 부유하다'고 할수는 없겠는가?
(이곤수가 대답하였다)
대유를 풀이한 이는 모두가 "그 소유함이 크다"고만 하고 "크면서도 부유하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삼가 고찰해 보면 왕필(王弼)의 주석에는 "크게 형통하지 않으면 어떻게 대유를 얻겠는가"하였고, 공영달(孔穎達)의 소(疏)에서는 "소유를 크게 할 수 있으므로 '대유'라고 일컬었다"고 하였으며, 본의에서는 "대유는 소유함이 큰 것이다"하였으니,
이는 모두 그 소유함이 큼을 말한 것입니다. 유독 정전에서만 "대유는 성대하고 풍부하게 소유한 것이다"하였고,
또 말하기를 "대유는 번성하고 많다는 뜻이다"하였으며, 또 말하기를, "부유하게되면 해가 없는 경우가 적다"고 하였으니, 이는 크면서도 부유함을 말한 것입니다. 정여해가 "그 본뜻을 잃은 것이다"라고 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리(易理)를 잘 연구하려면 그 상(象)을 완미(玩味)하고 말에는 매달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이 대유괘로 말하면 음유(陰柔)한 한 효가 높은 자리에 있고 많은 양이 아울러 순응하고 있으니 "그 소유함이 크다"고도 할 수 있고 "크면서도 부유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어찌 그 뜻을 잃었다고 논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에 반드시 "소유함의 풍부함"을 가지고 "소유함이 크다"고 풀이한다면 이는 아마도 정전의 본뜻이 아닌 것 같습니다(홍재전서제 101권 경사강의 대유괘편)
동인괘는 한 음(陰)이 사람의 자리인 이효에 있으면서 다섯 양(陽)이 그와 함께한다. 그러므로 동인이라 한 것이다.
대유괘는 한 음(陰)이 임금의 자리인 오효에 있으면서 다섯 양이 그에 귀의한다. 그러므로 대유라고 한것이다(지산선생문집)
대유괘(大有卦)의 初九는 망종으로부터 시작하여 당랑생((螳螂生/사마귀:小暑에 생긴다), 격시명(鵙始鳴/때까 치가 울기시작한다)에 해당한다
(오주연문장전산고)
大有, 元亨. 대유는 크게 형통함이라
彖曰, “大有”, 柔得尊位 大中 彖에 이르기를 "大有"란 "부드러움이 높은 지위를 얻어 크게 中하니
而上下應之,曰大有. 상하가 응하니 이르기를 대유라하니라
其德剛健而文明, 그 덕을 강건히 하여 문명케하고
應乎天而時行, 하늘에 응하여 때에 맞추어 행하니
是以元亨. 곧 크게 형통함이라
象曰, 火在天上, “大有”, 상에 이르기를 불이 천상(天上)에 있어 사방을 널리 비추므로
盛大豊有(성대풍유)의 象이 있는 것이 "大有"이니
君子以遏惡揚善, 군자가 악(惡) 끊어버리고 선(善)을 드날려
順天休命. 하늘의 아름다운 명을 따른다
初九, 无交害, 匪咎, 艱則无咎. 초구는 해가 되는 것에 사귐이 없으니 허물이
있는 것은 아니나,어렵게 여기고 조심하면 허물이 없다
象曰, 大有初九, 无交害也. 상에 이르기를 "대유의 초구는 해(害)에 사귀는 일이 없다
九二, 大車以載,有攸往, 无咎. 구이는 큰 수레에 싣는것이니 갈곳이 있어 허물이 없다
象曰, “大車以載”, 積中不敗也. 상에 이르기를 "큰 수레에 싣는 것이다"라는
것은 많이 쌓아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九三, 公用亨于天子, 小人弗克. 구삼은 公이 大有로서 천자를 형통하게 하는
것이니,소인은 할 수 없다
<兌(태)는 무당이 되니,귀신을 교접하는 상이 있다.곤괘(困卦)의 5효와 수괘(隨卦)의 6효와 승괘(升卦)의 2효와 승괘의 4효와 대유괘(大有卦)의 3효가 바로 그것이다>(순암선생문집 제11권)
象曰, 公用亨于天子, 小人害也. 상에 이르기를 "공이 대유로써 천자를 형통하게 하는 것"은 소인에게는 해로울 것이다
<'公用亨(공용형)'이라고 할 때의 亨(형)에 대하여 정전에서는 古註(고주)를 따라 亨通(형통)의 뜻으로 풀이하였으나 본의에서는 춘추전의 글을 인용하여 享獻(향헌)의 享(향)으로 보았다. 지금 字書(자서)를 참고하여 보면 亨(형),享(향),烹(팽)은 모두 通用(통용)하며, 易經중에서도 많이 互用(호용)하였으니, 예를 들면 '왕이 상제에게 제향한다(王用亨于帝)'와 '왕이 기산에서 제향한다(王用享于岐山)'함이 그러한 경우다. 진 문공이 근왕(勤王)하려고 할 적에 복언(卜偃)에게 점을 치게 하니 대유괘가 규괘로 변한 것을 만나 하는 말이 "길합니다, 전쟁에 이기고 왕에게 향연을 받음이니 그보다 더 길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하였다. 이것도 역시 亨(형)을 享(향)의 뜻으로 본 분명한 증거이니 이를 근거로 하면 본의의 해석을 정론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가?
