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역(周易) 遯卦第三十三
: 천산둔
遯/둔 : 달아나다,물러나다(피함),속이다,옮기다,둔괘.*돈/本音
肥遯/비둔 : 마음이 너그럽고 욕심이 없이 세상을 피함
둔(遁)은 둔(遯)과 통하는데 둔괘(遯卦)는 천상(天象)인 건괘(乾卦)가 위에 있고 산상(山象)인 간괘(艮卦)가 아래에 있으니, 이는 소인의 상징인 음효(陰爻)두 효가 밑에서 자라고 있어 세상이 어지러울 징조이므로 군자는 이 괘를 만나면
은둔하여야 한다(東國李相國文集)
둔괘(遯卦)구사,구오,상구효에 각각 호둔(好遯).가둔(嘉遯).비둔(肥遯)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그 의미는 각각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은둔함", "멈추고 행할 때를 알아 고상하게 은둔함", "표연히 멀리 떠나 여유있게 처함"이다. 은둔함에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그 러므로 그 뜻이 길한 것이다
<遯卦는 주역64괘의 하나로 좋지 못한 세상을 만나 군자가 은둔하는 괘이다. 남송(南宋) 영종(寧宗) 경원(慶元)원년1195년 2월에 간신인 한탁주(韓侂冑)가 승상(丞相) 조여우(趙汝愚)를 모함하여 축출하고 주자등의 도학파를 위학(僞學)이라 하여 배척하였다. 대부시 승(大府寺丞)으로 있던 여조검(呂祖儉)이 조여우를 변호하다가 소주(韶州)로 유배가자 朱子는 자신이 여러 조정의 은혜를 받았으며 또 아직도 신하의 반열에 있으므로 침묵할 수 없다 하여 수만자에 이르는 장문(長文)의 상소문을 초(草)하여 간신들이 군주의 총명을 가리는 병폐를 극언하였다. 이에 자제와 문생들이 화를 부르게 될 것이라 하여 번갈아 만류하였으나 듣지 않았는데, 마침 채원정(蔡元定)이 들어와 주역으로 점을 쳐서 결정할 것을 청하였다. 그리하여 괘(卦)를 뽑아 둔괘의 초육효(初六爻)를 얻으니, "초육은 둔(遯)의 꼬리라 위태로우니, 가는 바를 두지 말라 (初六遯尾 厲 勿用有攸往)"하였다
이에 주자는 상소문을 불태우고 스스로 둔옹(遯翁)이라 호하여 세상에 깊이 은둔할 뜻을 나타내었다
돈괘의 의의에 대해서는 정전과 본의에 상세하다
그러나 여섯효로 본다면 다 같이 물러난다는 뜻이다
위의 세효에서는 "좋아하면서도 물러남이다"
"아름답게 물러남이다"
"살찌게 물러남이다"라고하여 용퇴(勇退)를 부러워하는 뜻이 있고
아래 세효에서는 "물러나는 데 꼬리 격이라 위태롭다"
"누런 소가죽을 잡음이다"
"물러남에 미적거리는 것이다"라고 하여 미련을 둔 채 결단을 못하는 뜻이 있으니, 어째서인가?
이는 이 괘의 상괘와 하괘 중에 위의 건(乾)은 강건(剛健)한 것이고 아래의 간(艮)은 중지하는 것으로 강건함은 결단하기가 쉽고 중지함은 움직이기가 어려워서 그러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두 음효는 차츰 자라고 네 양효는 바야흐로 물러가는데 점점 자라는 것은 주(主)가 되고 바야흐로 물러가는 것은 빈(賓)이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인가? 아니면 군자는 양에 속하여 벼슬길에 나아갈 때는 신중을 기하고 물러남은 쉽게 하므로 백구를 타고 빈 골짝에 간 것처럼 미련 없이 훌쩍 떠나는 것이고, 소인은 음에 속하기 때문에 세력을 좋아하고 이익을 탐하므로 노둔한 밀이 콩깍지를 못 잊는 것처럼 명리에 연연하여 결정하지 못하는 것인가?
이것이 위의 세 효에는 아름답고 좋은 칭찬이 있고 아래의 세효에는 얽매이고 집착하는 일이 있게 된 까닭인가?
(김희조가 대답하였다)
"물러난다"고 하는 뜻은 같은데 위의 세효는 용퇴하는 뜻이 있고 아래의 세효는 연연하여 결정하지 못하는 뜻이 있습니다.