(이서구가 대답하였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섬기는 데에는 반드시 성의가 먹혀들어 가는 것이 귀한 것이므로 정전에서는 '天子(천자)에게 너의 뜻이 통하는것'으로 풀이한 것입니다. 그러나 亨(형)과 享(향)은 이미 통용하는 전례가 있으니 본의의 해석이 비교적 순탄합니다.>(홍재전서,제105권,대유괘)
九四, 匪其彭, 无咎. 구사는 지나치게 성하게 하지 않으면 허물이 없다
<九四는 강한 陽으로서 유(柔)한 음(陰)의 자리에 있으니 겸양하는 것이며 체(體)또한 이명(離明)이다,겸양하여 마음을 비우고 밝게 분변하니,이 때문에 지나치게 성하게 하지 않는 비기팽(匪其彭)의 상이 있는 것이다><지산선생문집>
象曰, “匪其彭无咎”, 明辯晢也. 상에 이르기를 "너무 성하게 하지 않으면
허물이 없다는 것"은 밝게 분별하는 지혜가 있는 것이다
六五, 厥孚交如, 威如, 吉. 육오에 그 믿음이 서로 사귀니, 위엄이 있으면 길하리라
<그 믿음으로 사귐이 위엄 있게 하여야 길하리라>하였다
人君(인군)이 유순하게 하되(중(中)을 지키며 믿음성 있게 아랫사람들을 접하면 아랫사람들 역시 그의 정성과 신의를 다하여 위를 섬기어, 위아래가 서로 믿음성 있게 사귀게 되는 것이다
유순한 마음으로 높은 자리에 있다가 대유(大有/태평하여 광명이 멀리 뻗치는 象)의 시절에 당하여 인심이 안이(安易)하여졌는데, 만일 오로지 유순함만 숭상하면 능멸과 오만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반드시 위엄있게 하여야 길 한 것이니 위여(威如)"란 말은 위엄이 있음을 말한 것이다(삼봉집12권)
<주역>대유괘에 <위엄이 있으면 길하다(威如吉)>한것은 항상 혼자 있는 곳에서 조심하며, 임금을 의지하고 믿는 조짐이 궁궐의 밖에서 막히고 끊어진 뒤라야만 임금의 집안이 바르게 될것입니다, 진실로 간혹 그렇지 않으면 연줄을 타고 들어오는 길이 열리고, 화란의 단서가 싹틀 것이니, 옛적을 징험하면 밝은 거울같이 환하게 보일 것입니다,
신등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내치를 엄격하게 하셔서 궁금을 엄숙하게 해야만 합니다. 지극히 간략하면서도 번잡한 것을 제어하고 지극히 정적이면서도 동적이 것을 제어하면 쓴 힘이 적으면서도 거둔 공이 많으니 이것은 정치의 요체입니다. 이러므로 현명하고 재능이 많은 인재를 등용하면 백관이 법도를 이어받아 일하게 되고 임금은 지극히 공정한 도리로 위에서 굽어 살피다가 때맞춰 상이나 벌을 내리면 사람들은 복종하지 않을 수 없고 일마다 이루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아니하고 장부와 문서를 처리하는 사이에 지혜를 부린다면 모든 사업이 번잡하여 좀스럽게 되고,백공이 해체되어 천하가 휩쓸려 날마다 어둡고 어지러움에 빠져들 것입니다. 신등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정치하는 요체를 살펴 규모를 세워야겠습니다
공론이란 국가의 원기입니다
원기가 성하면 온갖 사기가 침범하지 못하고, 공론이 실행되면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물러납니다. 옛날 총명한 임금은 정직, 성실하고 과감하게 말하는 선비를 정밀하게 선발하여 이목(耳目)의 관리자로 삼아 허물을 바로잡고 잘못을 규찰하는 책임을 맡긴 뒤에야 모든 관리가 숙정(肅正)되고 임금의 직책에 허물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위에서 바른말 듣기를 싫어하는 병통이 있고 아래에서는 눈치만 보려는 마음이 많아 유유히 무리를 따라 구차하게 시일만을 보내,
귀하고 가까운 신하에게 말이 관계되면 백에 하나도 시행되지 않으며, 일이 궁중에 관계되는 일이라면 서로 보기만 하고 아무런 말이 없으니, 기강과 법도의 폐지됨이 오로지 여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신등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공론을 존중하여 조정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되겠습니다
하늘의 일을 사람이 대신하여 오랫동안 폐지할 수 없으니, 하나의 벼슬이나 하나의 직책도 꼭 적당한 사람만이 맡아야 합니다