이것이 성상의 질문에서 반복하며 유추하여 풀이하신 까닭인데,그 첫 번째 것은 건은 강건한 것이므로 결정하기가 쉽고 간(艮)은 중지하는 것이므로 움직이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자라나는 음은 주(主)가되고 물러나는 양은 (賓)이 된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군자는 양에 속하므로 물러남이 쉽고 소인은 음에 속하므로 물러남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몇가지는 진실로 괘와 효에 대해 오묘한 뜻을 터득하신 것으로서 신과 같이 어리석은 자는 더 의논드릴 것이 없습니다, 다만 괘사으로 말씀을 드리면 건은 강건한 것으로 위에 있기때문에 "좋다"라던가 "아름답다"라고 일컬은 것이 위의 효에 많이 있고, 간은 중지하는 것으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잡는다"라던가 "얽매인다"라고 일컬은 것이 아래의 효에 많이 있는데, 이는 대체로 그러한 것입니다
遯, 亨, 小利貞. 둔은 형통하니 조금 바로잡음이 이롭다
彖曰, “遯, 亨”, 遯而亨也, 단에 " 둔이 형통하다"함은 은둔하여 형통하나
剛當位而應, 與時行也. 강이 존위에 처하여 응하니,때에 따라 행한다
“小利貞”, "조금 바로잡음이 이롭다"함은
(程傳/왕윤(王允)과 사안(謝安)을 예로 들어 말하기를, 왕윤은 후한 말기의 사도(司徒)였고, 사안은 동진(東晉)의 재상이었는데, 혼란의 시기에 은둔하지 않고 나라를 부지하려고 애를 썼다)
浸而長也. 遯之時義大矣哉! 음이 점점 자라기 때문이니, 둔의 때와 뜻이 위대하도다
象曰, 天下有山, 遯, 상에 "하늘 아래에 산이 있는 것이 돈이니
君子以遠小人, 不惡而嚴. 군자가 보고서 소인을 멀리하되, 미워하지 않고 위엄이 있게 한다
初六, 遯尾, 厲, 초육은 돈의 꼬리라 위태로우니,
勿用有攸往. 가는 바를 두지 말아야 한다
象曰, “遯尾”之“厲”, 不往, 何災也? 상에 "돈의 꼬리라 위태롭다"함은 가지 않으면 무슨 재앙이 있겠는가?라는 뜻이다
六二, 執之用黃牛之革, 莫之勝說. 육이는 황소가죽으로써 잡아매니, 견고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象曰, 執用黃牛, 固志也. 상에 "황소가죽으로 잡아맨다는 것은 뜻이 견고한 것이다"
九三, 係遯, 有疾厲, 畜臣妾, 吉. 구삼은 매어 있는 둔이라, 병이 있어서 위태로우니, 신첩을 기름에는 길하다
<돈괘의 삼효와 손괘의 사효는 모두 간의 체로써 질(질)을 말한 것이다>
<은둔하고 싶어도 처자 권속때문에 차마 버리고 가지 못한 채 집에서 가만히 쉬는 내용이다>(택당선생집)
象曰, “係遯”之“厲”, 有疾하야 憊也오, 상에 "은둔할 때에 매인 곳이 있는 것이니, 위태롭다"함은
병이 있어 困한 것이요
“畜臣妾吉”, 不可大事也. "신첩을 기르는 데에는 길하다"함은 큰일은 할 수 없는 것이다
九四, 好遯, 君子吉, 小人否. 구사는 비록 좋아하는 일이 있더라도 숨어 살아야 할 것이니
군자는 길하고 소인은 그렇지 못하다(澤堂先生集)
<좋아함에도 불구하도 자발적으로 은둔함이다>(象村集)
象曰, 君子好遯, 小人否也. 상에 "군자는 좋아하는 것이 있더라도 운둔할 수 있고 소인은 그렇지 못하다
九五, 嘉遯, 貞吉. 구오는 아름다운 은둔이니 정하여 길하니라
<멈추고 행할 때를 알아 고상하게 은둔함이다>(象村集)
象曰, “嘉遯貞吉”, 以正志也. 상에 "은둔하기를 아름답게 하는 것이니, 정하여 길하다"함은
뜻이 바르기때문이다
上九, 肥遯, 无不利. 살지는 은둔이니 이롭지 않음이 없다
<표연히 멀리 떠나 여유 있게 처함이다>(象村集)
肥遯/비둔 : 여유 있는 은둔이란 뜻이다,그래서 이롭지 않음이 없다
程傳에 "멀리 떠나가서 매이고 지체하는 바가 없는 것이 선하다"
象曰, “肥遯无不利”, 无所疑也. 상에 "살지는 운둔이니 이롭지 않음이 없다"함은
의심하는 것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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