대개 명칭에는 허실의 분간이 있고 기국(器局)에 장단의 다름이 있으니, 반드시 장점과 단점을 견주어 헤아려 각각 적당한 자리에 앉힌 뒤에라야 고기 눈알이 구슬과 뒤섞이는 폐단이 없어지고 사람들마다 기운을 떨쳐 전체를 돕는 효력이 생깁니다. 요즈음은 승진과 좌천이 정밀하게 인물을 보지 못함에 현혹되었고, 등용과 버려짐이 논의의 잘못에서 나와, 벼슬자리에 있는 자가 국사를많이 실패한다는 기롱이 많고, 성적의 고과는 분명하게 시험보아 매기는 기준이 없어서 국사를 마침내 어찌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습니다. 신등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명실(名實)을 밝여 인재를 등용하여야겠습니다
사로(仕路)의 맑고 흐림은 공도의 어둡고 밝음에서 연유하고 공도의 어둡고 밝음은 전형을 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근래에는 청탁을 앞세워 사돈이나 동서가 섞여 들어오고, 취하고 버림이 오직 세도만을 따를 뿐입니다. 현명하고 어리석음을 묻지 않아 요행의 문이 점점 조정안에 열려지고 엽관하는 풍습이 날마다 어두운 밤중에 많이 불어나니, 유식한 선비들은 세상의 도덕이 날마다 떨어지고 있음을 몰래 한탄합니다. 신등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공도를 회복시켜
요행의 문을 막아야 하겠습니다(중략)
심지어 사대부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감히 장돌뱅이(市井輩)의 계획을 마음대로 부리는 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뇌물을 대낮에 서로 주고받고 논밭이 중외에 깔려 있어서 의리와 이익에 대한 말이 한길로 섞여져 나오고 어진것과 부자되는 계략이 함께 붙어 다녀 말세의 풍속이 도도히 흐르니, 진실로 한심한 일입니다. 신등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염치를 길러 혼탁한 세속을 맑게 해야겠습니다.
백성들을 위하여 군주를 세우는 것은 백성들을 잘 살게 하려는 까닭입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한 백성이 살곳을 잃으면 족히 왕정의 잘못을 알 수 있고
한 여자가 버림받게 되면 족히 인민의 곤궁함을 알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런즉 오늘날 서울 지역에는 무릇 구렁텅이 가운데 빠져 살 곳을 잃고 하소연할 곳이 없어 하늘만 쳐다보고 부르짖어 천지의 조화로운 기운을 상하게 하는 사람들이 몇 억만인가를 알 수 없습니다(중략)
아, 나라의 다스림에는 본말의 순서가 있고 정사를 세움에는 선후의 마땅한 일이 있습니다. 옛적의 성인은 "마음속으로 힘써 노력하여 만 리 밖에서 공을 거두었고, 은밀한 가운데 수양하여 풍화가 미친 땅에서 표준을 삼게 하였다"고 하였으니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전하께서는 총명하심이 옛 이래로 으뜸이며 예지는 하늘로부터 타고나서 수기, 치인의 도리는 진실로 이미 지근(至勤)하지 않은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상서로움은 보이지 않고 재이가 오히려 침범하니, 천도의 신명함은 반드시 그런 연고가 있습니다
신등이 진술한 바 열가지 일은 비록 썩은 유생의 평소 담론인 듯하지만 시폐를 구제하는 실무요, 띄워놓고 한 말이 아닙니다. 진실로 능히 성상의 뜻에 깊이 두고 채찍질하여 격려하고 분발하여 쉬지 않고 일하는 공(功)을 더하신다면,
앞으로 푯말이 위에서 바르면 그림자가 아래에서 단정하듯이,
가까이로 궁중의 안에서 밖으로 조정의 위에서 규범과 법도 가운데 정연하지 않음이 없어져서, 천하의 만사는 자연히 물고기의 비늘처럼 차례로 순서가 있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아아, 처음이 있지 않은 것이 아니지마는 능히 끝을 마치는 것이 적다하니, 예로부터 군주가 처음 즉위할 적에는 누가 국사를 조심성 있게 생각하고 태평시대를 도모하여 옛날 융성했던 때의 훌륭한 치세를 회복히 보려고 기약하지 않겠습니까. 세월이 이미 오래됨에 미치면 처음의 마음이 점점 해이해지고, 성색(聲色)과 재리(財利)에 얽매인 마음이 또한 전날의 마음에 섞여 들어와 청명한 마음의 본체를 가리고 부식하면, 정치가 날마다 퇴폐하여 서로 같이 멸망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이에 비로소 앞선 성인들이 모훈(謨訓)으로 여겼던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에 대한 실행을 모두가 어리석은 의론으로 돌려 버리고, 서무(庶務)의 자질구레한 일에 힘쓰는 것을 총명이라고 하여 유사의 일을 몸소 행하면 대체(大體)는 거행되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한 재리(財利)에 마음을 두고, 병갑(兵甲)을 강구하여 벼슬을 바라 임금과 영합하는 신하로 하여금 부국강병에 대한 말만을 다툽니다
그래서 위로 임금의 비위를 맞추는 데 분분하기를 그만두지 않아 국사를 그릇되게한 사람이 많으니, 이것은 더욱 신등이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는 바입니다. "시경"주송(周頌)에는 "삼가고 삼가라, 하늘은 진실로 밝아서 그 명을 보존하기가 쉽지 않으니 하늘이 높고 높아 저 위에 있다고 말하지 말라. 일마다 오르락 내리락하여 나날이 여기에 살펴보고 계신다"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대아(大雅)에는 "하늘의 노함을 조심하여 감히 놀며 즐기지 말고, 하늘의 변함을 조심하여서 감히 말을 타고 달리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서경"대우모(大禹謨)에는 "오직 덕만이 하늘을 감동시켜 멀리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엎드려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하늘의 변화가 반드시 그저 그러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시고 세상의 도리와 성쇠의 기미를 고요히 관찰하여 날마다 더욱 조심하여, 종묘사직이 자손만대에 까지 누리는 경사를 두텁게 한다면 심히 다행스러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서애선생 별집제2권)
象曰, “厥孚交如”, 信以發志也, 상에 이르기를 "그 믿음으로 서로 사귄다는 것은
믿음으로 뜻을 계발해 주는 것이요
“威如之吉”, 易而无備也. "위엄이 있으면 길하다는 것"은 위엄이 없으면
쉽게 여겨 대비함이 없기때문이다
上九, 自天祐之, 吉无不利. 상구는 하늘로부터 도와주시니 길하여 이롭지 않는 일이 없다
<子曰 祐者助也 天之所助者順也 人之所助者信也 履信思乎順 又以尙賢也/
공자왈 우(祐)는 도움이니 하늘이 돕는 것은 순함이요, 사람이 돕는 것은 신(信)이다. 믿음을 이행하여(履信) 순응하기를 생각하고(思順) 또 어진 이를 높인다(尙賢)>
<오효의 윗자리는 하늘의 자리이다. 그러므로 '천(天)'이라고 한것이다. 상효가 오효를 밟고 있는 것은 믿는 것이고,
윗자리에 있는 것은 순응하는 것이며, 오효를 따르는 것은 어진 이를 숭상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하늘이 돕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로부터 돕는다'한것이다. 또 상효는 전체로써 말하면 일(事)의 바깥에 있고, 한 괘로써 말하면 이(離)의 지극함에 있고 자리(位)로써 말하면 부드러우면서도 비어 있는 것이다, 밝음은 이치를 밝히기에 충분하고 강함은 의(義)로 결단하기에 충분하며, 비우고서 차지하지 않음은 덕이 지극한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로부터 돕는 상이 있는 것이다. 혹자는 말하기를 "오효가 유(柔)한 음으로서 상효를 받드므로 하늘이 돕는 상이 있는 것이다"하였다>
(지산선생문집)
象曰, 大有上吉, 自天祐也. 象에 이르기를 "大有의 象이 吉한것은 하늘이 돕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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